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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영원한 1등 없다"

[취재파일] "영원한 1등 없다"
컴퓨터 업계의 제왕이었던 IBM은 90년대 초 파산 일보 직전까지 추락했습니다. 한해 적자폭이 50억 달러에 육박하면서 미국 업계 사상 최대를 기록할 정도였습니다.

초대형 기업이 흔히 겪는 관료주의의 타성과 독점시대의 안일함에 젖어 변화의 흐름에 기민하게 대처하지 못한 게 원인이었습니다.

절치부심한 IBM은 굳은 살을 도려내듯 컴퓨터 등 하드웨어 제조업을 털어냈습니다. 그리고 지금은 IT 컨설팅 서비스 업체로 화려하게 부활했습니다.

92년 디지털 휴대전화를 처음으로 내놓은 노키아도 20년간은 당해낼 자가 없는 최강자였습니다. 하지만 자만심은 몰락의 원인이 됐습니다.

소비자들은 스마트폰의 시각적 기능에 빠르게 익숙해져가고 있었지만, 노키아는 청각적 기능에 멈춰서있었습니다.

노키아 역시 성장의 주역인 모바일 사업을 매각하고 나서야 몸을 가볍게 할 수 있었습니다. 지금은 통신 네트워크 분야를 중심으로 부활을 꿈꾸는 중입니다.

한때는 '가전왕국'으로 불렸던 소니도 쇠락의 길을 걷고 있습니다.

과거 성공의 기억은 오히려 굴레가 됐습니다. 브라운관TV와 워크맨에 집착하다 평판TV와 아이팟에 시장 주도권을 넘겨줬습니다.

소니는 기술 수준은 높았지만, 상업화와는 거리가 멀었습니다.

엔터테인먼트 기업으로 변신을 시도했지만, 그나마 장점이던 '기술 DNA'의 상실이라는 최악의 상황으로 이어졌습니다. 또 시간을 낭비하면서 성장 동력 발굴의 중요한 시기를 놓쳤습니다.

PC 사업을 매각하고 TV 사업을 축소하는 치욕을 겪으며, 스마트폰 사업에 집중하려 하지만 이조차 여의치 않은 실정입니다.

IBM이나 노키아, 소니를 보면 적은 내부에 있습니다. 스스로를 변화시켜야 비로소 다음번에 다시 뛸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는 것입니다.

컨설팅 회사 맥킨지에 따르면 기업 수명은 1935년에는 90년이었지만 2005년에는 15년 수준까지 줄어들었다고 합니다. 기업의 흥망성쇠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데, 이 기간이 갈수록 단축되고 있습니다. 변화를 모색할 시간 뿐만 아니라 기회 조차도 갈수록 희소해지고 있는 겁니다.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이 갈수록 추락입니다. 하지만 이런 위기는 비단 삼성전자만의 일이 아닙니다. 한때 세계를 호령하던 석유화학, 건설, 중공업, 조선 등의 위상이 말이 아닙니다.

대한민국 대표기업들이 이런 '흥망성쇠'의 거센 흐름을 이겨낼 수 있을 지 주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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