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취재파일] 밴헤켄은 얼마나 압도적일까

[취재파일] 밴헤켄은 얼마나 압도적일까
어제 고전했지만, 밴헤켄은 또 승리를 따내며 14경기 연속 승리투수가 되는 진기록을 세웠다. 혹자는 밴헤켄의 연승행진이 타선 지원 덕이라고 폄하하기도 한다. 하지만 내용을 보면 절대 그렇지 않다.

밴헤켄의 올 시즌 FIP(수비 무관 평균 자책)는 3.35다. 3점대 FIP면 그리 인상적이지 않아 보이지만, 현재 리그의 상황을 고려해야 한다.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는 타고투저 속에 올 시즌 리그의 평균 자책점(즉, 평균 FIP)은 5.33이다. 밴헤켄의 FIP는 리그 평균의 62.9%에 불과하다.

지난 10년간, 한국에서 평균 대비 이렇게 압도적이었던 선발투수는 딱 두 명 밖에 없다. 2006년 신인왕 류현진(61.2%)과 2012년의 류현진 (62.8%)이다. 즉 밴헤켄은, 한국 프로야구 역사상 두 번째로 뛰어난 선발투수였던 류현진 수준으로 리그를 지배하고 있는 것이다.

LG 양상문 감독은 밴헤켄을 공략하는 게 '커쇼 수준'으로 어렵다고 비유한 바 있다. 현재 클레이튼 커쇼의 FIP는 1.75. 메이저리그 평균의 46.4%에 불과하다.

즉, 밴헤켄의 페이스를 커쇼에 비유하는 건 약간 과장이다. 하지만 과장의 정도가 그리 심한 건 아니다. 현재 메이저리그에서 밴헤켄보다 리그 평균대비 낮은 FIP를 기록 중인 투수는 커쇼와 킹 펠릭스(2.07, 54.9%), 크리스 세일(2.26, 59.9%) 세 명 뿐이다. 즉, 밴헤켄은 메이저리그 특급 에이스들이 리그를 지배하는 수준으로, 한국 리그를 평정하고 있는 것이다.

- P.S 가끔 인터넷에서 '선동열이 정말 그렇게 잘 던졌어요?'라고 묻는 질문을 본다. 현역 시절 선동열을 직접 본 사람들에게, 이건 머리가 아닌 가슴에 (해태 팬들에겐 쾌감으로, 상대팀 팬들에겐 공포로) 새겨진 너무 쉬운 문제다.

위에서 밴헤켄을 설명한 방식으로 풀어 보면 이렇다. 1993년 선동열의 FIP는 0.67. 리그 평균의 20.5%에 불과했다. 한국 프로야구 사상 '압도적인 수준' 베스트 10은 이렇다.




한 마디로, '감독 선동열'은 의심할 수 있어도, '한국 야구사상 최고투수 선동열'은 의심하면 안 된다.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