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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세대 교체'VS '노장의 귀환'…제주지사 선거

새누리당 원희룡-새정치민주연합 신구범 격돌

[취재파일] '세대 교체'VS '노장의 귀환'…제주지사 선거
지난 9일 제주를 찾아 6.4 지방선거 제주지사 선거에서 맞붙은 새누리당 원희룡 후보와 새정치민주연합 신구범 후보의 선거운동 현장을 둘러봤습니다. 제주는 적어도 현 시점에선 '격전지'로 보기 어려운 지역입니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원희룡 후보가 신구범 후보를 오차 범위 이상으로 앞지르고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선거까지는 아직 3주 가까이 남아있고, 작은 변수로도 지지율이 출렁일 수 있기 때문에 양측 모두 표심 잡기에 전력을 다하고 있었습니다.

세월호 참사로 지방선거 분위기가 달아오르지 않는다는 점은 제주도 전국 다른 지역과 다를 바 없었습니다. 원후보와 신후보의 캠프 사무실에 붙은 대형 현수막을 제외하고는 선거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거리의 현수막은 거의 눈에 띄지 않았습니다. 4월16일 세월호 참사가 터진 후 두 후보는 야외 선거운동을 극도로 자제하다가 5월8일쯤부터 외부 일정을 잡기 시작했습니다. 세월호 참사 이후 약 20일 넘게 원 후보는 분향소 참배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실내 일정만 소화했고, 신 후보도 조용한 행보를 이어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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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대교체' 새누리당 원희룡

원희룡 후보는 이날(9일) 한림 민속 5일장을 찾았습니다. 30분 남짓 시장을 돌며 상인, 도민들과 악수하며 인사를 나눴습니다. 대부분의 상인, 도민들이 원후보를 반갑게 맞은 가운데, 일부 도민들은 무심히 지나치기도 했습니다. 제주도민에게 원희룡 후보는 특별한 존재입니다. 제주도에서 태어나 서울대를 수석 입학하고, 사법고시도 수석으로 입학해 '제주가 낳은 천재'로 인식됩니다. 거기에 중앙 정치무대에서 3차례 국회의원에 당선하고, 당 사무총장과 대선 경선 후보 등을 지내며 제주를 대표하는 정치인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1964년생 만 49세의 비교적 젊은 나이인 원 후보의 이번 선거 슬로건은 '세대교체'입니다. "그동안 번갈아가며 제주지사를 과점해온 우근민-김태환-신구범 세 정치인이 제주판 '3김시대'를 상징한다"며 새 인물을 뽑아달라고 호소하고 있습니다. 원 후보는 SBS와 인터뷰에서 "제주도민은 수십년간 계속된 정체를 흔들어 깨울 새로운 변화를 갈망하고 있기 때문에 그동안의 이해관계와 편가르기에서 자유로운, 또 혁신적인 의지를 갖고 있는 제가 그 기대에 부응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또 중앙정치에서 쌓은 광범위한 인적 네트워크도 원 후보측이 내세우는 강점입니다. 실제 원 후보 지지자들은, 여당에 오래 몸담고 중앙 정치에서 경험을 쌓은 원 후보가 지사가 되면 도정이 더 힘을 받을 수 있을 거라고 기대하고 있습니다.

원 후보의 대표 공약은 ▲ 도지사의 권한을 도민과 함께 나누는 수평적 협치 체제 구축 ▲ 크루즈 관광 활성화 등 관광산업의 질적 성장 ▲ 농수축산업 등 1차 산업의 신성장 산업화 등입니다. 제주도를 정부의 간섭을 가급적 적게 받는 진정한 특별자치도로 만들겠다는 구상도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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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장의 귀환' 새정치민주연합 신구범


신구범 후보는 제주시 일도2동의 한 경로당을 찾아 노인들과 환담을 나눴습니다. 향토색 짙은 제주 방언을 섞어 노인들과 건강 문제, 제주 구도심 개발 현안 등을 이야기했습니다.

신구범 후보는 1990년대 중반 마지막 관선 지사와 첫 민선 지사를 지내면서 '일 잘하는 지사'로 알려져있습니다. 제주지사 시절 제주개발공사를 통해 '삼다수'를 처음 만든 게 신 후보였습니다. '삼다수'는 연 400억 정도의 순익을 제주도에 가져다주는 효자 상품으로 자리잡았습니다. 원희룡 후보가 고교 이후 고향을 떠난 것과 달리 신 후보는 제주도청에서 공직을 시작했고, 제주지사를 여러차례 거친 제주 토박이에 해당하는 것도 신 후보가 내세우는 장점입니다.

원 후보의 '세대교체론'에 신 후보는 '시대교체론'으로 맞불을 놨습니다. 신 후보는 SBS와 인터뷰에서 "제주도가 필요한 것은 세대교체가 아니라 시대 교체"라고 말했습니다. "그동안 제주도는 중앙 의존적인 시대를 살아왔다"며 "이제는 제주도가 자존을 바탕으로 해서 정말 제주 시대를 열어가야 한다. 중앙 의존 시대가 아닌 제주 시대를 열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홍콩처럼 외교, 국방을 제외한 '독립국' 수준의 진정한 자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신 후보측은 열세인 지지율을 정책으로 극복한다는 전략을 세웠습니다. 원 후보도 신후보의 강점으로 '정책 아이디어가 뛰어나고 행정 경험이 풍부한 점"을 들었습니다.

신 후보는 공약으로는 ▲ 토종자본 4조원 조성 매년 5천개 일자리 창출 ▲ 농산물 가격보장제 실시 ▲ 관광산업 구조 개선 및 제주관광 사회적 협동조합 설립 등을 내세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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