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여행 침몰사고 단원고 "학교 안은 온통 울음바다"

수학여행길에 여객선 침몰사고를 당한 경기 안산 단원고에는 자녀들의 안전을 우려하는 학부모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오늘(16일) 오전 11시 현재 언론을 통해 사고소식을 접한 학부모 80여명은 단원고 3층에 있는 2학년 2개 교실에 모여 가슴을 졸이며 TV 뉴스에서 눈을 떼지 못하고 있습니다.

일부 학부모는 울음을 터트리며 오열하고 있고, 일부는 학교측에 수학여행 사고를 따져 묻는 모습도 눈에 띄었습니다.

한 학부모는 "어제 밤에 아들이 전화에서 '안개가 심해 못갈 것 같다'고 했다가 다시 전화를 했더니 '그냥 출발한다더라'고 했다"며 "학교측이 위험한 상황인데 수학여행을 강행해 사고가 터진 것 아니냐"고 따졌습니다.

또 다른 학부모는 "오늘 오전 9시 반쯤 아들과 통화했는데 '사고가 일어나 구명조끼를 입고 선상으로 모이고 있다'고 했다"고 흐느꼈습니다.

1학년 한 학생은 "수학여행을 간 형한테 전화를 걸었는데 통화가 되지 않는다"며 "형이 잘못되면 어떡하느냐"고 울음을 터트렸습니다.

사정상 학교를 찾아오지 못한 학부모들은 수시로 학교 교무실로 전화를 걸어와 학생들의 구조상황을 묻고 있습니다.

학교 홈페이지는 접속자 폭주로 마비된 상태입니다.

단원고는 오늘 임시 휴교하고 교장실에 비상대책반을 만들어 현장 인솔교사들과 통화하면서 상황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휴교통보를 받고 귀가하는 학생들도 눈물을 흘리며 교문을 나서는 상황입니다.

조금 뒤 목포해경과 통화한 학교 관계자가 "구조작업이 거의 마무리돼 간다"고 하자 그제야 학부모들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습니다.

TV뉴스에서도 '학생 전원이 구조됐다'는 자막이 나오자 일제히 환호를 터트렸습니다.

하지만 자녀들과 전화 연락이 될때까진 긴장을 늦추지 못한다는 것이 학부모들의 생각입니다.

한편 단원고 2학년 10개 학급 324명(남 171, 여 153)과 교사 14명은 어제 오후 8시 30분 인천항 연안여객터미널에서 여객선을 타고 출발, 3박 4일 일정으로 제주도 수학여행을 가던 중이었습니다.

(SBS 뉴미디어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