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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수진의 SBS 전망대] '사학 비리' 상지대 사태 논란

대담 : 정대화 상지대 교수(사학개혁국민운동본부 상임대표)

▷ 한수진/사회자:
문민정부 시절인 1993년, 사학비리 1호로 상지대에서 퇴출되었던 김문기 씨 일가가 20년 만에 다시 상지대로 돌아왔습니다. 김 씨 아들이 최근 상지대 이사장으로 선출되면서 다시 김 씨 일기가 학교를 장악한 건데요. 관련해서 정대화 상지대 교수(사학개혁국민운동 본부 상임대표)와 이야기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안녕하세요.

▶ 정대화 상지대 교수(사학개혁국민운동본부 상임대표):
안녕하세요.

▷ 한수진/사회자:
지금 교직원과 학생들, 크게 반발하고 있다면서요?

▶ 정대화 상지대 교수(사학개혁국민운동본부 상임대표):
그렇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20년 전 이야기부터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당시 재단 이사장이었던 김문기 씨, 어떤 문제로 퇴출된 거죠?

▶ 정대화 상지대 교수(사학개혁국민운동본부 상임대표):
대학 문제의 가장 큰 게 대학입시 같은 거잖아요. 그런데 부정입학을 저지른다든지, 부정입학이라는 것은 돈 받고 학생들 입학시키는 겁니다. 예를 들어서 학생들이 낸 돈으로 대학이 운영되잖아요. 그걸 우리가 교비라고 합니다. 이 교비를 횡령, 유용한다든지. 또, 대학에서 가장 최고의 결정기구가 이사회입니다. 그 이사회를 불법적으로 연다든지. 또는 안 열고 허위로 한다든지. 기타 학교와 관련된 돈의 문제, 이런 것들이 있는데요. 이런 모든 것들이 다 그 당시 적발되어서 그 때 한 언론이 ‘사학비리 종합선물세트’ 이렇게 이름 붙였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사회적으로도 엄청난 반향이 있었죠?

▶ 정대화 상지대 교수(사학개혁국민운동본부 상임대표):
2~3달 정도 우리나라의 모든 언론, 신문과 방송을 그 때 시끄럽게 했던 사건입니다.

▷ 한수진/사회자:
결국 김문기 이사장이 실형까지 살았죠?

▶ 정대화 상지대 교수(사학개혁국민운동본부 상임대표):
1년 6개월 감옥에 있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그런데 교수님, 상지대 원래 설립자가 김문기 씨라는 이야기도 있고, 중간에 가로챈 거다, 이런 이야기도 있는데요. 어느 쪽이 맞습니까?

▶ 정대화 상지대 교수(사학개혁국민운동본부 상임대표):
중간에 가로챈 것이 맞고요. 원래 설립자는 강원도에서 교육자로 계셨던, 돌아가셨는데요, 원홍목 이라는 분이고요. 이 분이 세운 학교에 김문기 씨가 임시이사로 왔다가, 그 때 유신 초기였는데요. 이 학교를 가져가버린 겁니다.

▷ 한수진/사회자:
그냥 가져간 거다?

▶ 정대화 상지대 교수(사학개혁국민운동본부 상임대표):
네, 공짜로.

▷ 한수진/사회자:
공짜로요? 돈 한 푼 들이지 않고요?

▶ 정대화 상지대 교수(사학개혁국민운동본부 상임대표):
원래 학교는 돈 주고 받고 하면서 사고 팔 수 없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김문기 씨가 상지대를 발판으로 국회의원도 했죠?

▶ 정대화 상지대 교수(사학개혁국민운동본부 상임대표):
네, 3번 했죠.

▷ 한수진/사회자:
상지대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오르는 듯 하다가 몇 번이나 가라앉았던 것, 혹시 정치인 이력도 한 몫 했다고 볼 수 있을까요?

▶ 정대화 상지대 교수(사학개혁국민운동본부 상임대표):
김문기 씨는 제가 개인적으로 보더라도 사업가로서는 일찍 성공한 사람입니다. 상당히 부지런한 사람이고요. 근데 사업으로서도 성공하고, 또 이걸로 3선 국회의원을 했기 때문에 중앙정계나 지방정계에서 인맥이 대단히 높습니다. 이걸 가지고 상지대 복귀를 위해서 끊임없이 시도하는 과정에서 사실 이번에는 복귀에 성공했습니다만, 지난 20년 사이에도 그와 유사한 사례가 여러 번 있었고, 그 때마다 학교 문제가, 말하자면 언론에 알려지고 그랬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계속 그런 시도가 있어왔군요. 그런데 김문기 씨가 이사장에서 해임된 이후에 상지대가 상당히 발전하지 않았나요?

▶ 정대화 상지대 교수(사학개혁국민운동본부 상임대표):
저는 김문기 씨가 해임된 직후에 상지대에 왔습니다만, 김문기 씨가 해임될 당시만 하더라도 상지대는 말하자면 별로 알려지지 않은 그런 대학이었고, 교수나 학생의 수준이나 교육 수준이나 이런 게 그렇게 좋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그 이후에 교수가 3배 규모로 는다든지, 또는 전체적으로 학교 규모는 말할 것도 없거니와 학교의 이미지나 학교의 수준이나 학교의 운영 방식이나 이런 것들이 정말로 중부지역에서는 상당히 깨끗하고 투명한 대학으로, 민주적인 대학으로 그렇게 발전을 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앞서 김문기 전 이사장 측이 감옥에서 나온 뒤에도 계속해서 학교로 복귀 하려는 시도를 했다고 말씀하셨는데요. 어떤 일들이 있었던 건가요?

▶ 정대화 상지대 교수(사학개혁국민운동본부 상임대표):
김문기 씨가 93년에 감옥에 가서 95년에 나왔을 겁니다. 95년서부터 지금까지 김문기 씨는 단 하루도 빠짐없이 상지대 복귀를 위한, 좋게 말하면 노력이고 나쁘게 말하면 공작을 했습니다. 예를 들어서 학교에 들어와서 학교 운영을 방해한다든지, 또는 교육부나 정부나 또는 검찰이나 등등을 통해서 학교 문제를 지속적으로 탄원하고 청원하고 또는 압력을 넣는다든지. 또는 여당, 그 당시 여당입니다만, 한나라당 등을 통해가지고 국회에서 학교 문제를 일으킨다든지 하는, 김문기 씨가 할 수 있는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서 학교에 복귀하기 위해서 일을 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김문기 씨 측 인사들이 하나 둘 씩 이사회에 들어오기 시작했다면서요?

▶ 정대화 상지대 교수(사학개혁국민운동본부 상임대표):
하나 둘 씩 들어온 건 아니고요. 정부의 힘을 빌어서 교육부와 사학분쟁조정위원회라고 하는 정부 산하 기구가 있는데요. 이 기구를 통해서 2010년에 이사회 과반수를 획득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그 기구에서 그런 결정이 내려졌다는 말씀이신가요?

▶ 정대화 상지대 교수(사학개혁국민운동본부 상임대표):
네, 이건 정부가 돌려준 겁니다.

▷ 한수진/사회자:
사학분쟁조정위원회를 통해서 이사회 과반수를 임명할 수 있는 그런 권한을 갖게 되었다는 거군요.

▶ 정대화 상지대 교수(사학개혁국민운동본부 상임대표):
네, 임명권은 아니고요. 김문기 씨가 추천을 하게 되었는데요. 그 때 사학분쟁조정위원회라는 게 없던 기구가 2007년에 생겼는데, 그게 그전에 상지대에 관한 판결이 하나 있었어요. 그 판결은 ‘이미 사학 비리로 쫓겨난 구 재단에게도 학교운영과 관련해서 일정한 어떤 발언권이 있다’ 이런 취지였어요.

▷ 한수진/사회자:
비리로 쫓겨난 재단에게도 학교 운영과 관련한 발언권이 있다?

▶ 정대화 상지대 교수(사학개혁국민운동본부 상임대표):
네, 일정한 발언권, 이를테면 소송을 걸 수 있는 재판권 같은 것이 있다, 이런 판결을 했는데. 이 판결을 하신 분이 지금 서울시장 예비 후보로 나와 있는 김황식 전 국무총리입니다.

▷ 한수진/사회자:
김황식 전 총리가 당시 재판의 주심이었다는 말씀이시고요.

▶ 정대화 상지대 교수(사학개혁국민운동본부 상임대표):
대법원 주심재판관이었고. 이 대법원 판결에서 구 재단에게 소송권과 일정한 이해관계를 부여하면서 사실은 상지대 문제가 근본적으로 꼬이기 시작했고요. 더구나 정부 기구로 교육부 산하 행정위원회로 출발한 사학분쟁조정위원회가 이 판결을 여러 차례 또 왜곡을 해버렸습니다. 말하자면, 구 재단도 소송권이 있다, 이렇게 이야기했는데. 구 재단에게 돌려주어야 한다, 이렇게 결정을 해버렸습니다. 여기서 상지대 문제가 아주 심하게 엇나가게 된 것입니다.

▷ 한수진/사회자:
결정적인 계기는 2007년 재판이었고, 그 이후에도 사분위의 왜곡이 있었다는 말씀이시고. 그런 과정에서 교육부는 뭘 했습니까?

▶ 정대화 상지대 교수(사학개혁국민운동본부 상임대표):
저는 교육부가 우리나라에 있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저는 한 번도 교육부가, 대한민국 교육 백년지대계를 위해서 발언을 하거나 활동을 하거나 하는 것을 한 번도 본 적이 없고요. 지난 10년 간 이 문제가 우리 사회의 가장 중요한 교육 이슈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교육부 장관이 국회에 나와 가지고, 교육 비리 같은 것은 있어서는 안 된다고 이야기한 적이 단 한 번도 없었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그런데 교수님, 상식적으로 봐도 비리나 범죄를 저지른 전력자가 다시 이사회에 참여를 한다는 것이 이해가 잘 안 가는데, 이를 제한할 수 있는 근거 같은 것은 없었던 건가요?

▶ 정대화 상지대 교수(사학개혁국민운동본부 상임대표):
옛날에는 없었고. 지금은 사립학교 법에 약간은 있습니다만, 지금 말씀하신 것처럼 금고 이상의 형을 받거나 사학비리를 중대하게 저지른 사람의 경우에는 5년 정도는 못 돌아오도록 되어 있습니다. 5년 지나면 돌아올 수 있다는 거고요. 또 이사회의 일정한 수 지지를 받으면 돌아올 수 있도록 되어 있기 때문에 이것은 있으나 마나 한 것입니다.

▷ 한수진/사회자:
상지대뿐만 아니라 다른 대학들도 이런 비슷한 갈등을 겪고 있죠?

▶ 정대화 상지대 교수(사학개혁국민운동본부 상임대표):
아마도 사학 비리로 과거에 재단이 물러났다가 돌아온 경우가 꽤 많은데요. 예를 들어서 영화 '두사부일체'로 알려진 상문고 같은 경우도 있죠. 아주 유명하지 않습니까. 예를 들어서 영남대, 대구대, 조선대, 또 저희 대학은 말할 것도 없고. 경기대, 덕성, 동덕, 세종, 광운, 서일, 이런 모든 대학들이 과거에 사학비리로 몸살을 앓았다가 대학을 민주화 시켰는데. 다시 교육부와 사분위에 의해서 구 재단이 들어와 가지고 현재 학내 문제를 일으키고 있는 대학들입니다.

▷ 한수진/사회자:
교수님 지금 교직원과 학생들이 가장 걱정하는 것은 무엇인가요?

▶ 정대화 상지대 교수(사학개혁국민운동본부 상임대표):
김문기 씨가 물러난 것이 21년 전입니다만, 21년 전에, 말하자면 오랜 옛날에 호랑이 담배 먹던 시절에 사학 비리를 저질러서 물러났는데, 그 이후에 세상이 변했는데 어떻게 다시 돌아올 수 있나. 21년 동안의 민주화의 노력이 다 물거품이 된 것 아니냐 하는 허탈한 심정이 우리 구성원들의 가장 큰 정서입니다.

▷ 한수진/사회자:
네, 알겠습니다. 지금까지 정대화 상지대 교수(사학개혁국민운동 본부 상임대표) 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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