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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의원님들 보고서 수준은? 베끼고 대필하고…②

누가봐도 이건 아닙니다!

[취재파일] 의원님들 보고서 수준은? 베끼고 대필하고…②
지방의회 공무원들 설명을 들어보면 의회 연수 보고서의 경우, 대부분 공무원이 작성하는 관행이 있다고 합니다. 기본적인 방향에 대해서만 논의하고 작성 자체는 공무원이 하는 겁니다. 물론 보고서에는 의원 이름이 적혀 있는 상태로 일반에 공개됩니다.

대전시 의회의 경우도 관행에 따라 지난 1월 하얼빈 연수를 다녀온 뒤 공무원이 보고서를 작성했습니다. 문제는 너무 조악했다는 것입니다. 누가 봐도 인터넷에서 긁어온 내용이었기 때문에 지역 사회에서 논란이 불거졌고, 결국 의회는 2주만에 보고서를 다시 작성해야했습니다. 현재 홈페이지에는 수정본이 올라가 있는데, 애초 원본에 대한 언급은 전혀 없습니다. 사과문도 없이 여론에 밀려 슬그머니 바꿔치기 한 것입니다. 다음 연수부터는 혁신하겠다고.

그런데, 이런 경우에 비하면 오히려 고생했다고 칭찬해줘야 할 일인지 모르겠습니다.
연수는 다녀오고, 보고서는 아예 제출도 안하는 경우입니다. 지난해 터키 연수를 비롯해 외유성 출장 논란이 끊이지 않았던 서울 성북구 의회의 경우, 보고서를 수차례나 작성하지 않았습니다. 성북구 의회는 결국 2011년부터 최근까지 연수 비용을 부당하게 사용한 점이 인정돼 1400만원을 다시 토해내기까지 했습니다. 감사 보고서 일부를 발췌했습니다.


제6대 성북구의회 공무국외여행 관련
주민감사 청구사항 감사결과 공표


2013년 공무국외여행의 문제점

심사위원회를 통과한 여행자 개인별 업무 내용과 관련하여, 귀국 후 보고서를 작성, 제출하여야 하나 개인별 업무와 관련한 보고서를 작성 제출하지도 아니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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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초청장의 의미는 성북구의회 의원이 몽골을 여행하기 위한 형식적 요건, 즉 구실에 불과하였다는 걸 의미하며 2012년에는 칭겔테이구와 성기노하이루한구를 방문하지 않았다고 판단할 수 있다.  설령, 칭겔테이구와 성기노하이루한구를 방문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를 증명할 자료가 따로 존재하지도 아니하며, 2011년, 2012년 공무국외여행자는 귀국 보고서를 작성하지 않았다.


지방 의회 의원님들, 의회를 바라보는 지역 주민들의 시선을 생각해봤으면 좋겠습니다.
이러한 부실 보고서들은 지방 의회의 일부 출장이 외유성 논란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증거가 됩니다.
지난해 권익위 조사를 보면 지방의회의 청렴도는 외유성 출장 항목에서,
지역주민들에게 3.76점을 받았습니다.

발로 뛴, 땀의 흔적이 벤 보고서를 제출해도 국민들 마음 얻기엔 모자랄 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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