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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통합신당 신주류의 화이트데이 만찬

[취재파일] 통합신당 신주류의 화이트데이 만찬
소호정은 익숙한 식당이다. 국회에서 5분 거리에 있다. 안동국시와 수육을 파는 집이다. 주말에 근무하다 보면 이곳에서 정치인들과 밥을 먹는 경우가 많다. 이곳에서 약속을 잡으면 누군가 눈치 채기 마련이다. 3월 14일 밤에도 그랬다. '서xx'라는 이름으로 14석이 예약돼 있었다. 결과적으로는 13명이 왔다. 모인 사람들은 모두 국회의원들이었다. 그 중에는 김한길 민주당 대표와 안철수 새정치연합 중앙운영위원장이 있었다.

특별한 모임이었다. 멤버들의 면면이 그렇다. 처음엔 어떤 기준으로 모인건지 아리송했다.
민주당에선 김한길, 장병완, 변재일, 노웅래, 민병두, 김관영, 정성호, 최원식, 한정애, 이윤석, 이상민 의원이 참석했다. 새정치연합에선 안철수, 송호창 의원이 왔다. 지도부 모임이라고 하기에는 빠진 사람이 많았다. 신당추진단 모임이라기엔 아무런 직책이 없는 사람이 껴있었다. 그러다 깨달았다. 이 모임은 통합신당 신주류들의 첫 만찬이었다. 잠재적 대권후보인 안철수 의원이 있고, 당권을 장악한 김한길 대표가 있었다. 모인 사람들은 그들과 친한 의원들이었다. 하나의 주류 계파를 형성하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분위기는 화기애애했다. 문 틈 사이로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이상민 의원의 호탕한 목소리가 특히 크게 들렸다. 잠시 열린 문틈 사이로 보니 안철수 의원도 얼굴이 빨개진 채로 웃고 있었다. 술은 막걸리가 들어갔다. '신당창당을 / 위하여!' 같은 건배구호도 들렸다. 나와 다른 기자 2명은 방 문 앞 테이블에서 수육과 국밥을 시켜 먹었다. 이윤석 민주당 수석대변인이 잠시 나왔다. 기자들에게 막걸리를 따라줬다. "두 사람이 친분이 깊어서인지, 안철수 의원이 정말 잘 녹아든다. 안 의원이 저렇게 말씀 잘하는지 몰랐다." 독실한 기독교 신자인 이 대변인은 술을 입에 대지는 않았다. 김한길 대표, 안철수 의원도 잔을 받기만 했다고 한다. 그래도 화목한 분위기만은 충분히 즐겼다고 한다. 밥 값은 김한길 대표가 냈다.

김한길 대표와 안철수 위원장은 한 배를 탔다. 김한길 대표는 통합을 성사시키면서 당 지지율을 끌어올렸다.  안 위원장은 무소속 의원 2명까지 끌어들여 의석 130석을 가진 정당의 공동대표가 될 예정이다. 두 사람의 단기 목표는 하나다. 지방선거 승리다. 지방선거를 승리하면 김한길/안철수 공동대표 체제의 리더십은 공고해진다. 장기적으로 봐도 둘은 파트너십을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 안철수 의원은 대권 후보를 노릴 것이다. 김한길 대표는 킹메이커가 될 수 있다. 물론 대선은 3년 넘게 남아있다. 3년동안 한국정치에서 무슨 일이 벌어질지는 신도 모를 일이다.

결국 관건은 지방선거다. 화이트데이 밤, 소호정에 모인 13명이 명실상부한 통합신당의 신주류가 될지, 6월 지방선거와 7월 재보선이 끝난 뒤 각개약진하게 될지는 모두  선거 결과에 달려있다. 승리한다면 '2014년 화이트데이 만찬'은 야당 신주류의 탄생을 알리는 이정표가 될 것이다. 패배한다면 이날 만찬을 기억할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6월 지방선거는 이래 저래 판돈이 크게 걸린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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