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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MWC 2014 결산① 세계 이통시장 '별들의 전쟁' 돌아보니…

[취재파일] MWC 2014 결산① 세계 이통시장 '별들의 전쟁' 돌아보니…
세계이동통신사업자협회(GSMA)가 주최하는 세계 최대의 이동통신 관련 전시회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가 지난 24일부터 27일까지 스페인 제2의 도시 바르셀로나에서 열렸습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전시회를 취재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겨 현지에 다녀왔습니다. 이번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에서 느낀 점을 몇 가지 주제별로 정리해 볼까 합니다.

1. 메인 홀 주도권은 어디에?

바르셀로나 신시가지에 자리잡은 대규모 전시장 Fira Gran Via는 1부터 8까지 길게 늘어서 있는 거대한 전시장을 하나의 통로가 관통하는 구조입니다. 정면 입구로 들어가서 하나씩 늘어나는 전시장 번호를 세며 앞으로 가다 보면 'Hall 3' 전시장이 나오는데요, 바로 여기가 전통적으로 MWC 행사의 가장 핵심이 되는 전시장입니다. 가장 '잘 나가고' '관심 많은' 제조업체들이 한가운데 전시장을 차리고요, GSM협회의 이벤트 전시도 한 켠에 자리잡습니다.

전시장 배치는 행사 주최측인 GSMA가 매년 MWC 행사를 할 때마다 가장 신경쓰는 부분입니다. 개별 업체의 위상과 규모, 참가자들의 관심사가 물론 크게 반영되고, 또 협회비와 행사 지원금이 어느 정도인지도 고려합니다. 그래서 전시장의 가장 중요한 공간이 업체별로 어떻게 나뉘어져 있는지를 보면 세계 이동통신 업계의 '현재' 상황과 기업별 '흥망'을 알 수 있습니다.

올해도 3번 전시장에는 세계적인 스마트폰 제조업체들의 전시장이 차려져서 각축을 벌였습니다. 삼성전자와 중국 ZTE가 중앙 통로를 중심으로 대각선으로 마주보듯 자리했고,  그 사이에 양측을 함께 견제하듯 역시 중국업체인 화웨이(Huawei)가 전시장을 차렸습니다. LG전자는 중앙 통로에서 약간 떨어져 삼성전자의 절반 정도 되는 넓이의 전시장을 만들었고 그 뒤로 노키아와 소니, 최근 모토롤라를 인수하면서 급성장한 레노보, NEC 등 기업들의 전시장이 세워졌습니다. 

2. 삼성 갤럭시 S5 언팩행사..왜 MWC에서?

MWC_사진_언팩
현지 시간으로 24일 저녁 8시에 바르셀로나에서 삼성전자가 갤럭시 S5 언팩행사를 개최했습니다. 장소는 바르셀로나 국제 컨벤션센터로 MWC가 열리는 Fira Gran Via는 아니지만 다분히 MWC 행사에 참석한 사람들을 위한 택일이었죠. 전작인 갤럭시 S4는 지난해 MWC 행사가 끝나고 얼마 후에 미국 뉴욕에서 별도의 행사를 통해 공개된 바 있습니다. 삼성전자가 올해는 지난해와 달리 MWC 행사에 즈음해 최신 스마트폰을 공개하기로 한 건 여러가지 해석을 낳았는데요, '최신 스마트폰을 공개해서 MWC에 모인 관심을 신제품 알리기에 효과적으로 이용한다'는 전략이라는 해석 뒤에는 '최신 스마트폰을 공개하지 않으면 주목을 받기 어렵다'는 위기감도 작용한 것 아니냐는 분석입니다.

아무튼 삼성의 갤럭시 S5 언팩행사는 성황리에 진행됐습니다. 수천 명의 취재진과 IT 전문가, 삼성전자의 사업 파트너, 개발자들이 몰려들어 삼성전자의 발표를 듣고, 처음으로 공개된 최신 스마트폰을 조금이라도 일찍 만져보기 위해 우르르 이동하는 모습은 갤럭시 S5에 대한 큰 관심을 반영했습니다. 갤럭시 S5는 '와우(Wow)'하고 놀랄 만큼은 아니지만 '기본'에는 충실했다는 평을 받았고, 함께 공개된 기어2와 기어핏에 대한 평가도 그리 야박하지 않았습니다.

MWC_사진_삼성핏
다만 이런 생각은 들었습니다. 저는 언젠가부터 스마트 기기의 최신 기종에 대한 관심과 발표장에서의 환호가 곧 기기 자체의 훌륭함을 반영하지는 않는다고 생각하게 됐습니다. 그 자리에 모인 사람들 대부분이 실제로 지갑에서 돈을 꺼내 기기를 사고, 늘 들고 다니면서 쓰는 이용자가 아니라, 이 산업을 발전시키고 그게 아니라면 적어도 유지는 해야 하는 수많은 이해당사자들이기 때문이겠죠. (물론 이용자와 이해당사자를 칼로 두부 자르듯 구분할 수는 없겠습니다.) 이번 언팩 행사장에서의 환호와 박수소리, 입장을 기다리며 길게 선 줄과 바쁘게 오가는 발소리가 사실 업계 전반의 '절박함'을 반영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 건 아무리 해도 막을 수가 없었습니다.


3. '웨어러블(Wearable)'...이제 정말 대세?

삼성전자는 말도 많던(탈도 많았던) '갤럭시 기어'에 타이젠 OS를 올렸습니다. 안드로이드 제품에 사용되는 '갤럭시'라는 라인 명칭이 빠지면서 기어가 그냥 '기어2'가 됐고, 여기에 보급형인 '네오'와 팔찌형인 '기어핏'이 추가됐습니다. 삼성전자 신종균 IM부문 대표는 "지난 해에는 웨어러블 기기의 가능성이 입증됐다면, 올해부터는 시장이 급속도로 성장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그 시장에서도 주도권을 찾아 가겠다는 의지로 읽힙니다.

MWC_사진_소니

소니는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 소비자가전쇼(CES)에서 공개했던 스마트밴드의 디테일을 다듬었습니다. 서드파티 업체인 엘레콤이 제작산 다양한 재질과 색깔의 컨셉트 밴드가 눈길을 끌었는데, 웨어러블 기기는 하드웨어 자체의 성능만큼이나 패션 악세서리로서의 요구를 만족시켜야 한다는 철학을 드러내는 것 같았습니다.

중국 화웨이도 '토크밴드'로 웨어러블 기기 물결에 동참했는데요, 별도의 플라스틱 밴드에 끼워 손목에 차면 스마트 헬스기기로 쓸 수 있고, 이 밴드에서 분리해서 귀에 끼우면 블루투스 이어폰(이어피스)으로 활용할 수 있어 신선하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다만 손목 밴드의 마감이 그리 똘똘하지 않다는 느낌은 들었습니다.

여기에 LG전자의 '라이프밴드 터치'까지 가세하다보니 웬만한 제조업체에서는 웨어러블 기기를 적어도 '흉내' 정도는 내야 하는 상황입니다. 이 부분이 올해 MWC가 지난해와 비교해서 달라진 점이라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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