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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무섭게 쫓아오는 중국 IT 기업…기술격차 초근접 갈수록 늘어

정면 경쟁 분야 집중 육성하고, 중국 성장 생태계 활용 전략도 필요

[취재파일] 무섭게 쫓아오는 중국 IT 기업…기술격차 초근접 갈수록 늘어
올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가전 박람회 CES는 신기술 TV의 경연장이었습니다.
아직은 삼성과 LG 같은 국내업체들의 글로벌 경쟁력을 확인하는 자리였지만, 턱밑까지 한국을 추격하고 있는 중국 업체들의 기술력도 만만치 않았습니다. 중국 기업들은 지난해 삼성과 LG가 처음 선뵌 곡면TV를 1년 만에 그대로 만들어 냈고, 다양한 고화질 UHD TV도 내놨습니다.

‘세계의 굴뚝’이라는 중국이 제조업뿐 아니라 미래 첨단 산업에서 무서운 속도로 질주하고 있습니다. 특히 우리의 주력 분야인 IT 쪽에서 기술 격차가 크게 좁혀지고 있습니다. 중국과 한국의 IT 분야 기술 격차는 2008년 3.3년에서 2010년 2.5년으로 줄어든 가운데, 1년 내외로 초근접하는 분야가 갈수록 늘고 있습니다.

첫 번째 비결은 13억이 넘는 거대한 내수시장입니다. 시중에서 팔리는 TV 중 가장 고급사향이라 할 수 있는 UHD TV의 78%가 올해 중국에서 팔릴 것으로 예상됩니다. 중국은 일단 안방인 중국에서 세를 불린 뒤 세계무대로 진입을 시도할 수 있는 것입니다.

중국 시장이 거대하고, 잠재력이 대단하다는 것은 새로운 사실이 아닐 것입니다. 이 보다 더 무서운 게 있습니다. 구매력 높은 소비자들을 배경으로 과감한 기술투자가 꾸준히 진행되고 있는 점입니다. 올해 중국의 R&D 규모는 우리 돈 300조 원으로 세계 2위 수준입니다. 2022년에는 미국도 추월할 거란 전망입니다.

중국은 또 대기업 위주의 산업정책을 펴고 있는데, ‘한국 배우기’로 평가할 수 있습니다. 이 전략이 제법 효과적입니다. 또 대기업 중심으로 수출시장을 노리는 우리에게는 무척 위협적입니다.

중국은 IT 분야에서만 내년까지 매출액 1천억 위안, 우리돈으로 약 18 조 원 이상의 대기업을 5~8개 육성하고, 90조 원 이상 초거대기업 까지도 노리고 있습니다. 최근 레노버의 모토롤라 인수도 이런 전략과 맥을 같이 하고 있습니다.

이런 대기업 중심의 산업정책은 정부 지원 아래 막대한 연구개발비 투입에 용이합니다. 또 안정적이고 성장 잠재력이 큰 기업에 몰리는 우수한 인력까지 거둬들일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실제 중대형 IT기업의 연구개발비 지출은 2011년 기준으로 15조 4천억 원에 이르고, 연평균 증가율은 무려 25% 수준입니다. 우리나라 IT대기업의 연구개발비가 17조원 수준인 점을 고려하면, 올해쯤이면 중국의 연구개발비 지출이 한국을 앞설 거란 전망도 가능합니다.

요약하자면, 중국은 거대 자국 시장을 배경으로 사업력을 키울 수 있고, 여기에서 거둬들인 수입과 중국정부의 강력한 지원 아래 글로벌 경쟁력을 키워나가고 있습니다.

이런 중국기업과 정면대응하기가 쉽지는 않아 보입니다. 선택과 집중을 통해 기술을 차별화하면서 중국 기업의 성장 생태계를 잘 활용한 지혜로운 경쟁 전략이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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