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지난주 금요일 저녁, 설 이후 이산가족 상봉을 제의하기 직전에 국방위 명의의 '공개서한'을 먼저 보냈습니다.
[북한 국방위원회 공개서한 (24일) : 우리의 중대제안은 결코 남조선 당국이 떠드는 것과 같은 위장평화공세도, 동족을 대상으로 벌이는 선전심리전도 아니며.]
남북 간의 상호비방과 군사적 적대행위를 전면 중단하자는 북의 이른바 '중대제안'이 위장 평화공세가 아니라는 입장을 공개서한을 통해 거듭 밝힌 겁니다.
지난 주말부터는 북한 매체들이 이 '공개서한'에 대한 주민들의 반응을 대대적으로 보도하면서 분위기를 띄우고 있습니다.
[조선중앙TV (26일) : 국방위원회의 공개서한은 북남관계개선과 자주통일 평화번영을 한결같이 바라는 우리 인민들 속에서 커다란 반향을 불러일으키고 있습니다.]
[북한 주민 : 정말 조국통일을 바라는 이러한 모든 사람들이라면 이 공개서한을 받아들이지 못할 아무런 근거도 없구나.]
노동신문도 '국방위원회 공개서한에 대한 각계의 반향'이란 제목의 기사를 1면에 크게 실었습니다.
김일성종합대학 교수인 김영황 박사는 "우리 겨레가 얼싸안고 통일 만세를 목청껏 외칠 그 날이 벌써 눈앞에 보이는 것만 같다"고 했고, 평양 옥류관 직원들도 "조국통일을 이룩하고 옥류관에서 성대한 통일잔치를 차리고 싶다"고 말하는 등 각계각층 인사들이 공개서한에 대한 지지 의사를 밝혔습니다.
북한 매체들의 이런 보도는 자신들의 중대제안이 대외적인 평화공세용이 아니라, 진정성 있는 제안이라는 걸 주변국에 보여주려는 의도로 분석됩니다.
하지만 이런 북한의 주장을 곧이곧대로 받아들이기 어렵습니다.
북한이 자신들이 먼저 '말이 아닌 행동'에 나섰다면서, 한미 군사훈련 중단이나 금강산 관광 재개 등을 압박해올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