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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김한길의 햇볕 정책, 정말 달라질까?

[취재파일] 김한길의 햇볕 정책, 정말 달라질까?
민주당에게 햇볕 정책이란 단순한 현안에 대한 입장이 아닙니다. 민주당의 뿌리인 김대중 전 대통령의 가장 큰 유산이자, 새누리당과 민주당의 차이를 가장 명쾌하게 드러내는 것이죠. 햇볕 정책은 민주당 정체성의 핵심입니다.

김한길 대표가 그런데 햇볕 정책과는 다른 정책을 추진하겠다고 선언했습니다. 신년 기자회견에서 국민통합적 대북정책을 추진하겠다며, 북한 인권 민생 법안도 마련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김대중 정부의 햇볕 정책과 무엇이 다르냐는 질문도 피하지 않고 답했습니다.

"햇볕정책과 차이가 뭐냐고 물으셨죠? 당시에는 북이 핵을 가졌다는 것이 전제되지 않았던 정책입니다. 거기에 큰 변화가 있을 수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언론은 김 대표와 민주당의 태도 변화에 주목했습니다. 민주당이 그간의 햇볕 정책에서 벗어나기로 했다는 보도가 잇따랐습니다. 민주당의 정세 판단과 정책 수립을 주도하는 민주정책연구원의 변재일 원장에게 물었습니다. : 햇볕 정책은 정말로 바뀌는 것인가?

변재일 원장은 "아니다"라고 대답했습니다. 햇볕 정책의 3가지 원칙. 1. 무력 도발을 용인하지 않는다. 2. 북을 해치거나 흡수 통일을 기도 하지 않는다 3.남북 기본합의서 정신에 따라 납북 화해 협력을 적극 추진한다. 이 세가지 기본 원칙은 그대로 유지한다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뭐가 달라졌냐는 질문에 변 원장은 "북한이 잘못된 것은 잘못됐다고 이야기하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북한인권법을 만들겠다고 약속한 것도 "북한 정권을 자극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간 인정을 꺼려왔던 북한 정권의 인권 탄압을 공개적으로 인정하고, 인권 문제에 대해 북한 정권을 자극하기 위한 것이라는 겁니다. 또 햇볕정책이 결과적으로 북한의 핵개발을 막지 못한 것에 대해 "안타깝게 생각하는 측면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햇볕 정책을 부정하는 건 아니지만, 이제는 상황이 바뀌었다는 거죠.
김한길 캡쳐_500

그렇다면 민주당은 왜 '달라진  햇볕 정책'을 꺼내들었을까요? 이에 대해서는 이번 김한길 대표의 기자회견 메시지 중 대북 정책 부분에 기여한 것으로 알려진 민병두 의원이 설명을 내놨습니다.

민 의원은 15일 아침 전략홍보본부장을 그만두면서 자신의 블로그에 올린 글을 언급했습니다. 글 내용을 요약하면 한국 정치는 보수층에 유리한 기울어진 운동장이므로, 지지자들을 격동시킬 수 있는 이슈에 호소하는 '지지자 정당' 모델보다, 외연을 확장하는 '다수파 정당' 모델이 더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지자자들을 동원할 수 있는 이슈에만 골몰하면 10만 20만을 금새 끌어모을지는 몰라도, 종국적인 선거 승리는 불가능하다는 겁니다.

민 의원은 대북 정책 역시 마찬가지라고 말합니다. 다수파인 중간층에 호소할 수 있는 정책이 필요하다는 겁니다. 민주당이 안보에 유능하지 않다는 고정관념을 깨기 위해선 중간층에게 호소할 수 있는 정책을 제시해야 한다는 게 민 의원의 생각입니다.

민병두 의원은 "대북 정책 뿐 아니라 다른 정책에 있어서도 전체적으로 다수파의 길을 가야 한다"라고 주장했습니다. 앞으로 민주당, 특히 김한길 지도부의 행보를 예측하는데 중요한 시사점이 되는 말입니다.

한 민주당 지도부 관계자는 김한길 대표의 새로운 햇볕 정책을 이렇게 표현했습니다.

"태양에서 흑점을 없애고 더 밝은 햇볕이 되는 길"

김한길 대표는 이미 화두를 던졌습니다. 남은 것은 민주당이 과연 대표가 던진 메시지만큼의 내용이 담긴 법안을 국회에서 통과시킬 수 있느냐입니다. 민주당이 정말로 다수파의 길, 선거 승리의 길을 가고 싶다면 말 뿐이 아니라 실천으로 국민들의 공감을 끌어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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