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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김한길 대표가 기자회견에서 가장 많이 쓴 단어는?

키워드로 분석한 신년 구상

[취재파일] 김한길 대표가 기자회견에서 가장 많이 쓴 단어는?
김한길 민주당 대표가 13일 신년 기자회견을 가졌다. 15분 정도 모두 발언을 하고,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했다. 13일 아침 기자들의 이메일 계정에 도착한 김 대표의 최종 원고는 소제목 13개가 붙은 A4 9장 분량의 글이었다. 읽는데만 15분 정도 걸린 이 발표문에서 김 대표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던 건 뭘까? 핵심을 파악하는 여러 가지 방식이 있을 수 있지만, 어떤 키워드들을 얼마나 자주 사용했는지 살펴보는 것도 괜찮은 방법이 될 것 같다.


최다 언급 키워드: 대통령

김한길 대표는 신년 기자회견 모두 발언에서 '대통령'에 해당하는 단어를 모두 15번 언급했다. '박근혜'라는 단어가 4번, '대통령'이 11번 사용됐다. 모두 같은 사람을 지칭하는 단어다. 이 단어가 가장 많이 등장한 이유는 간단하다. 김한길 대표가 신년 기자 회견을 지난 대통령의 신년 기자회견에 대한 응답 형식으로 구성했기 때문이다.

김 대표는 서두부터 "박근혜 대통령이 신년기자회견을 보았습니다."라는 말로 시작한다.

"대통령의 기자회견에서는 경제민주화와 복지라는 단어가 한 번도 나오지 않았습니다. 참 놀라운 변화입니다"
"대통령께서는 비정상의 정상화를 국정과제로 강조하셨습니다. 세상에 대통령 선거에 국가기관들이 불법개입한 사건만큼 비정상적인 일이 또 어디에 있겠습니까"
"대통령께서는 노사정위원회에 맡기면 된다고 답했습니다. 노사정위는 노총의 탈퇴로 이미 기능이 마비된 틀입니다."

김한길 대표는 대통령의 신년 기자회견 내용 중 대북제안을 제외한 거의 모든 영역을 비판하고 반박하면서 신년 기자회견을 이어나갔다. 질의 응답 시간에도 "야당 대표가 박통 기자회견에 대해 칭찬만 하는 건 생각할 수 없는 일"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제 1야당의 대표로서, 박근혜 대통령에 반대하는 진영의 리더라는 위상을 분명히 하고자 하는 뜻으로 풀이된다. 그것이 자신에게 주어진 특권이자, 무엇보다 무거운 의무라는 점을 김 대표는 잘 알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두번째 키워드: 민생

김 대표가 두번째로 많이 사용한 단어는 '민생'이었다. 모두 9번 언급했다.

김 대표는 "민주당은 국민이 먹고 사는 문제를 최우선 과제로 삼아 민생과 경제를 챙길 것입니다."라고 말했다. 민생이 최우선이라는 것이다. 민생과 관련된 키워드인 '복지'도  6번 언급됐다. 3번째로 많이 쓰인 단어였다. 복지와 짝을 이루는 경제민주화도 5번 언급됐다. 민생-복지-경제민주화를 한 묶음으로 볼 경우 대통령에 대한 언급 못지 않게 자주 등장한 셈이다. 박 대통령의 기자회견에 대한 비판적 응답이 김 대표 기자회견의 전체적 틀거리라면, 민생에 대한 강조는 내용에 있어서의 핵심이었다.

김한길 안철수_50

지방선거: 야권 연대 가능성?

세번째로 많이 언급된 단어는 지방선거 였다(6회/ '복지'와 함께 공동 3위). 김 대표의 뜻과는 관계 없이 기자들이 가장 관심을 보였던 주제기도 했다. 모두 발언이 끝난 뒤 이어진 첫번째 질문 역시 지방선거에 대한 것이었다. : 안철수 의원 측과 지방선거에서 야권 연대를 할 것인가?

김한길 대표는 안철수 의원에 대해 특검과 관련해서는 동지적 관계이고, 정치 혁신에 대해서는 선의의 경쟁을 벌이는 "경쟁적 동지 관계"라고 규정했다. 그러면서 이런 말을 했다.

"다만, 이러한 양측의 경쟁이 결과적으로 새누리당에게 어부지리를 주는 것에 대해서는 아마 다른 분들도 그것을 원하지는 않고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하고 있습니다."

안철수 의원 측과의 연대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지는 않는다는 답변이다.

이에 대해 안철수 의원의 신당 창당 추진 기구인 새정치추진위원회는 "관점이 다르다"라는 반응을 내놨다. 새정추의 금태섭 대변인은 "우리는 그냥 우리 할 일을 하는 거지. 어느 특정 당에는 유리하고 불리하고 생각은 안한다."며 "'대한민국의 정치를 재편하겠다' 고 하고 있는 상황에 어느 쪽은 유리하고 어느쪽은 불리하다는 것은 고려사항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 답변만 놓고 보면 김한길 대표가 고심 끝에 연대 가능성을 열어놓았지만, 안철수 의원 측은 김 대표와 다시 선을 긋고 있는 셈이다.


안보에 대한 태도 변화?

지금까지 언급된 빈도수 순으로 키워드를 나열하면 '대통령 관련' (15회), '민생'(9회) 복지, 지방선거'(6회) 경제민주화(5회) 순이다. 여기에 5번 언급된 단어가 또 하나 있다. '북한'이다.

김 대표는 민주당 대표로서는 이례적으로 신년 기자회견 모두 발언에서 북한 인권 문제를 언급했다. "북한의 인권 문제 등에 대해서도 직시하고 있다"며 "북한인권민생법을 당 차원에서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와 민주당은 이와 별도로 참전 용사들을 우대하는 '애국 법안'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인권이나 참전용사 우대법 등이 그간 보수가 선점해온 의제였지만, 민주당 역시 이제 안보에 대한 선명한 입장 없이는 선거에서 승리하기 어렵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북한인권법과 참전용사 우대법안이 국회에서 어떻게 논의될지는 지켜봐야 할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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