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BS 뉴스 상단 메뉴

北 김정은, 연일 "수산업 발전" 강조…그 이유는

장성택 세력 청산하고 軍·주민 식생활 개선 의지

北 김정은, 연일 "수산업 발전" 강조…그 이유는
북한이 지난해 연말부터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현지지도와 신년사 등을 통해 지속적으로 수산업 발전을 강조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조선중앙통신은 7일 김정은 제1위원장이 인민군 제534군부대 수산물 냉동시설을 둘러보고 어린이와 노인 등에게 수산물을 공급할 수산사업소 건설을 지시했다고 보도했다.

김 제1위원장의 제534군부대 방문은 올해 첫 현지지도다. 김 제1위원장이 올해 현지지도를 시작하는 자리에서 수산물 증산을 또다시 꺼낸 셈이다.

그는 신년사에서도 "수산 부문을 추켜세우기 위한 국가적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제1위원장이 새해 벽두부터 수산업 발전을 국가적 과제로 내걸고 구체적인 정책 지시까지 내린 것이다.

지난해 연말에도 수산업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각종 이벤트가 있었다.

지난달 26일에는 평양에서 건군 사상 처음으로 '인민군 수산 부문 열성자회의'를 개최해 군인들에게 많은 수산물을 공급하려는 의지를 다졌다.

김 제1위원장도 지난달 자신이 선물한 배로 괄목할만한 어획 실적을 거둔 제313군부대 8월25일수산사업소를 방문해 크게 치하했으며 '허철수 소속부대'에도 어선을 하사해 물고기잡이를 독려했다.

김 제1위원장이 올해 첫 현지지도에서 어린이와 노인 같은 취약계층을 위한 군 수산사업소 건설을 지시한 것은 수산물 증산 혜택을 군인뿐 아니라 일반 주민들에게도 돌리려는 조치로 볼 수 있다.

수산업을 발전시켜 군과 주민의 영양 상태를 개선해보겠다는 것이다.

실제로 탈북자들은 북한에서 물고기나 오징어 같은 수산물은 장마당(시장)에서 쉽게 눈에 띄지만 소득 수준이 중간 이상은 돼야 사먹을 수 있다고 전했다.

조봉현 IBK기업은행 경제연구소 연구위원은 "수산업은 농업이나 경공업에 비해 비교적 적은 비용으로 단기간에 먹을거리를 생산할 수 있는 산업"이라며 "북한이 군과 주민의 생활을 개선할 효과적인 방법으로 수산업에 주목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북한이 최근 수산업 발전을 강조하는 것은 장성택 숙청 사건과도 맞물린다.

장성택 세력은 오랜 기간 수산업을 장악하고 외화벌이로 이권을 누렸으며 수산업 권한을 군으로 돌리라는 김정은 제1위원장의 지시에 불복해 군과 무력충돌까지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코트라에 따르면 북한의 2012년 수산물 수출액은 1억240만 달러(약 1천100억 원)에 달했다. 이 가운데 중국에 대한 수출액은 1억53만 달러로, 98%를 차지했다. 대중 수산물 수출사업의 이권이 그만큼 크다는 얘기다.

이에 따라 북한이 수산업에서 장성택 세력 청산 작업을 마무리하고 군의 주도 하에 수산업을 군과 주민의 생활을 개선할 주요 산업으로 육성하려고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연구교수는 "북한이 무역을 비롯한 대외 경제를 통해 주민 생활을 수준을 높이는 데 어려움을 겪자 내부 자원 동원에 힘을 기울이는 것으로 보인다"며 "최근 수산업 발전을 강조하는 것도 같은 맥락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스브스프리미엄

스브스프리미엄이란?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