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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윤여준 "안철수, 터프해졌다"

'책사' 윤여준이 안철수에게 돌아간 이유는

[취재파일] 윤여준 "안철수, 터프해졌다"
윤여준 전 장관이 안철수 진영으로 재합류한다. 청춘콘서트를 기획하며 안철수 바람을 일으켰지만, 안철수 의원으로부터 "300여 명의 멘토 중 하나일뿐"이라는 평가를 받은 뒤 곁을 떠났던, 그리고 지난 대선에서는 문재인 민주당 후보를 위해 울림 있는 지지연설을 했던, '책사' 윤여준이 다시 안철수와 결합하는 것이다. 안철수 의원의 신당 추진 기구인 새정치추진위원회는 오늘 오전 윤여준 전 장관을 공동위원장으로 임명한다는 기자회견을 한다.

왜 돌아가는 것일까? 윤 전 장관은 우선 안철수 의원의 설득이 굉장히 집요했다고 털어놨다. 윤 전 장관은 "안철수 의원이 8월 초부터 8-9번 정도 찾아왔다."며 "전화 온 것 까지 치며 수십 차례 부탁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안철수 의원이 달라졌다."고 말했다.

"나와 청춘콘서트 할 때만해도 당시 안철수 교수는 아무리 중요한 부탁도 한 번 거절 당하면 더 안하는 사람이었다. 그런데 이번에는 나에게 수십번 부탁을 하더라. 사람이 달라졌다." 윤 전 장관의 말이다.

윤여준 전 장관이 발견한 안철수 의원의 달라진 점은 또 있다.

"상당히 터프해졌다. 나한테 이러더라, '저는 국민들에게 건너온 다리를 불살랐다고 말씀드렸습니다. 저는 그 말을 지킬 겁니다. 어떤 경우에도 뒷걸음질은 없을 겁니다. 피투성이가 되더라도 앞으로만 가겠습니다' 라고 하더라고. 내가 웃으면서 농담삼아 '뒷걸음질 안 치면 옆걸음질은 어떻게 할 건가요?' 했더니 옆걸음질도 안 한다고 하더라."

윤여준 전 장관을 설득하는 자세 또한 전에 없이 강경했다. 윤 전 장관은 "나느 안 한다 안 하다 하면서 뒷걸음질 치는데 계속 따라오면서 요구를 하니까.."라고 말했다. "안철수 의원이 '나를 대통령으로 만들어달라는 뜻이 아니다. 새정치를 구현해야 되는데 이게 제 힘으로 부족합니다. 장관님 평소에 늘 주장하던 것이 새정치였지 않습니까? 그러데 왜 지금 와서 안 도와주시는 겁니까?' 라고 말하니..." 예전에 자신이 알던 안철수와는 달라진 모습으로 새정치라는 명분을 들이대니 빠져나갈 구멍이 마땅치 않았다는 것이 윤여준 전 장관의 설명이다.

그러나 대한민국 3대 미스터리 중 하나, '안철수의 새정치가 무엇인가'에 대해서는 합류를 결정한 윤여준 전 장관 또한 구체적 답을 가지지 못한 것 같다. "(안철수 의원이 말하는) 새정치라는 라는 것이 구체적으로 뭔지 제가 알길은 없으나, 새정치라는 건 내가 98년에 이회창 총재 모실 때부터 꾸어왔던 꿈이고...(중략) 얘기를 맞춰봐야지 이제." 안철수의 새정치와 자신의 새정치가 같은지 다른지는 잘 모르겠지만, 이제부터 서로의 생각을 조율해나가겠다는 뜻이다. 적어도 새정치추진위원회의 공동위원장직이 될 인물 정도면, 전국민이 궁금해하는 안철수의 새정치의 구체적인 의미를 해설해줄 수 있을 거라 기대했지만, 실망했다.

안철수 연합 500


안철수 의원은 현재 야권에서 가장 높은 지지율을 보유하고 있는 유력한 차기 대선 주자다. 아직 만들어지지도 않은 안철수 신당 또한 국회에 127석을 가지고 있는 제1야당 민주당의 세 배 가까운 지지도를 기록하고 있다. 합리적 보수주의자이자, 탁월한 전략가로 알려진 윤여준 전 장관이 영입은 앞으로 안철수 신당이 지방선거를 치르는데 분명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다만, 그 이전에 안철수 의원에겐, 힘들게 모신 공동위원장조차 아직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안철수의 새정치'의 실체를  국민들에게 설명해야 할 과제가 남아 있다. 안 의원이 대선 출마를 선언하면서 정치에 뛰어든지는 벌써 15개월이 지났다. 지방선거는 고작 5개월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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