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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물관 건립 기부금 받더니…활동비로 '펑펑'

<앵커>

경기도의 한 사단법인이 고구려 박물관을 짓겠다면서 13억 원을 기부받았습니다. 그런데 박물관 건설은 시작도 안했고 이미 기부금 절반을 활동비라고 써버려서 경찰이 수사에 나섰습니다.

채희선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 2007년, 경기도의 한 체육관.

시민 수백 명이 모인 가운데, 모금 행사가 열렸습니다.

고구려 역사박물관 건립에 써 달라며 시민들이 줄지어 기부금을 냅니다.

한 어린이는 동전이 가득 찬 저금통을 내놓기도 합니다.

[이진주/시민 : 기부한다는 것은 고구려 박물관을 짓는다는 좋은 뜻이 있었기 때문에 기부한 건데….]

사단법인 고구려역사문화보존회가 모은 기부금은 13억 6천여만 원입니다.

고구려역사박물관 건립 예정지 중 한 곳입니다.

계획을 밝힌 지 7년 째지만 착공은커녕 수풀만 우거져 있습니다.

기부금만 모아놓고 박물관 건립에는 손을 놓고 있었던 겁니다.

게다가, 전체 기부금의 절반이 넘는 7억 7천만 원은 활동 경비로 써 버렸습니다.

[고구려역사문화보존회 직원 : (사용한 경비 중) 인건비가 보통 절반이죠. 또 (홍보비로) 1년에 2억 원을 계약했어요. 홍보비로 다 사용한 거죠.]

하지만, 현행 기부금 법에 따르면 모금액의 13%, 즉 1억 7천만 원까지만 모금을 위한 경비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6억 원이나 법을 위반해가며 쓴 겁니다.

안전행정부가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습니다.

[경찰 : 7억 7천만 원 정도를 홍보비로 사용했는데 홍보비 사용처를 수사할 예정이에요. 기부금품을 모집해서 정치 자금으로 사용했든 아니면 개인적으로 썼던지.]

경찰은 기부금이 정치권으로 흘러갔을 가능성을 열어 두고 기부금 사용처에 대해서 수사를 확대하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김세경, 영상편집 : 우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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