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와 라이벌”
▷ 한수진/사회자:
짜증나고 답답한 세상일을 유쾌한 맞수다로 풀어보는 시사 맞수다. 오늘도 까칠 두문정치전략연구소 이철희 소장과 어당칠 인천대 경제학과 조전혁 교수와 이야기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두 분 안녕하십니까.
▶ 조전혁 교수 / 인천대 경제학과 & 이철희 소장 / 두문정치전략연구소:
안녕하십니까.
▷ 한수진/사회자:
라이벌. 살면서 라이벌 이다. 할 만한 사람, 경험이 있는지 알고 싶은데요.
▶ 조전혁 교수 / 인천대 경제학과:
저는 그렇게 라이벌 의식을 느끼지 않아서요. 제가, 라이벌 이다. 이렇게 생각했던 적은 별로 없던 것 같습니다. 두 가지이죠. 라이벌 이라기보다는, 야 저놈 얄밉다. 혼내주고 싶다. 이런 케이스와 저 친구와는 친해지고 싶다. 이런 케이스는 있었지만 제 성격이 이상한건지. 라이벌이라고 느낀 적은 별로 없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혼내주고 싶다. 전교조. 이런 거군요.(웃음)
▶ 이철희 소장 / 두문정치전략연구소:
누구에게 지기 싫다고 하면 그게 라이벌 이죠.
▶ 조전혁 교수 / 인천대 경제학과:
저는 지기 싫다. 라는 것이 내가 억울한 일을 당했을 때 그 때 끝까지 붙어 보자이지. 그 외에 다른 것 가지고 지고 이기고 이런 것은 제 성격이 안 맞습니다.
▶ 이철희 소장 / 두문정치전략연구소:
저는 단짝은 있었어요. 1, 2, 3학년 내내 단짝이었어요. 그 친구랑 대학 들어올 때 갈라섰죠.
▷ 한수진/사회자:
3년 내내 붙어 다니면 원수 되지 않나요. 아무리 친한 친구라도요.
▶ 이철희 소장 / 두문정치전략연구소:
고등학교도 같이 갔어요. 그 때는 같은 반이 안 되었는데, 그 친구는 저보다는 공부를 좀 더 잘 한 것 같은데요. 저는 재수를 했는데 그 친구는 부산대를 갔고요. 묘하더만요. 우리 사회가 그런 것 같은데, 제가 그 친구보다는 공부를 못했는데 저는 재수해서 억지로 서울을 갔거든요. 서울에서 대학 나온 사람과 지방에서 대학 나온 사람이 사회생활 하니까 차이가 좀 나기 시작하더라고요. 그 친구 보면 마음이 안 편하죠.
▷ 한수진/사회자:
지방대 너무 괄시해요. 그쵸?
▶ 이철희 소장 / 두문정치전략연구소:
문제이죠. 옛날에는 부산대가 좋았어요. 고대, 연대보다 더 좋다고 했거든요. 갈수록 직장 찾고 이런 곳에서 밀리기 시작하니까 조금 어려움이 있는 것 같더라고요. 그 친구가 딱 그 지점에서 그랬어요. 보면 마음이 짠하죠.
▷ 한수진/사회자:
고등학교 시기라는 때가 정체성을 형성하는 그런 시기라고 하는데 그 이후로 삶의 방향이 갈릴 때, 그러고 나서 다시 만나고 나면 묘한 감정이 들고 그런 친구들이 있잖아요.
▶ 조전혁 교수 / 인천대 경제학과:
제가 성격 자체가 예민하거나 그러지 못해서 사실 그런 감정은 없어요.
▷ 한수진/사회자:
한마디로 조 교수님은 라이벌이 없었다. 오늘의 주제. 라이벌 입니다. 그래서 제가 라이벌에 대해서 여쭈어 본 것인데요. 스포츠 세계에서도 보면 유명한 라이벌 많잖아요.
▶ 조전혁 교수 / 인천대 경제학과:
홍수환, 염동균이라고 옛날에 권투선수 두 분이 라이벌 이셨죠.
▷ 한수진/사회자:
그런 이름들도 나오네요. 정치판도 그런 것 같습니다. 지난 주말 민주당 전당대회가 열렸는데요. 김한길 의원이 라이벌 이용섭 의원을 누르고 당 대표에 선출되었습니다. 그래서 오늘 주제를 라이벌로 잡아보았습니다. 어떻습니까. 예상된 결과라고 봐야 하나요.
▶ 이철희 소장 / 두문정치전략연구소:
생각보다 부진했어요. 막판에 전략이 실수이었다고 봐요. 너무 친노 색깔이라고 할까요. 일부 결집은 되었을지는 모르지만 오히려 프레임이 좁혀져 버려서 득표 기간이 줄어들었다고 생각해요. 선거는 사실 구도 싸움이거든요. 지금 말씀하시는 것처럼 선거판에서야 두 사람이 경쟁자 이었습니다만 정치 이력으로 보면 라이벌이라고 보기는 어렵죠.
▷ 한수진/사회자:
김한길 의원의 라이벌 이라고 하면요
▶ 이철희 소장 / 두문정치전략연구소:
그 분은 정치권 용어를 쓰면 전략가라는 표현을 많이 쓰거든요. 민주당을 놓고 보면 이해찬 전 대표와 라이벌 이었지요. 두 분이 연배가 같고요. 52년생일 겁니다. 저랑은 띠 동갑이고요. 두 분 다 김대중 대통령 만들 때도 공신이었고 노무현 대통령 만들 때도 두 분 다 공신이었거든요. 한 분은 총리까지 거쳤고 한 분은 장관했고요. 상당히 라이벌 이었고 그래서 작년 6월 9일 전당대회가 사실 두 라이벌이 당 대표를 놓고 격돌했거든요. 그 때가 재미있었어요. 왜냐하면 계속 김한길 대표가 앞서다가 막판에 모바일 득표에서 뒤집혀 버렸거든요. 이른바 모바일심에서 졌다고 해서 이해찬 대표가 이겼고요. 이번에는 이해찬 의원이 직접 나오지는 않았지만. 이해찬 의원 쪽이 지지하는 쪽이 졌으니까 굳이 하자면 1승 1패가 될 수 있겠죠.
▶ 조전혁 교수 / 인천대 경제학과:
당 대표가 되셨으니까 당 대표로서 라이벌은 앞으로 안철수 의원이 라이벌이 될 수 있지 않나. 생각하고 있습니다. 민주당 전체 입장에서 보면 소위 말하는 안철수 현상이라고 하는 것과 싸워야 하고요. 그런 측면에서 보면 진두지휘 하시는 분이 김한길 대표가 되실 것이고 안철수 현상이라는 것에는 안철수라는 의원이 있지 않습니까.
▷ 한수진/사회자:
김한길 대표가 안철수 의원과는 친하지 않나요.
▶ 이철희 소장 / 두문정치전략연구소:
민주당 사람들 중에는 친하다고 알려져 있죠. 민주당과 안철수 세력이 라이벌 관계인 것은 분명합니다. 안철수 의원의 라이벌은 야권 내에서만 보면 박원순 시장이나 문재인 의원이나 이런 분이 되겠죠.
▷ 한수진/사회자:
박원순 시장. 박원순 시장 하시니까 조전혁 교수님 말씀이 생각이 나네요. 평소에 라이벌이라고 주장하시잖아요.
▶ 조전혁 교수 / 인천대 경제학과:
정치적으로 보면 라이벌이 되겠습니까. 초선하다가 공천도 못 받고 나와서 그런데, 한 번 재미있는 일이 있었어요. 지난 주에 이대 특강을 갔는데 박원순 시장께서 직업 창출 이론을 가지고 아주 재미있는 이야기를 했더라고요. 농부들이 자기 농산품 팔아보았다가 안 팔린다. 그래서 그 사람들을 코디네이션 할 수 있는 코디네이터를 두면 코디네이터 라는 직업이 하나 생긴다. 이러더라고요. 생각해보면 그 코디네이터를 코디네이팅 하는 만들 수 있고 그 코디네이터를 코디네이팅하는 사람을 코디네이팅 하는 사람들, 이게 무한 개의 직업이 창출되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페이스북에 올렸죠. 예수님 [오병이어] 기적을 뛰어넘는,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무한리필 직업창출 이론. 아 박원순!!! 이라고 했는데요.
▶ 이철희 소장 / 두문정치전략연구소:
그런 걸 말꼬리 잡는다고 하는 겁니다. 좋게 들으시면 되지. 삐딱하게 들으십니까.
▶ 조전혁 교수 / 인천대 경제학과:
그냥 정치인 같으면 그런 이야기를 할 수 있는데 서울 시장 같은 경우는 정치인이자 행정가이거든요. 실제로 직업을 창출하는 이런 역할도 해주어야 하는데 문제는 직업은 근본으로 돌아가면 생산에서 생깁니다. 그 생산 과정이 없는 상황에서 직업 창출을 한다고 믿고 있으면 그건 시장으로서 굉장히 잘못된 생각을 한다. 이런 측면에서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있어요.
▶ 이철희 소장 / 두문정치전략연구소:
유통은 직업 아니에요?
▶ 조전혁 교수 / 인천대 경제학과:
유통 직업 맞죠. 창조적 생산 활동 자체가 창출되는 것이 직업이 되야하는 부분인데 그냥 있던 직업 하에서 뜯어먹고 나눠먹고 해서는 절대 직업이 영어 표현을 쓰면 decent(제대로 된) 한 직업은 안 생깁니다.
▷ 한수진/사회자:
박원순 시장께서는 SNS에 답글은 남기셨어요?
▶ 조전혁 교수 / 인천대 경제학과:
시장님이 직접 하시는지 모르겠어요.
▶ 이철희 소장 / 두문정치전략연구소:
직접 하세요.
▶ 조전혁 교수 / 인천대 경제학과:
“과한 말씀ㅋㅋ“ 하면서 왔는데 내가 약간 조롱성으로 했거든요. 그걸 가지고 알고 웃으신 건지.
▶ 이철희 소장 / 두문정치전략연구소:
거기서 끊어야 해요. 더 나가면 이상해져요.
▷ 한수진/사회자:
박원순 시장께서는 라이벌을 누구라고 생각하실까요.
▶ 이철희 소장 / 두문정치전략연구소:
본인은 본인을 라이벌로 생각하는 것 아닌가요.
▶ 조전혁 교수 / 인천대 경제학과:
안철수 있을 수 있고요. 잠룡으로 숨어있는 분들 일수도 있고요.
▷ 한수진/사회자:
잠룡들이 이번에 잘 안보이는 것 같아요. 언제쯤이면 보일 수 있을까요.
▶ 이철희 소장 / 두문정치전략연구소:
김무성 의원이 라이벌 아닐까요.
▶ 조전혁 교수 / 인천대 경제학과:
그건 본게임에서 그렇게 될 수 있습니다. 김무성 의원 같은 경우는 일약 지난번에 박근혜 후보. 선대 본부장을 하셨죠. 어떻게 보면 당 대표 후보 정도에서 대선 후보 급으로 일약되어버렸죠.
▶ 이철희 소장 / 두문정치전략연구소:
저는 약간 좀 과하다는 생각했었어요.
▷ 한수진/사회자:
김무성 의원 하면 떠오르는 강한 이미지가 없지 않나요.
▶ 조전혁 교수 / 인천대 경제학과:
기자들이 붙여준 별명이 무대라고 하거든요. 그게 김무성의 ‘무‘ 자에다 대장. 대장 이미지가 사실 있죠. 제가 볼 때는 김문수 지사 같은 분이 라이벌이 되지 않을까 싶은데요.
▷ 한수진/사회자:
새누리당과 민주당. 당 사이에도 라이벌이 있는 것 아닙니까. 몇 년 동안 보면 라이벌 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처참할 정도로 확 기우는 것이죠. 어떻게 보세요.
▶ 이철희 소장 / 두문정치전략연구소:
그렇죠. 승률만 따져도요. 97년 대선부터만 따져도 대선은 2승 2패로 호각일 수 있겠지만 총선은 민주당이 한 번 이겼죠. 어떤 분이 조사한 바에 의하면. 88년 이후이던가요. 야당이 이긴 것이 몇 번 없더만요.
▶ 조전혁 교수 / 인천대 경제학과:
이긴 기억이 별로 없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그런데 이런 말도 있잖아요. 민주당이 아사다 마오 같다. 이런 표현 들어보셨어요?
▶ 이철희 소장 / 두문정치전략연구소:
그건 그럴 수 있겠는데 새누리당이 김연아다. 이러면 기분 나쁘네요.
▶ 조전혁 교수 / 인천대 경제학과: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속된 말로 ‘자뻑’ 있지 않습니까. 지난 대선도 사람들이 다 예상하기에는 민주당이 질 수 없는 선거를 했다. 그렇지 않았나요.
▷ 한수진/사회자:
왜 그럴까요. 왜 이렇게 될 수밖에 없나요.
▶ 조전혁 교수 / 인천대 경제학과:
사람들이 MB정부 실패했다고 평가를 많이 했지 않습니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새누리당이 재집권 했다는 말입니다. 그런 측면에서 보면 대선 주자 개개인이 가지고 있는 경쟁력이랄까. 그것도 중요할 수 있다고 생각을 하고요. 가만히 생각해보니까 우리나라 역대 대통령 중에 들이받지 않고 대통령이 되지 않은 분은 없던 것 같습니다. 기존 질서에 순응하고 대통령이 된 케이스는 없는 것 같고요.
▶ 이철희 소장 / 두문정치전략연구소:
그러면 김무성 의원도 들이대야 하겠네요. 지난 재보궐 선거에 나와서는 박근혜 정부의 성공을 위해서 모든 것을 던지겠다고 했잖아요.
▶ 조전혁 교수 / 인천대 경제학과:
지금은 정권 초기이니까요. 의원이라는 것이 사실 제가 계속 이야기하지만 헌법 기관이지 않습니까. 그리고 기본적으로 아무리 여당이지만 여당이기에 앞서 국민의 대표이기 때문에 정부가 잘못한 것은 견제할 것은 견제를 해야죠. 저는 그건 기본이라고 생각합니다.
▷ 한수진/사회자:
민주당은 이번에 아주 반성 강하게 한 것 아닌가요. 그런데도 별 효과가 없어요.
▶ 이철희 소장 / 두문정치전략연구소:
민주당은 지금부터일 거예요. 큰 선거를 네 번이나 졌잖아요. 조바심 내서 단시일 내에 재기하겠다. 이것은 좀 무리인 것 같고요. 돌이켜보면 07 대선, 08년 총선에서 민주당이 졌잖아요. 그런데 2010년 지방선거에서 살아난 것이 독이 된 측면도 있다고 봅니다. 너무 일찍 살아났다. 그것은 두 분의 대통령의 서거라든지. 이런 상황과 맞물려서 그런 것이거든요. 그렇기 보다는 밑바닥에서 차근차근 성장해 왔다면 이번 대선에서 민주당이 더 잘했을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본인들 실력 이외의 우연적 계기, 외부적 계기에 의해서 붐업이 되니까 약간 방심하고 자강의 노력을 안 한 것도 있는 것 같아요. 세상은 저절로 좋아지지 않는다. 내지는 정당은 우연히 집권할 수 없다. 라는 말이 맞는 것 같아요.
▶ 조전혁 교수 / 인천대 경제학과:
민주당 입장에서는 지방 선거 같은 곳에서 소위 좌파세력들. 그 세력들하고 선거 연대하지 않았습니까. 그게 오히려 독이 된 것 같고요. 그래서 몇 석 더 차지할 수 있었지만 민주당 입장에서는 정체성 혼란을 가져와서 결국은 그게 중요한 순간에 국민들 등 돌리게 만드는 부분이 되었지 않습니까. 그런 것부터 하나하나 정리를 해야지. 제가 보기에는 국민들에게 사랑받고 지지받을 수 있는 정당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생각을 하고요.
▷ 한수진/사회자:
하여튼 건강한 힘의 균형이 이루어져야 하는 것이 라이벌이지 않을까. 그 균형이 무너지면 생각보다 바람직하지 못한 결과가 더 많은 것 같아요.
▶ 이철희 소장 / 두문정치전략연구소:
건강한 라이벌이 되려면 상대를 존중해야 해요. 저 사람이 잘 되면 내가 못 되고 내가 잘 되면 저 사람이 못되고 이렇게 제로섬 게임으로 보지 말고요. 서로 파트너십을 갖고 가야 라이벌 관계라는 것이 건강하고 생산적이지. 그렇지 못하면 소모적이고 상대를 부정하게 되니까요. 그게 지금까지 우리가 말하는 낡은 정치이거든요.
▶ 조전혁 교수 / 인천대 경제학과:
사람 간 라이벌 관계 같은 경우는 우리가 피부에 잘 안 와 닿는데 사실 기업 간 라이벌 관계를 보면 소비자들에게 유용합니까. 예를 들어서 삼성과 LG가 가전에서 계속 싸우지 않습니까. 그러다보니까 계속 기술 혁신을 하고 고심하면서 라이벌 관계를 만드니까 사실 우리나라 가전제품들이 전 세계적으로 성장하지 않았습니까. 그런 측면에서 보면 건강한 라이벌 관계는 국민들에게 도움이 되는 것이죠.
▷ 한수진/사회자:
오늘 라이벌을 화두로 해서 이야기를 나누어 봤고요. 우리 정치의 발전을 위해서, 여러 가지 면에서 건강한 라이벌들. 경쟁력이 될 라이벌들. 멋진 승부를 기대해 볼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갖게 됩니다. 오늘 두 분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