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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싸이카 보호복, 넉 달째 먼지만 수북

<앵커>

지금 제 옆으로 보이는 옷이 경찰이 지난해 지급한 오토바이 교통경찰, 그러니까 싸이카 대원의 새 보호복입니다. 그런데 어찌된 일인지 실제로 이 보호복을 입은 경찰관을 보기가 쉽지 않습니다.

채희선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기자>

짙은 선글라스에 검정 부츠, 위엄있는 유니폼이 상징인 경찰 싸이카 대원.

계절에 따라, 의전 용도에 따라 복장도 여러 가지입니다.

그런데 한 경찰 창고 한쪽에 포장조차 뜯지 않은 보호복이 한가득 쌓여 있습니다.

경찰이 지난해 11월에 지급했던 새 특수 보호복입니다.

안전성을 강화해달라는 경찰 내부 의견을 수렴해 제작했다는데 넉 달째 먼지만 뒤집어쓰고 있습니다.

[경찰 : 올 겨울에는 한번도 안 입었죠. 글쎄요. 업체 잘 못인지 누가 잘못했는지 모르겠는데, 너무 크게 나온 거죠. 치수를 재고 갔어야 하는데 기성복 팔 듯이 팔아 버린 거죠.]

몸에 꼭 맞아야 하는 보호복 특성을 무시한 채 치수를 재지 않고 제각각 치수를 적어 내라고 해 주문했다는 겁니다.

몸에 맞지 않으니 팔꿈치나 무릎 보호대의 위치가 틀어져 안전도 담보할 수 없습니다.

[경찰 : 보호대가 팔꿈치나 무릎 같이 제 위치에 있어야 사고가 나도 크게 안 다치는데, 옷이 커버리니까 위험하죠.]

입어본 대원은 옷감이 뻑뻑해 수신호를 하기도 불편하다고 말합니다.

특수천이다 보니 수선하기도 어렵습니다.

[경찰 : 중간중간 내려서 수신호도 해야 하거든요. 다른 차 통제도 해야하고, 불편하죠. 저도 입어봤는데 옷이 뭐라고 할까요. 뻑뻑하다고 할까요. 착용감이 질겨요.]

경찰이 제작을 의뢰한 업체를 찾아가봤습니다.

조달청의 공개 입찰 통해 계약한 특수복 제작 업체라는데, 눈에 띄는 것은 교복 등 일반 의류뿐입니다.

[업체 직원 : 저희들은 아시다시피 원단작업을 위주로 하는 데지 특수복은 거의 안해요. 그런 거는 특수복 업체로 하는 것이 좋아요. 오토바이복이나 경 정복같은 것은. (경찰 입찰 받으면서 오토바 이 보호복은 이번에) 처음 만들었어요.]

경찰은 실수를 인정하면서도 일부 보호복에 문제가 있었다고 해명합니다.

[경찰청 장비과 직원 : 사이즈 신청하면서 혼선이 있어서 그랬던 거고, 품질 문제는 조금씩 조금씩 개선해 나가야죠. 여론을 다시 한번 파악해서….]

전국 싸이카 대원에 지급한 보호복은 650벌, 치수가 안 맞고 불편하다는 보호복에 들어간 예산은 2억 원이 넘습니다.

(영상취재 : 김세경·김태훈, 영상편집 : 박춘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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