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들 입장에서는 얼리 어답터(제품이 출시될 때 가장 먼저 구입해 평가를 내린 뒤 주위에 제품의 정보를 알려주는 성향을 가진 소비자군)인 청소년들이 거꾸로 2G폰으로 회귀한다니 그것 자체가 뉴스입니다. 이 학생들은 왜 2G폰으로 바꿨을까요.
스스로 바꾼 이도 있고, 부모의 반 강요(?)도 있었습니다. 대부분 공부에 집중이 안된다는 이유였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공부 좀 할라치면 수신되는 카카오톡. 특히 수다떠는 걸 좋아하는 여학생들은 SNS가 문제라고 지적했습니다.
실제로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에서 최근 연구결과를 발표했는데요, 휴대폰에 대한 의존도가 남학생보다 여학생이 더하고, 학업성취도에 영향을 주는 것도 남학생보다는 여학생이 더하다는 내용이었습니다. 관계를 중요시하는 여학생의 경우 카카오톡이나 문자에 꼭 답을 하고, 이를 통해 관계를 확인하려는 마음이 결과로 나타났던 모양입니다.
수요가 적은 만큼 통신망을 유지하고, 새로운 제품을 출시하는데 드는 비용이 기업 입장에서는 낭비로 볼 수도 있겠습니다만, 소비자 입장에서는 2G폰에 대한 욕구가 여전히 있는데, 서비스를 일방적으로 중단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아 보입니다.
잠깐 얘기가 삼천포로 빠졌습니다. 취재 마지막에는 제게도 추억이 있는 노량진의 한 재수 종합반에 들렸는데요, 한 반의 4분의 1 가량의 수험생이 2G폰을 쓰고 있었습니다. 한 번의 실패를 겪은 뒤라 더 절실하기 때문이고, 그만큼 스마트폰에 빼앗기는 시간까지 아끼고 싶었던 겁니다. 대학 합격증과 함께 스마트폰으로 바꾸겠다는 얘기를 들었는데, 부디 좋은 결과 얻기를 속으로 빌어주고 나왔습니다.
앞서 언급했던 연구를 담당한 성은모 박사는 스마트폰이 학업에 안 좋은 영향을 주기는 하지만, 교우관계같은 부분에서는 일부 긍정적이 효과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습니다. 결국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독이 될 수도 있고 약이 될 수도 있다는 점입니다.
그간 스마트폰 중독에 대해서 수 차례 취재해 본 바에 따르면, 오래하는 것은 무조건 좋지 않습니다. 특히 청소년의 경우 뇌발달에도 악영향을 줄 가능성이 높습니다. 자제력이 부족한 청소년의 경우 중독되는 것 자체가 쉽기도 합니다. 누군가 주위에서 올바른 사용법을 일러주고, 스마트폰이 가져다 주는 이기만을 취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필요합니다.
기사 말미에도 언급했지만, 스마트폰 쓰는 시간을 줄이면 가족과, 또는 친구와 얼굴을 마주보고 대화하는 시간이 늘어날 겁니다. 언제부턴가 실제 미소보다는 화면 속 '^.^' 기호가 더 익숙해진 듯 합니다. 지금부터라도 고개를 들어 내 앞에 있는 이를 향해 미소를 띄워주심이 어떨런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