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실험은 강원도 평창에서 자동차 환경 연구소 김경배 위원과 대덕대학교 자동차학과 이호근 교수와 함께 2박 3일 동안 실시했습니다. 모두 다섯 종류의 보조 제동 장비를 살펴봤는데요, 고무 형태로 된 우레탄 체인, 쇠사슬로 된 와이어 체인, 타이어에 양말을 씌운 형태의 직물형 체인, 타이어에 뿌리면 송진처럼 끈적끈적해 눈길에서 마찰력을 높여준다는 스프레이형 체인 그리고 겨울용 타이어가 그것들이었습니다. 실험의 공정성을 높이기 위해 각 제품마다 평균 5번씩 실시했고, 속도도 시속 40km에 맞췄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가장 덜 미끄러지는 장비는 직물형 체인이었습니다. 가장 짧은 제동 거리가 19.74m 였고, 많이 미끌어져도 20.64m를 넘지 않았습니다. 아무 장비도 장착하지 않은 차량이 평균 30m 정도 제동 거리가 나왔으니까 꽤 효과가 있는 셈이지요. 하지만 단점도 있습니다. 직물형 체인은 아무래도 천이기 때문에 눈 덮인 도로를 벗어나기라도 한다면 쉽게 찢어지는 경향성을 보였습니다. 게다가 한번 사용하면 재활용은 거의 불가능하죠.
그 다음으로 효과가 있는 장비는 겨울용 타이어였습니다. 직물형 타이어보다 3~4m 더 미끄러지긴 했지만 다섯 가지 제품 중에선 두 번째로 제동 거리가 짧았습니다.
운전자들이 가장 보편적으로 사용하는 우레탄 체인은 세 번째로 효과가 있었습니다. 최소 24.74m에서 최대 27.9m까지 제동 거리가 나왔습니다. 시중 가격대는 4만5천 원부터 8만 원대까지 다양한데요, 가격 대비 효과는 그런대로 나쁜 편은 아니지요. 다만 우레탄 체인을 바퀴 두 개에 끼우는데 초보자의 경우 최소 1시간 이상이 걸리는 등 장착 시간이 길었습니다. 여성 운전자들의 경우 이 점을 감안하셔야 할 것 같습니다.
같은 체인 종류지만 쇠로 된 와이어 체인이 우레탄 체인의 뒤를 이었습니다. 쇠로 돼 있어 우레탄 보다는 효과가 더 좋을 줄 알았는데 결과는 조금 의외였습니다. 가격대는 2만 원 선으로 상대적으로 저렴한 편이지만 우레탄 체인과 마찬가지로 진동과 소음이 크고 눈길이 아닌 곳을 달릴 경우 자칫 끊어지면 자동차 바퀴축이나 브레이크 센스를 건드려 자동차에 손상을 줄 수도 있습니다. 실제 이번 실험에 동원된 중형차 한 대가 장착한 체인이 끊어지는 바람에 브레이크 센스가 고장났고 바퀴를 감싸는 범퍼가 부서지는 사고가 있었습니다.
![이미지](http://img.sbs.co.kr/newimg/news/20130205/200641784.jpg)
마지막으로 스프레이형 체인에 대해 설명 드리겠습니다. 장착과 탈착할 필요 없이 타이어 표면에 뿌리기만 하면 어느 정도 성능이 있다고 해서 실험해 봤는데 결과는 만족스럽지 못했습니다. 물론 한번 뿌리고 두 번씩 주행해서 그럴 수도 있겠지만 제동 거리가 29.33m에서 36.88m까지 큰 편차를 보였습니다. 말 그대로 눈 속에 파묻혀 옴짝달싹 못할 때나 눈 내린 짧은 오르막길을 운전할 때 사용한다면 그런대로 효과를 볼 수 있겠지만 나머지 경우에는 회의적이라는 게 전문가의 의견입니다. 게다가 바퀴에 정확히 조준해서 뿌리지 않고 자칫 차체에 뿌릴 경우 얼룩이 생길 수 있기 때문에 이 점 주의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