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수업이 끝난 후, 녹화된 화면을 돌려보면서 제게는 더 큰 다른 종류의 걱정이 생겼습니다. 처음 우려했던 것과 달리 많은 아이들이 시도때도 없이 스마트폰에 빠져 있는 모습을 보면서, 이건 생각했던 것보다 너무 심하지 않은가 싶은 마음이 든 겁니다. 충격이 적지 않았습니다.
이 공간을 빌어 먼저, 촬영을 허락해주신 교장, 교감 선생님과 담임 선생님들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외식 자리 촬영을 선뜻 도와주신 가족분들께도 더할 나위 없이 감사드립니다.
촬영은 학교에서는 선생님들만, 외식 자리에서는 부모님들만 아시는 상태에서 진행됐습니다. 별다른 조건 없이 이 날 하루만큼은 아이들에게, 자녀들에게 스마트폰 사용과 관련해 별다른 제지를 하지 말아달라고만 부탁드렸습니다. 도와주셔서 다시 한번 감사합니다.
아이들이 모르게 하려다보니, 이른 아침 등교 시간 전에 카메라를 설치해야 했고, 모두 6대의 카메라에서 각각 6시간 넘게 촬영된 분량을 모니터하다보니 그 양도 엄청났습니다. 다행히 수업시간에는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친구들이 없었지만, 교실 문을 열 때부터 스마트폰을 손에 쥐고 있던 친구들은 쉬는 시간에도 좀처럼 스마트폰을 손에서 내려놓지 못했습니다.
친구들과 한참 떠들고, 뛰어놀아야 할 쉬는 시간과 점심 시간에 고작 4-5인치 밖에 안되는 화면에 갇혀 헤어나오지 못하는 아이들. 각자의 삶 속에서 일어난 일들을 나누고, 정을 나눠야 할 가족과의 식사 시간에도 스마트폰에 갇힌 아이들.
하지만, 사용을 제지하려 할 때마다 전쟁을 치뤄야 하기 때문에, 각자의 삶이 바쁘기 때문에 가정에서 아이들의 스마트폰 사용을 막기란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어떤 학교에서는 스마트폰이 소위 문제 학생을 쉽게 컨트롤 할 수 있는 순기능도 있다고 얘기합니다. 다른 친구들 수업을 방해하지 않고 하루종일 스마트폰만 만지작거리다 하교하기 때문입니다. 이런 갈등과 예상치 못한 순기능(?)이 있다고 할 지라도, 아이들의 스마트폰 사용을 제한해야 할 또 다른 이유가 있었는데요,
취재 중에 만난 한 어머니는 우리 아이는 그럴리 없다며 결과지를 받아보고도 믿을 수 없다는 태도를 보이셨습니다. 물론 검사 결과를 믿고 싶지 않으셨을테고, 의심조차 해 본적 없으시겠지만, 우리 아이들 중 상당수는 이미 스마트폰 때문에 건강에 문제가 생겼을 수도 있는 겁니다. 10대 청소년의 스마트폰 중독은 사실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닙니다. 벌써 사용 제한에 대한 입법 청원 운동이 일어나고 있을 정도로 사회 구성원 상당수가 알고 있는 문제입니다. 하지만 설마 우리 아이는 괜찮겠지, 잠깐 저러다 말겠지 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지요.어른들은 잘 모를 수도 있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