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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생사람 잡는 다이어트 약, 그래도 드시겠습니까?

부작용은 물론 '요요 현상' 불가피

[취재파일] 생사람 잡는 다이어트 약, 그래도 드시겠습니까?
개인적으로도 관심이 가는 아이템이라 조금 더 자세히 알아봤습니다. 저도 그동안 수차례 시도했지만 번번이 실패했던 다이어트. 바야흐로 노출의 계절, 바캉스 시즌이 시작된 만큼 특히 젊은 여성분들이 관심 가질만한 '살과 다이어트' 이야기를 해보려 합니다.

최근 인천공항 세관에 한 무더기의 알약 꾸러미를 숨겨 들여오던 40대 여성이 적발됐습니다. 가방 안에는 형형색색의 알약 3만5천여 정이 들어 있었는데요, 이른바 태국산 '얀희 다이어트' 약으로 성인 150명이 1달간 복용할 수 있는 양이었습니다.

남자들은 생소한 이름일 테지만 ‘얀희 다이어트’는 이미 인터넷 상에서, 특히 젊은 여성들 사이에서 선풍적인 인기 아이템이었습니다. 셀 수도 없을 만큼 많은 복용 후기가 인터넷 카페와 블로그를 장식하고 있었고, 효과를 보고 있다는 내용이 대부분이었습니다. 먹기만 하면 살이 쑥쑥 빠진다는 마법의 약, 이쯤 되면 저 같이 살을 빼고 싶은 사람이 관심을 안 가지려야 안 가질 수 없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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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얀희’라는 이름은 태국의 한 종합병원 이름입니다. 해당 병원에서 조제해 팔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라는데, 그렇다면 ‘아무리 밀수를 해 왔어도 큰 문제가 없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처음에는 들었습니다. 물론 그랬다면 굳이 8시 뉴스에 방송하지도 않았을 겁니다.

식약청에서 ‘얀희 다이어트’ 약의 성분을 분석한 결과는 놀라웠습니다. 국내 뿐 아니라 미국 FDA에서도 그 위험성 때문에 사용을 금지한 시부트라민이 검출됐고, 반드시 몸 상태에 따라 의사의 처방을 받아야만 하는 각종 이뇨제와 항우울제, 호르몬 성분이 검출된 겁니다.

인터뷰를 위해 만난 한 대학병원 내분비과 교수는 ‘심하게 말해 정말 죽을 수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기초대사량을 비정상적으로 끌어올리는 성분이 포함돼, 호르몬 계통의 문제를 가져오기 쉽고, 장기간 복용할 경우 오히려 우울증을 유발해 자살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겁니다. 또, 섭식 중추 즉, 포만감을 느끼게 하는 신경계통에 이상이 생길 경우 거식증이나 폭식증이 나타날 수도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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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방송에 소개된 한 20대 여성 직장인은 약을 복용한 후 감기 몸살을 앓듯 며칠간 잠도 못잘 정도로 몸이 아팠고, 출근 자체가 힘들 뿐 아니라 정신이 멍한 상태가 지속돼 사회생활을 하기가 힘들 정도로 부작용을 겪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앓고 난 뒤 살이 2-3킬로그램씩 쑥쑥 빠졌기 때문에 고통을 감내할 수 있었다는데요, 그 과정이 사실 몸이 심하게 망가지고 있었던 겁니다.

그리고 정말 중요한 한 가지. 사실 이 부분에서 저도 완전히 마음을 돌릴 수 있었는데요, (엄청난 부작용을 감내하면서) 해당 약품을 평생 복용하지 않는 한 그렇게 빠진 살은 다시 찐다는 점이었습니다. 전문가는 약 속에 포함된 이뇨제 등의 성분이 빼내야 할 체지방 성분 대신 몸이 필요로 하는 수분과 근육만 빠지게 하기 때문에 요요 현상이 불가피하다고 설명했습니다. 어차피 다시 찔 살 때문에 건강을 해쳐가며 노력할 필요는 없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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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렵기만한 살과의 전쟁에서 편법은 통하지 않는다고 전문가는 조언했습니다. 굳이 별다른 노력 없이 빠른 시간 내에 살을 빼야 한다면 차라리 지방흡입이 깔끔하다고까지 얘기했습니다. 지방 흡입이라고 해서 부작용이 없지는 않겠지만, 그만큼 불법 다이어트 약품이 야기하는 부작용이 심각한 수준이라는 얘기겠죠. 물론 살이 너무 쪄도 건강에 해롭겠지만, 그 살을 다시 빼겠다며 건강을 해치는 방법을 선택하는 것도 바보 같은 행동이 아닐까요. 저도 오늘부터 밥 좀 줄이고 운동을 시작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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