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한 기업에 운명이 달려 있는 첨단 기술이 유출되는 걸 막기 위해서 보안 기술도 요즘 첨단 입니다. 이제 이런 종이 한장도 그냥 들고 나갈 수 없는 회사도 있는데요. 어떤 방법일까요?
박상진 기자가 알아봤습니다.
<기자>
경기도 이천의 한 반도체 연구소.
직원이 검색대를 빠져나오자 느닷없이 경보음이 울립니다.
[보안요원 : 서류 확인 부탁드리겠습니다.]
직원이 가진 건 달랑 종이 한 장뿐.
이 회사는 기술 유출을 막기 위해 특수 처리된 보안 용지를 쓰고 있습니다.
이 용지는 일반 사무용지와 달리 종이 속에 철심을 넣어 검색대를 지나면 소리가 나게 됩니다.
서울 가산동의 한 전자회사 연구소.
[혹시 저장매체 가지고 계신 것 있으세요? 신청서 하나 작성해주시면 되시고요.]
저장매체로 활용될 수 있는 전자기기는 반입이 일체 금지돼 있습니다.
휴대전화 카메라 렌즈는 스티커로 봉인해야 합니다.
몰래 떼었다 붙여도 흔적이 남는 특수 스티커입니다.
X레이 검색대 통과 등 항공기 탑승에 준하는 보안 검사는 필수입니다.
이렇게 보안 대책이 첨단화되는 건 기술 유출 수법이 그만큼 정교해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적외선을 이용해 사무실에 숨겨진 카메라를 찾아내는 장비까지 동원되고 있습니다.
지난 2007년부터 2011년까지 발생한 기술 유출 사건은 모두 204건.
피해 금액만 수조 원에 달합니다.
단순히 기업 차원의 손실을 넘어 국부 유출로 이어질 수 있는 기술 유출, 기업들이 보안 전쟁에 사활을 걸 수밖에 없는 이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