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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중국 떠나는 해외기업 급증

[취재파일] 중국 떠나는 해외기업 급증
지난주 중국 광둥성으로 출장을 갔다 왔습니다. 광둥성은 중국 최남단에 있는 곳으로 홍콩, 마카오와 인접해있어 최근 빠르게 경제발전을 이루고 있습니다. 지난해 글로벌 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10%의 성장률을 달성했으며 GDP 8천155억 달러로 중국 전체의 11%를 차지할 정도입니다. 면적은 17만 8천 제곱킬로미터로 우리나라보다도 넓으며 인구도 1억 5백만 명으로 우리나라의 두 배 이상입니다. 광둥성엔 천4백여 개의 한국 기업이 진출해있습니다. 제조업과 도매,서비스 업종이 주를 이루고 있습니다.

광둥성에 있는 둥관시는 전자부품 업체의 메카입니다. 삼성, 노키아, 필립스 등 세계 유수의 전자부품 업체들이 모두 자리잡고 있어 세계의 공장이라고 불리기도 합니다. 이 곳엔 150여 개의 한국 기업이 진출해있습니다.하지만 요즘 한국 기업들마다 경쟁적으로 중국을 떠나려고 하고 있습니다. 이유는 중국 정부의 혜택이 매년 줄어드는 데다가 갈수록 상승하는 인건비, 그리고 인력난 때문입니다.

먼저 중국 정부는 이 곳에 유수의 해외기업을 유치하기 위해 다양한 혜택을 줘왔습니다. 5년간 법인세를 감면해주고 공장 부지도 싸게 공급하는 등 각종 인센티브를 제공했습니다. 하지만 요즘 혜택기간이 끝나면서 더 이상 이 곳에서 공장을 돌릴 명분이 없어졌습니다.

인건비 상승 문제는 더욱 심각합니다. 매년 20% 이상씩 인건비가 오르면서 가격경쟁력을 맞추기가 어려워졌습니다. 실제로 7년전 입주한 한 한국 기업의 경우 입주 당시에 비해 두 배 이상 인건비가 올랐습니다. 사람 구하는 문제도 심각합니다. 요즘 중국의 젊은이들은 힘든 일은 하지 않으려 합니다. 경제가 발전하면서 일할 곳이 널려있는데 굳이 힘든 일을 할 필요가 없어진 것입니다. 그래서 조금만 일을 더 시키려 하면 그만두고 다른 곳으로 가는 인력이 많아 안정적인 생산을 할 수 없는 상황이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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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까닭에 중국을 떠나는 기업들이 요즘 부쩍 늘었습니다. 아까 말씀드린 7년전 입주한 기업의 경우 필리핀에 제2의 공장을 세웠습니다. 지금 공장 부근에도 부지가 있었지만 필리핀에 공장을 세운 것은 여러가지 복합적인 이유 때문입니다. 필리핀은 중국에 비해 임금 수준이 60% 수준입니다. 여기에 필리핀 정부가 해외기업을 유치하기 위해 다양한 혜택을 주고 있습니다. 근로자들의 숙련도는 약간 떨어지지만 일할 사람도 많습니다. 가격 경쟁력을 맞추기 위해 이렇게 동남아 등지로 떠나는 외국 기업들이 늘어난 것입니다.

둥관에 있는 150여 개 한국 기업 가운데 3분의 1 정도가 이미 동남아로 이전을 했거나 이전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완구나 신발업종의 기업들이 떠났지만 이제는 전자부품 등 첨단 업체들도 동남아 이전에 동참하고 있습니다. 중국 당국이 뒤늦게나마 이전 기업을 붙잡기 위해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지만 별 효과가 없습니다. 이미 눈높이가 높아질 대로 높아진 중국 근로자들을 붙잡을 동력이 없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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