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때 알아주는 유흥가로 잘 나가던 때도 있었지만, 근처 구월동으로 시청과 지방경찰청 등 관공서가 이전하면서 손님을 많이 빼앗겼고, 모객을 위한 특단의 대책 가운데 하나로 소위 ‘영계’ 도우미를 앞세웠다고 합니다. 이제 갓 고등학교에 입학한 여학생이나, 심지어 중학생까지 접대부로 고용했습니다. 경찰 단속 당시 촬영된 화면을 보면 한 눈에도 앳돼 보이는 모습이 참 가슴 아프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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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두 달간 경찰이 집중 단속을 벌인 결과, 250여 개 업소가 밀집한 이 곳에서 확인된 미성년자 접대부만 200명이 넘었습니다. 유흥업소 수와 거의 맞먹는 숫자였는데, 그 뒤에는 지역 조직폭력배와 이른바 ‘보도방’ 업주간의 유착이 있었습니다.
조폭과 보도방 업주들은 ‘주안 보도연합’이라는 새로운 조직을 만들고, 오로지 미성년자들만 고용해 업소들에 공급했습니다. 이들이 미성년자만 고집한 이유를 경찰은 4가지로 압축해 꼽았습니다. 대부분 가출 청소년이기 때문에 잘 곳을 마련해주는 등 약간의 편의만 제공해주면 도망가지 않을 뿐 아니라 말을 잘 듣고, 본인 스스로가 미성년자이기 때문에 신고를 안 할 뿐 아니라 ‘영계’를 찾는 손님들이 몰려들고, 성인 접대부에 비해 수입이 더 좋다는 겁니다. 실제로 성인 접대부를 공급할 경우, 시간당 2만 5000원의 봉사료 가운데 업주는 5000원을 가져가지만, 미성년자는 위험 부담 등의 이유로 업주가 1만 원을 가져갔습니다.
이쯤에서 따져봐야 할 것이 있습니다. 조폭과 보도방 업주, 미성년자 접대부, 유흥업소 업주, ‘영계’를 찾는 손님 등 여러 등장 인물 가운데 누가 가장 나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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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로, 유흥업소 업주들은 스스로를 피해자라고 주장하지만 믿기 힘들 뿐 아니라 이들이 어떻게 마음 먹느냐에 따라 상황이 전혀 뒤바뀔 수 있기 때문에 책임이 적지 않다고 판단됩니다. 이들은 조폭과 보도방 업주들이 연합해 자신들이 데리고 있는 미성년자 접대부를 부르지 않을 경우, 온갖 영업 방해를 일삼았다고 주장했습니다. 업소에 찾아와 행패를 부리고, 자신들이 데리고 있는 미성년자 접대부를 불러 앉힌 뒤 경찰에 신고해 영업정지 처분 등을 당했다는 겁니다. 울며 겨자먹기 식으로 미성년자를 고용할 수 밖에 없었다는 건데, 그 과정에서 본인들은 빠져 나갈 구멍을 다 만들어 놓았습니다. 얼굴이 다른 주민등록증을 받아 놓고도 성인인 줄 알았다며 책임을 회피한 겁니다. 손님들의 요구와 깡패들의 협박 가운데 교묘히 이득을 챙기는 수법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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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http://img.sbs.co.kr/newimg/news/201205/200568385.jpg)
대부분이 가출 청소년으로 학교도 그만 둔 경우가 많았지만, 주말에 손님들이 몰릴 경우에는 미성년 접대부들이 학교에 다니는 친구들을 불러내기도 했다고 합니다. 자기 돈 내고 술 마시고, 접대부를 부르는 것까지야 현행법상 뭐라 할 수는 없겠지만 중학생, 고등학생까지 술판에 불러들인다고 술 맛이 얼마나 나아지겠습니까. 조금 더 진지하게 고민해보고 다음에 다시 정리된 생각을 옮겨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