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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주식시장의 삼성전자 독주…200만 원 전망도 등장

시가총액의 17.5%…과도한 쏠림현상에 대한 경계도

요즘 "주식은 '삼성전자' 주식과 '이외의 주식'으로 나뉜다"는 얘기가 주식시장에서 우스갯소리 비슷하게 돌고 있다. 전체 증시는 대단한 호재도 악재도 없이 지지부진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는데 삼성전자만 '나홀로 독주' 체제를 굳히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의 질주는 거침이 없다. 주당 130만원이 눈앞인데, 시장의 기대치는 벌써 한참 더 앞서 가 있다.

증권사들은 삼성전자 주식의 목표가를 경쟁적으로 올려잡고 있다. 이달 들어서만 모두 15개 국내 증권사가 삼성전자 목표치를 올려잡았다. 외국계 증권사도 마찬가지다. HSBC는 152만원, 바클레이즈캐피탈과 UBS가 삼성전자의 목표가를 각각 150만원과 148만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이어 대신증권은 180만원으로 파격적인 목표치를 내놨다. 또 하루만에 200만원을 제시한 증권사도 등장했다. 외국계 증권사 BoA메릴린치는 새로운 주식 평가기준을 적용해 삼성전자의 목표가를 200만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이전 목표가가 150만 원이었으니까 단번에 33%나 올려잡은 것이다.

증권사들은 '삼성전자의 스마트폰은 고급시장과 보급형 시장 모두에서 시장점유율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 '스마트폰의 지속적 성장에 PC교체 싸이클이 더해져 LCD,D램, 낸드메모리 모두 성장하고 있어 비즈니스 환경 변화에 가장 최적화된 변화를 하고 있다는 점' 등을 추가상승 여력이 충분하다는 이유로 들고 있다.

이런 과정에서 삼성전자는 시가총액 기준으로 200조원을 넘어서100조원을 돌파한지 6년 6개월만에 규모가 두배로 커졌다. 명실상부한 우리나라 대표기업이 이 정도의 경쟁력을 인정받는다는 건 반가운 소식이 아닐수 없다. 하지만 대장주 삼성전자만의 독주체제, 과도한 쏠림현상에 대한 부작용을 고려해야 한다는 의견도 동시에 나오고 있다.

사실 삼성전자의 선전을 빼면 코스피는 영락없이 힘이 빠진다. 삼성전자 한 기업의 시가총액이 185조원을 넘어서 전체 유가증권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7.5%나 된다. 자연히 코스피는 삼성전자가 오르면 힘을 받고 그렇지 않으면 반대 양상을 보이는 모습이 반복돼왔다. 올들어 삼성전자 주가상승률은 20%를 넘고 있는데 반해 코스피는 12.5% 오르는데 그쳤다. 전기전자 업종이 21% 올랐지만, 비중이 절반이 넘는 삼성전자의 공이 가장 크다.

결국 주가지수가 삼성전자와 동행하는 모습 속에서 외견상으론 괜찮아 보이지만 다른 업종의 성과는 상대적으로 저조하게 나타나고 있다.  삼성전자 주가와 기타 업종의 차별화 정도가 더욱 심해지는 모습이다. 전체지수와 따로 가는, 개별종목의 부진이 심하다보니 시장 참여자들의 박탈감도 커지고 있다는 목소리도 있다.

당분간 삼성전자를 위시한 대형종목을 추종하는 움직임이 계속될 것으로 보이면서 지난해 차(자동차)·화(화학)·정(정유)'과 같은 또 다른 쏠림 현상이 나타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하지만 그때는 그나마 세가지 업종에 수십개 기업이 해당됐다. 지금은 삼성전자라는 한개 기업이 전체 주가를 좌지우지 한다는 측면에서 상황을 다르게 보는 분석이 우세하다.

지나치게 잘 나가서 항상 '삼성공화국'이라는 질시와 비판을 받는게 1위 기업 삼성전자가 억울하다면 억울한 점일 것이다. 하지만 최근 가뜩이나 IT 생태계가 대기업 위주로만 재편된다는 걱정이 업계를 중심으로 제기되고 있다. 과거 유력 IT 벤처 1세대들이 창업한 회사들 가운데 지금 남아있는 회사는 많지 않다. 투자자금이 다양한 기업으로 흘러들어가고, 여러 기업들의 가능성이 다양하게 논의될 때  IT업계의 활력을 기대할 수 있을텐데, 그런 측면에서 오로지 삼성전자만 바라보는 투자자들의 시선이 염려스럽게 느껴지는 것이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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