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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보시라이 해임…중국 권력 투쟁 신호탄?

올 10월 중국 최고 지도부의 교체를 앞두고 정치지형이 요동치고 있습니다.특히 보시라이 충칭시 당서기가 전격해임되면서 권력투쟁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는데요.보시라이 서기는 지난 1949년 국무원 부총리 등을 역임한 보이보의 아들입니다.베이징대 역사학과를 나와 다롄시 시장과 랴오닝성 성장,중국 상무부 부장 등을 지낸 뒤 2007년 부터 4대 직할시 가운데 하나인 충칭시 서기로 일해왔습니다.이렇게 승승장구한데는 아버지의 후광때문이라는 비아냥도 있습니다.어쨌든 보 서기는 미국망명설로 현재 당국의 조사를 받고 있는 왕리쥔 충칭시 부시장과 함께 '범죄와의 전쟁’을 성공적으로 이끌며 대중적인 인기를 얻습니다.이후 차기 정치국 상무위원 후보로 까지 거론될 정도로 잘나가다 갑자기 해임되며 사실상 정치인생을 끝내게 됐습니다.

지난 14일 양회가 끝나고 열린 원자바오 총리의 기자회견에서 보시라이 서기의 해임은 어느정도 예견됐는데요.원 총리는 왕리쥔 사건에 대해 충칭시 당위원회가 반성해야한다며 보시라이 당서기를 정면으로 겨냥했습니다.원 총리는 이 발언을 하면서 중간중간 테이블위에 놓인 원고를 보기도 했는데요.결국 보시라이 서기에 대한 비난을 미리 준비했다는 것입니다.원 총리가 아무리 권력서열 3위인 현직 총리이지만 차기 상무위원 후보 가운데 한명이자 전 부총리의 아들인 보시라이 서기를 공개석상에서 직접 비판하는 것은 최고 지도부의 사전 동의가 없이는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보 서기의 해임은 최고지도부의 합의에 의해 결정된 것으로 보입니다.

중국 공산당은 보시라이 서기의 해임이유를 정확히 밝히지 않고 있습니다. 하지만 일단 왕리쥔 사건 때문으로 봐야할 것 같습니다. 아까도 언급했듯이 왕리쥔은 충칭시 부시장직에 있으면서 보시라이 서기와 함께 범죄와의 전쟁을 이끌며 영웅으로 떠올랐는데요. 그런데 갑자기 지난달 청두에 있는 미국영사관에 들어갔다 붙잡혀 현재 조사를 받는 사건이 발생했습니다.왕리쥔은 미국 망명을 요청했다 거절당한 것으로 알려졌는데요.현재 우리나라의 국정원에 해당하는 국가안전부에서 조사를 받고 있습니다.왕리쥔은 조사과정에서 한때 자신의 주군이었던 보시라이 서기에 대해 천하의 간신이라며 비난을 퍼부으면서 온갖 비리를 제보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여기다 아버지의 후광을 믿고 거침없는 언행을 계속하면서 원로그룹들의 미움을 산 것도 보 서기가 해임된 이유 가운데 하나로 꼽히고 있습니다.하지만 무엇 보다 권력 투쟁에서 밀려났다는 해석이 가장 설득력이 있어보입니다.

중국의 핵심 권력체제는 후진타오 주석이 이끄는 공산주의청년단파(공청단)와 장쩌민 전 주석을 대부로 한 상하이방,그리고 혁명원로들의 자제들로 구성된 태자당 이렇게 3개 권력집단간의 견제와 균형위에 서있습니다.여기서 상하이방과 태자당은 느슨한 연계체제를 구축하고 있는데요. 이런 상황에서 태자당의 주요 성원이자 한때 차기 총리설까지 나왔던 보시라이가 빠지게 된 것입니다.이에 힘입어 반대정파인 공청단파는 그만큼의 세력확장 기회를 잡게 됐는데요. 공청단 출신에다 차기 총리로 유력한 리커창 상무 부총리의 정치력은 더욱 탄탄해 질 것으로 전망되며 역시 공청단 출신인 왕양 광둥성 서기가 보시라이 대신 상무위원에 진입할 가능성이 높아졌습니다.태자당이나 상하이방에선 보시라이를 대체할 수 있는 인물을 찾아 힘을 실어주는게 급선무로 보입니다.결국 3개 권력집단간에 새로운 균형점을 찾기 위해 또 한차례의 물밑다툼과 경쟁이 벌어질 가능성이 높아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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