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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중국 인력난 심각…교민업체 이중고

세계의 공장이라고 불리는 중국에서 요즘 일할 사람 구하기가 정말 힘들어졌습니다. 농촌을 떠나 대도시에서 일을 하는 농민공이 해마다 줄고 있기 때문입니다. 여기다 우리 설에 해당하는 중국의 춘제 연휴가 끝난 지 한달이 넘었지만 고향에서 돌아오지 않은 농민공들이 여전히 많은데다 임금도 많이 오르면서 인력난은 더욱 가중되고 있습니다.

중국에서 큰 공장들이 많이 몰려있는 광둥성에선 요즘 매일같이 취업 박람회가 열리고 있습니다. 매년 10% 가까운 경제성장을 이루며 일감은 몰려들고 있지만 현장에서 일을 할 사람이 없기 때문입니다. 기업들은 춘제 이전에 귀향하는 농민공들에게 푸짐한 선물을 주고 임금인상도 약속하면서 다시 돌아와 일을 해줄 것을 부탁하지만, 그냥 고향에 눌러 앉는 경우가 많이 생기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이 지역의 많은 기업들은 필요 인력의 80%도 못채워 공장 가동을 중단하는 경우까지 발생하고 있습니다.

이런 현상은 베이징과 상하이,칭다오 등 대도시일수록 심각한 상황인데요, 농민공들은 대도시의 임금 수준이 높기는 하지만 상대적으로 비싼 물가 때문에 고향에서 일자리를 구하는게 좋다는 생각을 하면서 인력난을 부추기고 있습니다. 또 고향에서 일할 경우 가족과 떨어지지 않아도 되고 대부분 하나뿐인 자녀교육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되는 것도 주요 이유가 되고 있습니다.

여기에 중앙 정부의 집중적인 농업지원 정책으로 대도시와 농촌간의 임금 격차가 줄어든 것도 농민공 수 감소의 한 요인입니다. 실제로 농민공 수는 해마다 6백만명씩 줄고 있고, 2년 후에는 2천만명이나 부족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사람 구하기는 어려운데 임금 마저 오르고 있어 기업들의 어려움은 배가 되고 있습니다. 상하이시의 경우 4월1일 부터 최저임금을 월 1450위안(약 25만8천원)으로 13.2% 인상하기로 했습니다. 또 시간당 최저임금은 11위안에서 12.5위안으로 인상됩니다. 산둥성과 선전시, 간쑤성 등 각 지방자치단체들도 앞다퉈 13% 이상 최저임금을 올리고 있습니다. 중국 당국은 서민들의 생계개선과 내수확대를 명분으로 내걸고 최저임금 인상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는데요, 하지만 최근 몇 년동안 두자리수 이상으로 최저임금 인상이 이어지면서 중국의 임금 경쟁력이 떨어져 많은 기업들이 도산하거나 생산기지를 해외로 이전하는 사례도 늘고 있습니다.

이렇게 인력난에다 임금 마저 큰 폭으로 오르면서 중국의 저임금 노동력을 기반으로 사업을 하던 우리 교민업체들의 어려움도 가중되고 있습니다. 최근 우리 교민이 운영하던 자동차 부품업체를 취재했는데요, 5백명 정도의 근로자들이 일하는 꽤 규모 있는 회사였습니다.

                   



하지만 공장을 가보니까 기계 한쪽 라인이, 일할 사람이 없어 가동을 중단했습니다. 현재 40명 정도의 인력이 부족한 상황이었는데요, 수주 날짜를 맞추기 위해 급기야 사무직 직원 20여명을 투입했지만 역부족인 상황이었습니다. 춘제 이후에 아직도 돌아오지 않은 농민공들이 많고 임금을 더 준다고 해도 사람 구하기가 너무 어려워졌다고 합니다.

3D 업종이나 영세업체는 물론 교민식당 등의 인력난은 더욱 심각합니다. 시간제 아르바이트라도 구하고 싶지만 학교가 개학을 하면서 이마저도 어려운 상황이라고 합니다. 급속한 경제발전으로 힘들고 어려운 일을 기피하면서 더 많은 임금 보다는 더 나은 대우를 찾아 떠나는 사람들이 늘었다는 분석입니다.

중국 정부는 지난 해부터 시작된 12차 5개년 계획에 따라 앞으로는 양보다 질적 성장에 초점을 맞추겠다고 밝혔습니다. 이를 위해 내륙과 농촌 개발에 박차를 가해 내수를 진작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이 때문에 대도시와 동부 해안에 자리잡은 우리 진출 기업들의 인력난은 앞으로 계속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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