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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주중 한국대사관 쇠구슬 피습 두 달…안 잡나? 못 잡나?

[취재파일] 주중 한국대사관 쇠구슬 피습 두 달…안 잡나? 못 잡나?
중국 베이징에 있는 한국대사관이 피습을 당한지 두 달 가까이 되고 있습니다. 지난해 12월 13일 어디선가 쇠구슬이 날아들어 대사관내 경제동 1층 유리창을 파손한 사건입니다. 하지만 아직까지 담당인 베이징시 공안국은 뚜렷한 사건 수사 결과를 우리측에 통보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중국 공안당국은 계속 수사 중이며 지켜봐 달라는 답변만 하고 있다고 합니다. 그러나 피격된 한국대사관 경제동의 방탄유리의 파손 각도와 깊이 등을 분석해보면 쇠구슬이 발사된 지점을 파악할 수 있고 해당 건물에 설치된 폐쇄회로(CCTV) 화면을 분석해 보면 범인 특정이 어렵지 않을 것이라는 게 일반적인 관측입니다. 따라서 많은 사람들이 사건 발생 두 달 가까이 됐는데도 중국 공안당국이 사건을 마무리 짓지 못하는 데 많은 의구심을 갖고 있습니다.

사건 발생 시각은 오후 12시30분에서 1시30분 사이로 추정됩니다. 점심식사를 마치고 돌아오던 대사관 직원들이 유리창에 금이간 것을 발견했기 때문입니다. 파손된 유리창은 방범유리창이었습니다. 두꺼운 유리에 필름을 깔아 웬만한 충격에도 파손되지 않게 만든겁니다. 이처럼 강력한 유리가 쩍하고 금이 갔으니 충격이 얼마나 컸는지 짐작이 됩니다. 경제동 1층 내부는 직원들의 휴게실이 있는데 사건발생 시각엔 다행이 사람이 없었다고 합니다. 만에 하나 그런 충격으로 사람이 맞았을 것을 생각하면 정말 끔찍하기 짝이 없습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베이징 공안국은 현지에서 문제의 쇠구슬을 발견해 수거해갔습니다.크기는 6밀리미터 정도라고 합니다. 즉각 주변 건물이며 대사관에 설치된 CCTV 분석작업에도 착수했습니다.

그러면 무엇으로 쇠구슬을 쐈을까요? 먼저 공기총으로 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대사관 바깥 100미터 정도 떨어진 곳에 4층 짜리 건물이 있는데 여기서 대사관 경제동 건물이 잘 보인다고 합니다. 여기서 쇠구슬을 날릴 정도면 공기총으로 발사했을 것이란 추론입니다. 쇠구슬도 공기총 탄환일 수 있다는 것입니다.중국에서는 민간의 총기 사용은 불법이지만 공기총 보유는 허용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일부에선 중국 새총을 이용해 쇠구슬을 쐈을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습니다. 중국 새총은 손목이나 팔뚝 버팀대가 달려있어 멀리까지 물체를 날릴 수 있다고 합니다. 또 삼엄한 경계가 펼쳐지고 있는 대사관 부근에서 버젓이 공기총을 발사하기는 사실상 어렵다는 점도 공기총이 아닐 것이란 추론을 가능하게 합니다.

 


중국 정부 역시 총기 공격에 의한 게 아니라고 선을 긋고 나섰습니다. 중국 외교부 역시 브리핑을 통해 "현장조사에서 주중 한국대사관의 휴게실 유리창이 파손된 것을 확인했다"면서도 총격일 가능성은 배제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총기를 이용한 공격이 아니라 새총 등의 다른 도구로 대사관을 겨냥해 쇠구슬을 쐈다는 데 무게를 두고 있는 것입니다. 인명을 살상할 수 있는 총기에 의한 대사관 공격이 아니고 위협 목적 또는 경미한 부상을 가져올 수준의 공격이었다는 쪽으로 결론을 내려는 의도로 해석됩니다.

그럼 누가,왜 이런 짓을 했을까요? 지난해 12월엔 중국 불법 조업 어선의 한국 해경 살해 사건으로 중국 규탄 분위기가 고조되는 상황이었습니다. 이 때문에 반한 감정을 가진 중국인의 소행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면밀히 현장을 살핀뒤 대사관 외부에서 공격을 가한 것이란 추정이 가능합니다. 대사관 내부에서 범행이 저질러 졌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사건이 발생한 앞쪽에는 약 5m 높이의 기사대기실이 있어 외부에서 격발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라는 이유를 들고 있습니다.또 사건이 경제동 구석에서 발생했고, 피격 지점도 지상 2m 남짓해 외부에서 공격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일부에선 직원이 드문 점심시간대에 사건이 발생한 점에 주목해 이번 피격이 인명공격보다는 경고성 메시지가 담긴 게 아니냐는 분석입니다.

하지만 여전히 중국 공안은 우리 대사관측에 해당 사건을 매우 중시해 수사하고 있으며 기다려 달라는 말을 되풀이한다고 합니다. 최근 중국 광시좡족자치구에선 AK-47 소총을 들고 행인을 납치하려던 용의자들이 중국 공안에 붙잡혔습니다. 총기사용이 엄격히 통제된 중국에서 총기 관련 사고가 발생하자 공안당국이 즉각 해결한 것입니다. 그런데도 우리 대사관 피습사건에 대해서는 여전히 수사가 지지부진한 상황입니다. 정말 못잡고 있는건지 아니면 안잡고 있는건지 궁금증만 커져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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