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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박근혜의 눈물…그녀의 선택은?

[취재파일] 박근혜의 눈물…그녀의 선택은?
박근혜 한나라당 비상대책 위원장이 지역구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습니다. 지난해 12월 19일 박근혜는  당시 '한나라당' 전국위원회에서 비상대책위원장직을 수락하면서 의미 심장한 말을 했습니다.
  
"저  박근혜,  더 잃을 것도 얻을 것도 없는 사람입니다.
제가 가진 모든 것을 내려놓고 국민만 보고가겠습니다."

그 이후 1월 3일 신년 라디오 연설에서도 '저를 비롯해 한나라당 구성원들이 기득권을 내려 놓겠다'고 강조했습니다. 그 때 마다 박 위원장이 총선에 불출마 선언을 하는 것 아니냐는 전망들이 나왔습니다. 또 박 위원장이 뭔가 승부수를 걸어야 한다며 15대 정계입문 때부터 내리 4선을 한 '대구 달성군' 지역구를 떠나 한나라당의 자갈밭인 수도권 등에 출마해야 한다는 주장들도 나왔습니다. 그러자 박 위원장은 '지역구'는 지역구민들과 약속이라면서 '지역구'를 바꾸는 정치는 하지 않는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지역구민들과 상의할 문제라고 규정지었습니다.

박위원장은 어제 지역구를 찾아가 지역구민들과 간담회, 오늘 서울 여의도를 찾아온 지역구민들과 면담을 거쳐 지역구 불출마를 선언했습니다.  그런데 지역민들이 '지역구를 떠나 큰 정치를 해달라'고 요청하며 눈물을 보이자 박 위원장도 같이 눈물을 글썽였습니다. 또 기자들에게 결심을 말하면서도 눈물을 보였습니다. 웬만해선 울지 않는 박 위원장의 눈물에, 황영철 대변인과 황우여 원내대표가 깜짝 놀랐다고 합니다. 박 위원장의 말 대로 '정치적 고향'를 떠나, 큰 싸움을 위해 광야로 나간다는 것이 오늘 실감나 눈물이 왈칵 차오르지 않았을까, 저도 한 사람으로서 추정을 해 봅니다.

그런데 박 위원장의 오늘 불출마 선언은 여운을 남겼습니다. 지역구는 출마하지 않지만, 비례대표로 출마하는 부분은 앞으로 당과 상의해 결정하겠다고 했습니다. 오늘 지역구민들은 박 위원장에게 '지역구는 떠나더라도 비례대표로 국회의원이 되어서 정치를 계속 해달라'고 당부에 당부를 했다고 합니다. 그 자리에 함께 있던 황우여 원내대표는 "'비례 대표로 나와달라'는 것이 지역구민들의 조건이었다"고 전했습니다.

그렇다면 박근혜 새누리당 비대위원장에게는 세 가지의 선택지가 있습니다.



비례대표 1번으로 출마하는 것.
비례대표 뒷 순번으로 출마하는 것.
아니면 비례대표로도 나서지 않는 것.

새누리당 의원들은 상당수가 박 위원장이 비례대표로 나서는 것을 선호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몇번째 비례대표 후보가 되어야 하는가를 놓고는 의견이 맞섭니다. 1번으로 나서야 한다는 쪽은 박 위원장이 새누리당의 얼굴로 총선에 나선다는 의미를 부여하자고 합니다. 뒷번호로 압박하는 것은 여권의 유력 대권주자에게 불필요한 부담이라는 겁니다. 또한 박 위원장에게 몇 번을 주느냐에 따라 그 번호가 당의 목표 의석수를 나타낼 수 있어 그 또한 전략적으로 나쁘다는 겁니다.

25번째 정도의 뒷번호 비례대표로 나서야 한다고 말하는 쪽은, 그렇게 해야 박근혜 비대위원장을 지지하는 사람들이 박근혜 비대위원장의 낙선을 막기 위해 한나라당 후보를 많이 뽑아줄 것이란 논리입니다. 전자는, 지역구 불출마를 선언했음에도 국회의원 '뺏지'가 따놓은 당상이라는 게 꺼림직하고, 후자는 박근혜를 이용하려는 국회의원들의 이기심이 참 잔인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아예 불출마를 하는 건 어떨까요? 다 버리고 대선에 '올인'한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비슷한 경우로 손학규 민주통합당 전 대표도, 어차피 대선을 위한 당내 경선에 나서려면 국회의원을 그만 두어야 하니, 석달짜리 국회의원은 지역구민에게 예의가 아니라는 명분으로 불출마를 선언한 바 있습니다. 그러나 불출마는 걱정스럽다고 얘기하는 쪽도 있습니다. 특히 친박계에서 이런 의견이 많습니다. 논리는 3월부터 6월까지 중요한 기간에 국회의원이 아닌 신분으로는 정치활동을 활발히 할 수가 없다는 겁니다. 쉽게 말해 '힘'이 빠진다는 겁니다.

박근혜 비대위원장은 이번에 어떤 결정을 할까요? 어떻게 보면 지역구 불출마 선언 보다 더 어려운 결정이 될 것 같습니다. 박위원장의 눈물은, 단지 지역구를 떠나는 아쉬움만이 아니라, 자신 앞에 놓인 이런 무거운 짐과 험난한 길을 예견한 데서 나오지 않았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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