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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박근혜 비대위 인선안 '개봉박두?'

[취재파일] 박근혜 비대위 인선안 '개봉박두?'
한나라당 박근혜 비대위원장. 지금 한나라당의 비대위원장은 한나라당의 당 대표 '격'입니다. 박근혜 비대위원장은 위기상황이므로 전당대회 없이 추대된 당 대표입니다. 임기를 내년 총선 이후까지로 약속 받고 시작했으니 임기는 약 4개월. 홍준표 대표가 취임 5개월만에 물러났으니, 전당대회를 거친 당 대표보다 조금 부족한 기간이라고 말할 수 있겠습니다.

지난 19일,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사망 소식이 북한 조선중앙 TV를 통해 알려지던 날, 박근혜 전 대표는 비대위원장에 선출됐습니다. 그리고 딱 일주일이 지났습니다. 일주일 동안 한나라당의 스타일은 많이도 변하고 있습니다. 이른바 '박근혜 스타일'로 말입니다.

         


우선 당정청 협의가 한 차례 무산됐습니다. 한나라당 이주영 정책위의장은 월요일 아침 고위 당정청 협의를 하기로 하고 하루 전날 기재부장관 등과 협의를 해보니, 한미FTA 후속 대책에 대해 정부가 한발 물러선 입장을 취해서 당정청 회의를 취소시켰다고 합니다. 그런데 당 안팎에서 들리는 얘기들은 좀 다릅니다. 박근혜 비대위원장의 입김이 작용했다는 겁니다.

이번 고위 당정청은 크게 보면 결국 '예산 당정'이었습니다. 한미FTA 후속 대책 부분도 가용 예산이 있는가가 관건이고, 일명 '박근혜 복지'라고 불리는 비정규직 처우, 사회보장 제도 확대 등도 예산 문제가 실현 여부를 판가름 내는 것입니다. 따라서 박근혜 비대위원장 체제에서 정부를 움직이게 하는 결과가 나와야 하는데, 오늘까지 그 결과를 낼 수가 없어서 당정청 협의를 연기시켰다는 해석들입니다.

친박계의 한 중진 의원은 '지금까지 한나라당의 당정회의가 높은 사람들이 한 마디씩 하고, 정부가 하겠다는 것 발표하고 그만이지 않았나? 그런 당정회의는 고쳐야 한다는 것이 당 안팎의 의견들이 아닌가?'라면서 '형식적인 당정, 알맹이 없는 당정은 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습니다. 국민들에게 좋은 쪽으로 충격이 될 만한 소식을 전하는 당정청이 아니면 요식적일 뿐이라는 겁니다.

일각에서는 이를 두고, 그렇다면 이번 당정청 회의 취소는 '박근혜 한나라당'의 '청와대 길들이기'가 아니냐는 말도 합니다. 청와대 정무라인의 한 관계자는 '그런 박근혜 한나라당을 이해한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두 번째 박근혜 스타일은 '인사'에서 표출됐습니다. 지난 일주일 정치부 기자들의 초미의 관심사는 비대위원으로 누구를 앉힐 것인가 였습니다. 친박계 의원으로 불리며 박 전 대표의 의중을 조금씩이라도 전하던 의원들은 입을 닫기 시작했습니다. '친박계는 없다'는 박 전 대표의 선언에 충실히 따르기 위한 측면이 커 보였습니다. 그러면서 비대위원 인선에 대한 궁금증은 커져만 갔습니다.

 


초기에는 '깜짝 놀랄만한 인물'설이 떠돌았습니다. '아니 저런 사람이 한나라당에 간단 말이야!'라는 놀라움을 줄 인물을 박근혜라면 영입할 수 있을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에서 출발한 전망들이었습니다. 심지어 '외부인사로 100% 구성'이라는 설도 돌았습니다. 중기에는 '무게감 있는 인사'설이 부상했습니다. 한나라당 사람들은 깜짝 놀랄 만한 인사가 누가 있겠느냐면서 비대위는 최고위원회를 대신하는 만큼 중량감 있는 인사들로 구성될 것이라는 전망들이 나왔습니다. 또 외부인사 비율은 절반 정도에 이를 것이라는 현실적 목소리들이 커졌습니다.

또 다른 친박계 중진 의원은 '괜찮은 사람은 오라고 해도 안 오려 하고, 오겠다는 사람은 안 고맙고', 그런 상황이라고 털어 놓았습니다. '어차피 좋은 인물은 삼고초려해서 모시는 것 아니겠냐'면서 '박근혜 비대위원장이 직접 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흔히들 '인사가 만사'라고 합니다. 그 만큼, 사람 한 명 한 명의 변화가 전체의 변화가 되는 것이겠지요. 오늘 일부 당직 인선이 공개됐는데 비대위 대변인이 황영철 현 원내대변인이라는 거였습니다. 첫날이라 그런지 황영철 대변인은 비대위원 인선안을 오늘 발표한다고 했다가, 또 내일이라고 했다가 오락 가락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박 위원장과 전화통화를 했는데 그 말의 뜻을 자신이 제대로 파악하지 못해 빚은 실수라고 해명했습니다. 박근혜 비대위원장이 어렵게 결정한 첫 주요 당직이었다는 점에서 황 대변인의 오늘 모습은 '아쉽거나, 안타깝거나'였습니다.

내일 상임전국위원회에서 말 많았던 비대위원들 면면이 공개될 예정입니다. '상임전국위원들이 의결해 줘야만 확정되는 것이기 때문에 그에 앞서 공개하는 것은 예의가 아니다'라는 것이 박 전 대표의 말이라고 황영철 대변인은 해명 브리핑을 통해 밝혔습니다. 웬만해서는 어떤 공식 절차 보다 앞서서 나가지 않는 것, 그것은 '인간' 박근혜의 '스타일'이기도 합니다.

내일이면 뚜껑이 열립니다. 박근혜 비대위원장의 첫 작품인 인선안이 국민들에게 어떤 느낌을 던져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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