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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중국 3년만에 지급준비율 전격 인하…왜?

[취재파일] 중국 3년만에 지급준비율 전격 인하…왜?

중국 인민은행이 12월 5일부터 예금지급준비율(이하 지준율)을 0.5%p 인하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지난 2008년 12월 이후 3년만에 지준율을 인하한 것입니다.이로써 약 3천억 위안의 유동성이 시중에 풀릴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동안 인플레이션을 잡겠다며 옥죄던 돈줄을 푼 이유는 뭘까요? 유럽 재정위기와 미국 경기침체 공포에 이어 세계 경제의 구원투수 역할을 기대했던 중국 경제마저 경착륙 할지 모른다는 우려감이 높아졌기 때문이란 분석이 많습니다.

실제로 중국 경제 곳곳에선 경착륙에 대한 우려가 지표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특히 부동산 거품 붕괴에 따른 금융위기 가능성과 지방 정부의 재정난이 심각해지면서 경착륙 우려가 현실화되는 것 아니냐는 공포가 커지고 있는 것입니다.

먼저 부동산의 경우 중국 정부가 인플레이션 억제를 위해 세금부과와 거래제한 등 강력한 억제책을 사용하고 있는 만큼 부동산 가격의 거품이 꺼질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이럴 경우 토지임대 수입 비중이 큰 지방정부 재정이 나빠지고 이는 지방정부 부채를 많이 보유한 은행의 부실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중국 지방정부 부채 잔액은 2007년 말 4조 5100억 위안에서 2009년 9조 170억 위안으로 급증한 데 이어 지난해에는 10조 7170억 위안으로 3년 만에 2배 이상 증가했고 이는 중국 GDP의 4분의 1이 넘을 정도로 심각한 상황입니다. 여기다 내년 만기가 되는 단기 부채만 4조 5천억 위안인 것으로 알려져 지방정부발 부채 위기가 단순한 설이 아니라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여기다 중국 정부가 인플레이션 압력을 억제하기 위해서 강력한 긴축정책을 펼치고 있기 때문에 경기회복세 둔화는 불가피하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습니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물가안정을 위해 올 들어 기준금리를 3차례, 은행 지급준비율을 6차례 각각 인상했습니다.

문제는 정부의 이런 긴축 고삐에도 불구하고 인플레이션 압력이 여전히 높다는 것입니다. 경기회복세가 뚜렷한 둔화 기미를 보이고 있는 상황에서 물가가 좀처럼 안정되지 않을 경우 정부는 경제운영에 어려움을 겪을 수 밖에 없게 되겠죠. 이런 이유로 9%를 웃돌던 성장률이 예상보다 급격히 둔화돼 내년에 7%대로 떨어지는 경착륙이 현실화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는 것입니다.

이에 대해 중국 정부는 과도한 우려는 금물이며 경착륙 가능성은 없다고 자신하고 있습니다. 중국 내 경제전문가들은 그 근거로 다음과 같은 세 가지를 들고 있습니다. 첫째, 수출이 중국 경제성장률에 기여하는 비중이 낮아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수출에서 수입을 뺀 순수출이 중국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007년에 8.9%였지만 지금은 2.5% 수준으로 떨어졌으며 2007년에 가공무역의 수출 비중이 55%였지만 현재는 45%로 낮아졌다는 것입니다. 외부 경제요인에 중국 경제가 크게 흔들리지 않게 됐다는 주장입니다.

둘째, 증시와 자본시장이 개방되지 않아 유럽등의 위기에 쉽게 동요되지 않는다는 점을 들고 있습니다. 중국 증시에도 외국인이 투자할 수 있는 주식이 있지만 그 비중이 미미해 사실상 외국인의 중국 주식투자는 거의 불가능한 상황입니다. 이 때문에 우리나라 처럼 유럽 위기에 직접 영향을 받아 급락할 가능성이 적다는 주장입니다.

셋째, 중국의 정책 여력이 충분하다는 이유를 내세우고 있습니다. 중국 경제성장률이 내년에 낮아질 것으로 예상되는 것은 외부 영향 때문이 아니라 경제발전 모델을 바꾸기 위한 자체 필요성 때문이라는 주장입니다.

어느 쪽 주장이 맞을지 모르겠지만 세계 경제의 구원투수 역할을 기대했던 중국 경제의 경착륙 문제가 새로운 변수로 떠오른 것은 현실입니다. 하지만 곳곳에선 연말을 맞아 산타클로스의 선물처럼 중국이 어려움에 허덕이는 세계경제에 통 큰 선물을 안겨줄 것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그나마 믿고 기댈 곳은 중국 밖에 없다는 현실 때문입니다. 중국이 경착륙 우려를 떨쳐내고 세계 경제를 앞장서 이끌어갈 가능성을 보일지, 내년이 주목되는 이유 가운데 하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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