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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돌핀킥의 위력

[취재파일] 돌핀킥의 위력
상하이 수영 세계선수권이 끝나가던 한 달여 전, 한 수영 선수의 동영상이 인터넷에서 화제를 모았습니다.



화제의 주인공은 미국 텍사스 대학의 힐 테일러라는 선수인데요, 배영 50m 전 구간을 돌핀킥을 이용해 잠영으로만 가는 보기 드문 장면을 연출한데다 23초 10이라는 엄청난 기록을 세워 모두를 깜짝 놀라게 했습니다. (배영 50m 세계 기록은 24초 04로 테일러의 기록은 세계 기록보다 거의 1초 가량 빠릅니다.)

물론 잠영 거리가 15m를 넘으면 안 된다는 규정 때문에 테일러는 실격 됐지만 이 동영상은 돌핀킥을 이용한 잠영의 빠른 스피드를 보여준 좋은 사례가 아닌가 생각됩니다.

돌핀킥은 스타트나 턴 이후 두 손과 두 발을 모아 돌고래처럼 위 아래로 치고 나가는 영법입니다. 스타트 시 스타트 블록이나 턴을 할 때 벽을 박차고 나오는 탄력을 이용하는데다, 파도의 저항을 받지 않는 물 속에서 하기 때문에 일반 영법보다 훨씬 속도가 빠릅니다.

현역 선수 가운데 돌핀킥, 잠영이 좋은 선수로는 제일 먼저 수영황제 마이클 펠프스를 꼽을 수 있는데요, 대부분의 선수가 스타트 후 7~8m 정도, 턴 이 후 5m 가량을 돌핀킥을 이용해 가는데 반해, 펠프스는 스타트 후 13m, 턴 동작 이 후 10m 가까이 잠영을 합니다.

펠프스가 돌핀킥에 뛰어난 이유에는 큰 발도 한 몫 하고 있는데요, 발 크기가 무려 35cm에 달해 오리발을 낀 것 과 비슷한 효과가 있다고 봐도 좋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지난 상하이 세계 선수권에서는 펠프스를 능가하는 새로운 잠영의 강자가 나타났습니다. 바로 펠프스의 동료인 미국의 록티 선수인데요, 록티는 펠프스와 맞대결을 펼친 자유형 200m 결승에서 150m 지점까지 펠프스에 뒤졌지만 150m 턴 이후  9번의 돌핀킥을 하며 5번의 돌핀킥을 한 펠프스를 순식간에 앞지른 뒤 끝까지 1위를 지켜 우승을 차지했습니다.

반면 우리 박태환 선수는 줄곧 돌핀킥을 약점으로 지적 받아왔는데요, 상하이 세계 선수권에서도 매번 가장 빠른 스타트 반응 속도를 보였지만 짧은 잠영 거리 때문에 10m 지점을 지날 때면 중하위권으로 처진 모습을 보였습니다.

천부적인 자질과 영법을 보유한 박태환 선수가 돌핀킥, 잠영 능력만 보완한다면 말 그대로 완벽한 선수가 될텐데, 말처럼 쉽지는 않겠죠.

※ 참고 사항

 1. 록티는 원래 배영이 주 종목인 선수(베이징 올림픽 배영 200m 금메달리스트)로 예전부터 뛰어난 잠영 능력을 자랑했습니다. 록티가 '테일러 힐' 선수 처럼 배영 50m를 잠영으로만 간다면 22초대를 기록한다고 하네요. (아래는 록티의 잠영 동영상입니다.)



2. 예전에는 잠영 거리의 제한이 없었습니다. 1988년 서울 올림픽 배영 100m에서 잠영 실력이 뛰어난  미국의 베르코프 선수와 일본의 스즈키 선수가 스타트 후 돌핀킥으로만 30m 이상을 가며 선두 다툼을 벌인 뒤 잠영 거리를 15m로 제한하는 규정이 생겼습니다. (당시 스즈키에게 밀려 2위를 차지한 베르코프 선수는 한 공식 대회에서 48m 정도를 잠영으로 간 기록이 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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