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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거대 여당이 정족수 미달이라니…

[취재파일] 거대 여당이 정족수 미달이라니…

오늘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가 열렸습니다.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에 대한 인사 청문 보고서를 채택하기 위한 회의였습니다.

민주당은 박재완 후보가 기재부 장관으로서 전문성이 결여된 데다, 'MB노믹스'만 철저하게 따를 '대통령의 남자'이기 때문에 장관 부적격 결정을 내렸고, 이에 따라 오늘 회의에 전원 불참했습니다. 인사 청문 보고서 채택을 반대한다는 표현입니다.

그렇지만 '회의 불참'은 야당이 하는 '반대 의사 표현' 가운데는 수위가 가장 낮은 것입니다. 한나라당이 다수당이기 때문에 한나라당 의원만으로도 안건 처리가 가능하기 때문에, 야당이 불참하면 한나라당은 단독 처리라는 오명만 감당하면 될 뿐, 안건 처리에는 아무 문제가 없습니다.

기획 재정위원회는 위원장도 한나라당 김성조 의원이기 때문에, 의장이 안건 상정을 거부할리도 없고, 그저, 한나라당 기재위원들이 나와서 회의만 열면 되기 때문입니다. 야당이 없으니 몸싸움을 각오할 필요도 없고, 반대 토론을 길게 할 야당의원도 없으니, 회의 시간도 매우 짧게 끝낼 수 있습니다.

그런데, 회의는 오늘 열리지 못했습니다. 그러니 박재완 장관 후보자의 인사 청문 보고서도 채택하지 못했습니다. 이유는 의사정족수 미달이었습니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는 한나라당 위원이 총 15명. 민주당은 8명, 자유선진당이 1명, 미래희망연대가 1명, 민주노동당이 1명입니다. 총 26명입니다. 즉, 절반이 넘으면 회의가 가능하니, 14명만 오면 회의를 열 수 있고, 이 숫자는 한나라당 위원만으로도 충분합니다.

그런데, 한나라당 의원들 가운데 3명은 해외 출장 중이었고, 1명은 지방에 있어 올라오기 어려운 상황이었습니다. 결국, 전화를 아무리 돌려도, 13명만 국회에 올 수 있었습니다. 오늘 중 회의가 어렵다고 판단한 기재위원장은 회의를 내일로 미뤘습니다.

내일 올 수 있는 한나라당 의원들을 모두 모으고, 자유선진당의 이영애 의원에게도 협조를 요청하고, 미래희망연대 정하균 의원에게도 협조를 요청해 딱 14명을 채울 것이라고 합니다. 참, 아슬아슬합니다. 오늘 저녁에 갑자기 누가 아파도 안 되는 상황입니다.

정부와 여당, 여당이 무엇이냐, 한 의원이 국어사전에 있는 여당의 뜻은 ‘정부와 한 패거리’라고 하더군요. 이래서야 불안해서 한 패거리를 할 수 있겠습니까? 정부가 잘 못했으면 막아야 하고, 막을 게 아니면 같이 가야 하는 것이 여당일진데, 그리 어렵지도 않아 보이는 같이 가는 길도 자기들끼리 삐걱대고 쉬어가고 하는 모습이 안쓰럽기까지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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