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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중국, '막가파'식 재개발…반발 확산

[취재파일] 중국, '막가파'식 재개발…반발 확산

경제성장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중국에서는 요즘 재개발이 한창입니다. 이곳 베이징만 하더라도 힘들여 찾지 않아도 높은 빌딩과 아파트를 짓는 공사가 여기저기서 진행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재개발을 하면서 이른바 당국의 막가파식 방식이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중국을 대표하는 술, 마오타이주 잘 아시죠? 한 병에 수십만 원을 호가하는 데다가 얼마전 경매에선 1992년산 한 병이 15억 원에 낙찰돼 큰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이런 마오타이주를 만드는 본고장인 중국 구이저우성 마오타이진(鎭-우리의 面또는 里에 해당)에서 얼마전 재개발 관련 충돌이 발생했습니다.

마오타이진 정부가 이 곳을 중국 술 문화를 대표하는 관광지로 육성하기 위해 무리하게 사업을 추진한 게 원인이 됐습니다. 마오타이진 정부는 먼저 시내 번화가인 환마오난루를 술의 거리로 육성하기로 결정하고 술을 팔지 않는 다른 상점은 사흘 안에 모두 철거할 것을 명령했습니다.

환마오난루에는 백화점, 약국, 식당 등 50~60여 개의 술을 팔지 않는 상점들이 있는데 이 곳 모두가 직격탄을 맞게 된 것입니다. 갑작스런 정부의 요구에 상점 주인들은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작년에 5년 계약을 하고 돈 까지 다 지불했는데 나가라고 한다"
"일주일 전에 20톤이나 되는 물건을 들여놨는데 갑자기 나가라고 하면 어찌 사나?"

이런 불만들이 쏟아졌습니다. 하지만 진 정부는 그런 사정은 일일히 들어줄 수 없다며 사흘 안에 안 나가는 업주들에게는 협박과 폭행까지 서슴지 않았고 가게의 물건들까지 강제로 압수하기 시작했습니다.

더구나 쫓겨난 상점들이 어디로 가는지 알 바가 아니라며 보상비도 지불하지 않겠다고 밝혔습니다. 한 사람에게라도 보상을 해주면 너도나도 거액의 보상을 요구할텐데 그렇만한 예산이 없다는 것 이었습니다.

이런 사실이 알려지자 상인들은 물론이고 네티즌까지 분개하기 시작했습니다.

"문화혁명 시기로 회귀한 것 같다"
"권력의 지나친 횡포다"

이렇게 비난 여론이 고조되자 상급기관인 구이저우성 정부가 술의 거리 조성사업은 전면 중단시키고 물의를 일으킨 마오타이진 관계자들을 직무정지했습니다. 또 진상조사에도 착수했지만 성난 민심은 여전한 상황입니다.

올해 초에도 재개발 관련 충돌이 잇따랐는데요, 허난성에선 한 여성이 재개발에 반대하는 시위를 벌이던 중 공사를 강행하던 중장비에 깔려 숨지는 사고가 있었습니다. 윈난성에서는 철거민 수백 명이 관공서를 습격해 23명이 다쳤고 헤이룽장성과 쓰촨성에선 강제철거에 항의하는 주민들이 분신하는 사태까지 벌어졌습니다. 모두 개발업체나 당국의 부실한 보상처리가 원인이었습니다.

인터넷에는 지난해 유혈사태가 벌어진 82곳을 지도에 표시하고 정당한 보상을 촉구하는 이른바 혈방지도, 즉 피의 집 지도까지 등장해 네티즌들의 폭발적인 호응을 받고 있습니다. 그래서 요즘 중국에선 재개발을 두고 '피의 재개발'이란 말이 유행입니다.

특히 철거민들의 반발이 단순한 보상 요구를 넘어 공권력을 무시하는 대형 시위로까지 번지면서 심각한 사회문제로 부각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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