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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중국 고궁박물관에 도둑…공안 '발칵'

[취재파일] 중국 고궁박물관에 도둑…공안 '발칵'

중국 베이징을 여행하셨던 분들은 다 아시겠지만 관광객들이 꼭 들르시는 곳이 있죠. 천안문 광장에서 바라볼 때 마오쩌둥 사진이 걸려있는 뒷 편, 바로 고궁 박물관입니다. 예전에는 황제가 사는 자금성이었지만 지금은 고궁 박물관으로 불리고 있습니다.

그런데 지난 10일 인터넷에 깜짝 놀랄만한 글이 삽시간에 퍼지기 시작했습니다. '절대 내부 소식. 고궁에 도둑이 들었다'라는 제목의 글이었습니다. 

내용은 9일 새벽 자금성 보안 요원들이 순찰을 하고 있을 때 수상한 남자를 발견해 붙잡으려 했지만 도망가 붙잡지 못했으며 날이 밝은 뒤 확인 결과 재궁에 마련된 특별전시장에서 10억 위안(1천645억 원) 어치의 문물 7점이 사라졌다는 것이었습니다.

공안 당국이 발칵 뒤집혔고 피해액을 제외하고 이 같은 소문은 대부분 사실로 확인됐습니다.

               



도난 사건이 발생한 8일 고궁 박물관의 재궁에서는 홍콩 량이창 박물관의 특별전이 열리고 있었습니다. 특별전에는 서양식 화장함, 가방, 가구 등 주로 현대 작품들이 전시되고 있었으며 도난당한 작품은 금은 보석으로 장식된 화장함 등 적게 잡아도 가치가 수십억 원에 달하는 예술품 7점이었습니다.

박물관 측은 하지만 고궁에서 전시를 하는데 설마 무슨 일이 있겠느냐는 심정으로 우리 돈 5천만 원 어치의 보험만 들었다고 합니다.

고궁 박물관은 워낙 유명한데다 주변엔 중국 최고 권력기구가 모여있는 중난하이가 있어 철통 경비가 펼쳐지는 곳으로 유명합니다. 내부에만 보안경비요원이 240명에 달하며 1600여 대의 도난경보기, 3700여 대의 화재경보장치, 400대의 무인카메라가 가동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철통경비를 뚫고 도난사건이 발생하자 공안 당국이 발칵 뒤집힌 것입니다.

공안 당국은 사건 발생 58시간 만인 11일 밤 베이징의 한 PC 방에서 산둥성 출신의 26살 청년 스바이쿠이를 유력한 용의자로 붙잡았습니다. 하지만 아직까지 어떻게 철통 보안을 뚫고 예술품들을 훔쳐 달아났는지에 대해선 입을 다물고 있어 공안 당국을 애태우고 있습니다.

특히 전시실에 침입해 수십억 원 어치의 예술품을 들고 나오는 동안 경보가 전혀 울리지 않은 점, 그리고 높은 담과 여러 겹의 문으로 둘러싸인 고궁에서 어떻게 보안 요원과 공안의 시선을 피해 유유히 바깥으로 빠져나갈 수 있었는지도 쉽게 풀리지 않는 의문입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고궁 박물관 내부에 공모자가 있었던 게 아니냐는 의혹도 나오고 있습니다. 중국에 있는 모든 박물관을 관리하고 있는 국가문물국은 사건이 발생하자 문화재 안전을 강화하라는 지침을 전국 관련 기관에 긴급히 하달하는 등 뒤늦게 대책마련에 부심하고 있습니다.

1949년 중화인민공화국 성립 이후 고궁박물관에서 발생한 도난 사건은 1959년, 62년, 80년(2건), 87년 등 모두 5건이었습니다. 24년만에 발생한 고궁 박물관의 도난사건으로 중국 공안은 물론 관련 당국의 충격은 상당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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