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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방사능 불안이 불순분자 책동?

[취재파일] 방사능 불안이 불순분자 책동?

김무성 한나라당 원내대표의 입이 요즘 매섭습니다. 그런데 좀 '갸우뚱'하게 매섭습니다.

방사성 물질이 함유된 비가 내린 어제, 저는 방사능 비를 좀 맞는다고 해서, 병에 걸리거나 죽을 거라고 생각하진 않았습니다.

다만, 평소 자연상태에서는 없는 물질이 섞여서 비가 내린다고 하니, 조금씩 흩날리는 비에도 우산을 펼쳤습니다. 어린 아이들은 상대적으로 어른 보다 영향을 많이 받는다 하니 학교에 가는 아들과 딸에게 우비를 입혀주었습니다. 우산도 들게 했습니다.

그 정도였습니다. 찜찜한 것이니 최대한 피하는 게 낫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집권 여당'이라고 그토록 강조하는, 집권당의 원내대표 김무성 의원의 입에서 이런 말이 나왔습니다. 오늘 아침 일찍 국회에서 열린 일본 원전 사태 대책을 위한 당정협의에서였습니다.

"사회불안을 조성하는 불순 세력이 있다. TV 뉴스 보니 경기도는 오늘 모두 휴교령을 내리고 서울시는 야외 수업을  예정대로 하는 것에 대해 학부모가 반대해 야외수업 중단한다고 한다. 이런 현상은 사회를 뒤흔들려는 불순 분자들의 책동에 의해 혼란이 생긴 것이다.우리 힘을 합쳐서 사회를 전복시키려는 세력들을 막아내야 한다."

실망스러웠습니다. 국민들은 바보가 아닙니다. 어느 정도 불안해 하면 될 일인지 알고 있습니다. 좋지 않은 것은 자명하니, 방지하자고 해서 학교 야외수업도 삼가한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런데 사회를 뒤흔드는 불순분자들의 책동에 국민들이 마치 놀아난 것으로 밖에 보이지 않았다는 겁니까? 찜찜해하는 국민들에게  '집권 여당'이 그 정도의 메시지 밖에 줄 수 없었던 겁니까?

김무성 원내대표는 지난 7일 한나라당 회의에서도 같은 당 최고위원을 윽박질렀습니다.

충청도 몫으로 지명직 최고위원이 된 박성효 전 대전시장이 과학비즈니스 벨트 분산 배치는 신뢰를 해치는 일이라며 비판 발언을 했습니다. 발언 말미에 "대통령 인품까지 문제가 번지지 않길 바란다"고 했더니, "말 너무 지나치다. 함부로 하고 있어."라며 말꼬리를 잘랐습니다.

대통령의 인품의 문제를 운운한 박성효 최고위원의 잘잘못을 떠나서, 공식 회의에서 반말로 상대방에게 면박을 주는 것도 '지나치고, 함부로'  라고 생각합니다.

김무성 원내대표는 다음에 당 대표를 꿈꾸고 있다고 합니다. 여의도에서 들리는 말이 그렇습니다. 보온병, 자연산 등 잇딴 설화로 지도력을 잃은 안상수 대표를 대신해 당을 이끌고 싶다고 합니다.

4월 재보선 결과가 한나라당 참패로 기록되면 지도부 교체론이 강하게 일고 전당대회를 하게 될 것이란 전망들이 많습니다. 혹 결과가 좋다고 해도, 내년 총선에서 현재의 지도부로는 유세가 어려울 것이라며 달라진 한나라당을 보여주기 위해 전당대회를 열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의원들도 많습니다.

한나라당 대표최고위원실에는 이런 구호가 붙어 있습니다.

"듣겠습니다. 뛰겠습니다. 일하겠습니다."

아마도 한나라당이 민심을 모른다, 듣지를 않는다는 자기 비판에서 나온 문구일 겁니다.그렇다면, 이제부터라도 국민의 소리에 마음을 열고 들어주길 바랍니다. 저도 집권 여당이기에 부탁드리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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