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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파일] 경찰서 안이 도박장?

"일부 간부 묵인"...경찰 전의경 관리 '빨간 불'

[취재파일] 경찰서 안이 도박장?

최근 전의경 폭행이 사회적 문제가 됐었습니다. 지난 달 22일에도 인천지방경찰청에서 한 전경이 선임으로부터 뺨을 맞고, 폭행을 당하는 동영상을 보도해드린 바 있습니다. 이번에도 전의경이 말썽입니다. 그런데 폭행이 아니라,  도박입니다.

서울 용산경찰서 방범 순찰대 소속 의경들이 불법 도박에 빠져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습니다. 전체 80여 명 정도 되는데 30명 가까이, 6개월 동안 지속적으로 사행성 사이트를 접속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스포츠 배팅 사이트 아실 것입니다. 국가에서 운영하는 것 외에는 모두 불법입니다.

동영상도 보도해드렸지만, 경찰서 안에 있는 PC실은 기본이었습니다. 경찰 버스로 이동을 할 때도 아이팟이나 스마트폰을 이용해서 대담하게 도박을 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도박 사이트가 불법이기 때문에 아이디 발급이 쉽지가 않으니까 아이디를 공유하기도 했습니다. 돈을 환급받는 계좌까지 같이 쓰는 경우도 있다는 말이겠죠.

한 의경은 배팅 금액이 무려 60만 원까 된다고 털어놨습니다. 몇 번을 양보해도 장난으로 보기에는 도를 지나친 금액입니다. 수만 원 단위의 배팅은 당연히 더 많았을 것으로 보입니다. 월급이 나오는 20일 이후에는 특히 집중적으로 도박을 즐겼지만, 제재하려는 움직임은 전혀 없었답니다.

경찰의 전의경 관리가 얼마나 허술했는지 알게 하는 부분입니다. 그런데 소대 지휘관 중 일부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는 한 의경의 고백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실제로 용산서 PC실은 바깥에서 쉽게 확인할 수 있는 구조인데다가, 중대장 실 바로 옆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모르고 있었다는 설명이 오히려 설득력이 없다는 이야기입니다.

사실을 확인하기 위해 서울 용산경찰서로 찾아갔습니다. 경찰서가 도박장이라는 데, 사실을 알고 있는지 책임자들에게 물었습니다. 역시나 모른다는 반응이었습니다. 그럴 리 없다고 발뺌부터 했습니다. 그래서 동영상을 보여줬습니다. 용산서 PC실 안에서 사행성 사이트에 접속하고 있는 모습 말입니다. 이번에는 자신들의 PC실이 아니라고 해서 컴퓨터를 무작위 확인하자고 제안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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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어본 페이지 보시는 법 아실 것입니다. 쿠키 삭제를 해 놓지 않았더군요. 3주 전은 물론이고, 저희가 찾아간 당일에도 접속한 기록이 두 차례나 확인 됐습니다.

 의경이라는 비밀번호를 입력하고 로그인 해 들어갔더니 배팅 내역까지도 수십차례 확인됐습니다. 그제서야 제대로 조사를 하겠다면서 슬그머니 말을 바꿨습니다. 덮고 싶었을 텐데, 당황스러웠을 겁니다. 이성규 서울청장이 지난 1일에도 문화를 바꾸겠다며 워크숍을 열었지만, 역시 헛된 구호일 뿐이었던 겁니다.

뒤늦게 경찰이 조사를 시작했습니다. 방범순찰대에서는 소속 대원 전원을 상대로 새벽까지 조사를 벌였습니다. 용산서 청문감사실에서도 이 내용을 접수해서 수사에 착수했습니다. 현재 IP추적 등을 통해서 사이트 운영자의 신원을 추적하고, 대원들의 배팅 내역에 대해 조사를 벌이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곳 뿐만이 문제겠습니까. 경찰청은 다른 경찰서 소속 전ㆍ의경들도 이렇게 불법 인터넷 사이트를 이용하고 있을 개연성이 있다고 인정했습니다. 이에 따라 전국 전ㆍ의경 부대에 있는  PC실을 모두 점검하기로 했습니다. 또 소속 전ㆍ의경들이 외부에서도 불법 사이트를  이용하지 않도록 철저히 교육시키겠다고도 밝혔습니다.

하지만, 경찰의 전의경 관리에 이미 빨간불이 켜졌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습니다. 매번 이런 뒷북 대책만으로는 잊을만 하면 터지는 폭행사건이나  온라인 도박 모두 뿌리뽑기 어렵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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