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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훈의 신화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이승훈의 신화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새 시즌 개막 전, '이승훈 바람'

2010년 10월초. 네덜란드의 공영방송 채널인 NOS는 한반도에 특별 취재팀을 파견했다. 서울에 도착하자마자 북한 당국의 급작스런 초청을 받은 본사의 지시로 곧장 평양으로 날아가 조선 노동당 창건 65주년 기념 열병식(후계자 김정은이 처음으로 서방 언론에 모습을 드러낸 바로 그 행사)을 보도하기도 했지만, 이들의 본래 행선지와 출장 목적은 따로 있었다. 축구와 함께 네덜란드 국민들이 가장 사랑하는 스포츠, 스피드 스케이팅의 새 시즌 개막을 앞두고 반드시 만나야 할 인물을 취재하러 온 것이었다.

"밴쿠버 올림픽에서 스벤 크라머를 꺾은 뒤로, 이승훈은 네덜란드에서도 유명인사가 되었습니다. 새 시즌 개막을 앞두고 모두가 이승훈에 대해서 더 많은 걸 알고 싶어 하지요." (네덜란드 NOS 방송 보우터 츠바르트 기자)

5,000미터와 10,000m 세계기록 보유자이자, 역사상 가장 위대한 스케이터 가운데 한 명으로 평가돼 온 크라머가 어이 없는 실수로 추락하며 고글을 집어 던지고, 듣도 보도 못한 왜소한 아시아 선수가 2미터에 가까운 거한들의 어깨에 타 활짝 웃는 모습은 전 세계인들에게 밴쿠버 올림픽의 가장 인상적인 순간 가운데 하나였다.

쇼트트랙에서 전향한 지 7개월 만에 '올림픽의 제왕'이 된 거짓말 같은 사연이 더해져 이승훈은 단숨에 ‘전설’이 됐다. 기록 에서도 크라머만 빼고 모든 선수들을 멀찌감치 따돌렸기에, 새 시즌을 앞둔 스피드 스케이팅계의 관심이 온통 이승훈에게 집중되는 건 당연한 일이었다. 자국산 스케이트화를 신던 일본과 중국 대표선수들이 이승훈이 신는 한국산 브랜드로 바꿨다.

이승훈이 올림픽 직전까지 쇼트트랙 코스에서 계속 훈련했다는 게 알려지며 또 하나의 유행이 생겨났다. 일본 대표팀은 지난해 여름, 단체로 한국에 연수를 와서 이승훈이 훈련한 한국체육대학 링크에서 '이승훈처럼' 쇼트트랙 훈련을 소화했다.

밴쿠버 올림픽 당시 이름을 묻는 미국 NBC 방송 리포터에게, "당신 바보요?"라고 쏘아 붙일 정도로 콧대 높은 크라머도 지난 여름 쇼트트랙 코스에서 비지땀을 흘렸다. (크라머는 불의의 부상으로 시즌 개막 직전, ‘무기한 휴식’을 선언했다) 11월 13일 크라머의 고향인 네덜란드 헤렌벤에서 개막한 월드컵 시리즈 개막전 남자 5,000미터의 금메달은 당연히 이승훈이 가져갈 것처럼 보였다.

"여름에 훈련도 엄청나게 많이 했고, 자신감도 있었어요. 몸 상태도 괜찮았고 연습 때 기록도 좋았고.... 다만 '무조건 1등해야 한다, 잘해야 한다'는 부담감이 강했던 것 같아요."

-부진한 출발, 그리고 극복

보는 이들 뿐만 아니라 이승훈 본인도 가끔 잊는 것은, 이승훈이 지난 시즌까지 스피드 스케이팅 국제대회 출전 경험이 딱 4번 밖에 안 되는 '초보'라는 것이다. 코스 파악과 체력 안배, 경기 상황에 따른 전략 변경 그리고 마인드 컨트롤이 필수적인 장거리 종목에서 경험은 특히 중요하다. 밴쿠버 올림픽에서 이승훈이 이룬 기적이 믿기지 않는 이유이기도 하다.

1차대회 5,000미터에서 이승훈은 네덜란드의 신예 보벤휘스와 함께 9조에 편성됐다. 첫 번째 바퀴에서 29초 4의 빠른 랩 타임(한 바퀴 기록)을 낸 데 이어, 세 바퀴 연속 29초대 중반의 랩 타임을 기록했다. 1400미터까지는 참가선수 가운데 가장 빨랐다. 이승훈이 뭔가 잘못되고 있다는 걸 깨달은 것도 이 순간이었다.

"오버페이스를 한 거지요. 지난 시즌에 처음 월드컵(2009년 11월 1차대회)에 나갔을 때와 똑같았어요. 초반에 쭉쭉 나가다가 중반 이후로 힘을 쓸 수가 없는 거에요. 막판에는 (랩 타임이) 34초까지 떨어졌어요. 그건 선수들 기준으로는 제 자리에 서 있는 수준이거든요."

막판에 눈에 띄게 힘이 떨어진 이승훈은, 결국 새 시즌 첫 대회를 7위라는 초라한 성적으로 마감했다. 밴쿠버 올림픽 5000m에서 이승훈의 레이스 파트너였던 네덜란드의 노장 밥 데 용이 이승훈에 6초 이상 앞서 우승을 차지했다.

실망스러웠지만, 소득은 있었다.

"1년 전과 똑같이 오버페이스 했는데도 이번에는 막판에 랩 타임이 31초로 밖에 안 떨어졌어요. 그만큼 힘이 붙고 발전을 했다는 얘기죠. 2차대회에서 차분하게 내 실력만 발휘하면 충분히 할 수 있다고 마음을 다잡았어요."

2차 대회는 1주일 뒤 독일 베를린에서 열렸다. 1년 전, 이승훈이 스피드 스케이팅 선수로 처음 참가해 '오버페이스'라는 걸 처음 경험한 월드컵 1차대회가 열렸던 곳이다. 레이스 파트너는 노르웨이의 하바드 보코가 배정됐다. 2009년 세계선수권 5000미터에서 준우승을 차지하며 정상급 선수로 발돋움한 주목받는 신예였다. 밴쿠버 올림픽에서는 중거리 종목인 1500m에서 동메달을 딸 정도로 순간 스피드까지 갖춘 선수다. 이승훈은 강적과의 레이스를 반겼다.

"저는 저랑 같이 레이스하는 선수한테는 누구든 이길 자신이 있거든요. 쫓아가는 건 자신이 있으니까. 그래서 보코 선수랑 타게 됐을 때 굉장히 좋았어요. 잘 타는 선수니까. 이 선수가 초반에 빠르게 가는 것도 아니까, 처음에는 따라만 가다가 막판에 제치면 되겠다고 생각했어요."

경기는 정확히 이승훈의 계획대로 전개됐다. 막판까지 보코를 15m 정도의 간격으로 따라만 가던 이승훈은 세 바퀴를 남기고 스퍼트를 시작했다. 4000m 지점에서 보코를 따돌렸다. 9개월 전 밴쿠버 올림픽 때처럼, 마지막 세 바퀴 모두 29초대의 랩 타임이 찍혔다. 최종 기록은 6분 18초 40. 미국의 쿡에 0.13초 앞선 이승훈이 시상대 가장 높은 곳에 올랐다. '올림픽 챔피언' 이승훈이지만 월드컵 시리즈에서의 메달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1차 대회에서 쉽게 1등을 했더라면 아마 이번 시즌을 느슨하게 보냈을 것 같아요. 첫 대회에서 7등으로 떨어지는 경험을 함으로써 느슨하게 되지 않고 저를 스스로 잡을 수 있게 된 것 같아요. 좋은 약이 된 거죠."

시즌 두 번째 대회 만에 제 궤도에 오른 이승훈의 상승세는 기록에서 드러난다. 스피드 스케이팅 선수들의 기록은 경기장의 특성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경기장이 위치한 고도와 실내 온도가 스케이팅 스피드에 절대적인 영향을 끼치기 때문이다.

한여름에도 입김이 나올 정도로 춥고 고도도 해발 0에 가까운 태릉빙상장에서 나온 기록과, 따뜻한 온도 때문에 얼음 표면이 살짝 녹아 기름칠한 듯 미끄럽고 해발 1,300m의 고지대에 위치한 미국 솔트레이크 올림픽 오벌에서 나온 기록을 비교해서는 안 된다.  선수의 기량 발전 혹은 퇴보 여부를 알기 위해서는 같은 링크에서 기록이 어떻게 변화했는지를 살펴야 한다.

이승훈이 지난 시즌과 올 시즌에 모두 경기를 해 본 링크는 태릉빙상장과 네덜란드 헤렌벤, 독일 베를린 3군데다. 아래 표를 보면 이승훈은 지난 1년 사이에 이 세 경기장에서 모두 꾸준하게 기록을 단축시킨 것을 알 수 있다.

즉 지금의 이승훈은 지난 시즌보다 더 나은 선수라는 뜻이다. 올림픽 금메달에 안주하지 않고 또 한 단계 진화한 이승훈은 2011년 초, 또 다른 신화에 도전한다.

-동계 아시안게임 최초의 4관왕 달성은 가능할까?

이달 30일 카자흐스탄에서 제 7회 동계 아시안게임이 개막한다. 이승훈은 이번 대회에 주종목인 5,000m와 10,000m, 단체종목인 팀 추월, 그리고 '집단 출발'이라는 생소한 종목까지 모두 네 종목에 출전한다.

5,000m과 10,000m는 아시아권에서 적수가 없다. 이승훈이 등장하기 전에 아시아권에서 맹주노릇을 하던 일본의 히라코 히로키는 아시안게임 일본 국내 선발전을 통과하지 못했다. 올 시즌 그나마 꾸준히 성적을 내고 있는 주최국 카자흐스탄의 드미트리 바벤코는 월드컵 2차대회에서 이승훈에게 무려 16초를 뒤졌다. (바벤코는 이승훈을 따라잡기보다 올 시즌 혜성처럼 등장한 한국의 2인자 고병욱에게 따라 잡힐 것을 신경써야할 처지다. 고병욱은 지난달 중국 하얼빈에서 열린 아시아선수권 5,000m에서 바벤코를 눌렀다.)

'집단 출발'은 말 그대로 참가선수 전원이 동시에 출발해 누가 빠른가를 가리는 종목이다. 국제무대에서 자취를 감춘 지 오래됐지만 올림픽과 주요 국제대회의 정식 종목이자 이규혁의 주종목인 1,000m가 빠지는 대신 이번 대회의 정식 종목으로 채택됐다.

드래곤 보트와 장기, 바둑이 정식종목으로 채택된 지난 광저우 대회에서 보듯 아시안게임의 종목 선정에서 주최국의 역할은 절대적이다. 이번 대회 역시 마찬가지다. 주최국 카자흐스탄의 강력한 요청으로 '집단 출발'이 포함됐고, 스키에서는 우리나라의 메달 가능 종목인 회전 종목이 빠졌으며, 스키 오리엔티어링, 반디 같은 이름조차 생소한 종목들이 11개 정식종목에 포함됐다. 

'집단 출발'을 주최국 카자흐스탄이 굳이 포함시키려 하는 데는 이유가 있을 거라는 추측이 지배적이다. 상상할 수 있는 것은 한국 쇼트트랙의 금메달 비법이자 국내 대회에서 끝없는 논란을 일으키는 ‘팀 플레이’가 이뤄질 가능성이다. 특정 국가 선수들이 힘을 합쳐 다른 나라의 우승 후보를 견제하는, 쇼트트랙과 유사한 치열한 레이스가 펼쳐질 수 있다.

다행히 이승훈은, 이런 상황에 대한 대처 방식이 뼛속까지 밴 쇼트트랙 국가대표 출신이다.

"전 스피드 스케이팅이 좋아요. 몸싸움 없이 깨끗하게 나만의 실력으로 승부할 수 있으니까요. 그렇지만 ‘레이스’를 해야 한다면 또 해야죠. 제가 불리할 건 없을 것 같아요."

밴쿠버 올림픽에서 이승훈은 마지막 종목으로 출전했던 팀 추월에서도 대이변을 일으킬 뻔했다. 우승후보였던 노르웨이와 피 말리는 접전을 펼친 끝에 마지막에 역전을 당해 0.03초 차로 아깝게 졌다.

이승훈 혼자 맨 앞에서 나머지 두 명을 이끌고 3,200m를 달리기가 버거웠던 것. 다행히 올 시즌에는 고병욱이라는 훌륭한 동반자가 등장해 부담이 한결 덜하게 됐다. 밴쿠버 올림픽 당시 한국과 함께 아시아 대표로 출전했던 일본은 지금은 우리의 상대가 되지 못한다. 팀 추월 역시 충분히 금메달을 노려볼 수 있다는 뜻이다.

역대 아시안게임에서 한국의 메달밭은 당연히 쇼트트랙이었다. 1990년 삿포로 대회 때의 김기훈, 1996년 하얼빈 대회의 채지훈, 2003년 아오모리 대회의 안현수는 3관왕에 올라 한국의 단일 대회 최다 금메달리스트가 됐다. 스피드 스케이팅에서는 지난 2003년과 2007년 이규혁이 두 개씩의 금메달을 따낸 것이 최고 기록이다. 이승훈은 위의 예측대로라면 최초로 동계 아시안게임 ‘4관왕’이 유력하다. 이승훈은 오는 24일, 알마티로 떠난다.

-2월, '지옥의 레이스'

오랜 세월 힘든 형편으로 살았던 이승훈의 가족은 지난해 8월 일산에 아파트로 구입해 이사를 갔다. 하지만 새 집 장만에 일등공신 역할을 한 이승훈은 정작 이 집에 발을 들인 시간이 별로 없다. 태릉선수촌에서, 한체대 기숙사에서 끊임없이 이어져 온 합숙 때문이다. 옷도 집보다 선수촌에 훨씬 많다. 넓은 자신만의 방이 있는 집보다, 룸메이트 모태범과 수다 떨고 인터넷 서핑을 하다 잠드는 선수촌 숙소가 '진짜 집' 같다.

"중국대회(아시아 선수권)이 12월 28-29일에 있었는데, 그때 출국하기 전날 짐 챙기러 간 게 마지막이에요.  한두 시간쯤 있었나? 2010년을 통틀어서 집에 있었던 시간이 한 달이 안 돼요."

아시안게임이 끝나도 이승훈의 '유랑 생활'은 계속된다. 2월 6일 귀국하자마자 곧장 인천공항에서 캐나다행 비행기로 갈아타고 떠난다. 12일에 캘거리에서 개막하는 '올라운드 세계선수권', 그리고 그 다음 주말에 미국 솔트레이크에서 벌어지는 월드컵 7차대회에 출전해야 하기 때문이다.

앞서 쓴 대로, 스피드 스케이팅에서는 경기장의 특성이 기록에 절대적인 영향을 끼친다.  현재 스피드 스케이팅의 세계 기록들은 딱 두 경기장에서만 작성되었다. 고도가 높아 공기 저항이 적고, 온도가 적당히 높고 수질이 좋아서 최고의 빙질이 유지되는 곳. 바로 캐나다 캘거리 올림픽 오벌과 미국 솔트레이크 시티 올림픽 오벌이다.

이승훈도 2009년 12월, 캘거리와 솔트레이크에서 열린 월드컵 대회 5000m에 잇따라 출전해 한국기록을 연이어 갈아치웠다. 당시 캘거리에서 세웠던 기록은 6분 16초 75. 이후 1년 동안 지속적으로 기량을 높여온 걸 감안하면, 6분 10초의 벽을 넘어서는 것도 가능해 보인다. 스피드 스케이팅 역사상 6분 10초 이내로 골인한 선수는 6명뿐이다. (이 중 네 명이 솔트레이크에서, 두 명은 캘거리에서 대기록을 작성했다)

솔트레이크 월드컵에서는 10,000m 경기가 열린다. 이승훈이 지금까지 아시아권 밖에서 열린 국제대회 10,000m에 출전한 것은 딱 한 번. 바로 밴쿠버 올림픽이었다. 고도가 낮아서 기록 작성에 불리한 밴쿠버 리치몬드 오벌 링크에서 이승훈은 12분 58초 55의 올림픽 기록을 세웠다. 이 종목 세계기록은 지난 2007년 스벤 크라머가 작성한 12분 41초 69. 물론 장소는 솔트레이크였다.

가장 큰 적은 피로다. 아시안게임에서 네 종목을 소화한 뒤, 곧장 지구 반대편으로 날아가 올라운드 세계선수권에서 500m와 1500m, 5000m와 10,000m까지 최단거리부터 최장거리를 망라하는 네 종목을 단 이틀 만에 치러야 한다. ('모든 종목을 잘 하는 철인 스케이터'를 가리는 올라운드 세계선수권을, 크라머는 4년 연속 제패했다. 크라머의 위대함을, 그리고 그 크라머와 접전을 펼친 이승훈의 경이로움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그리고 6일 뒤, 솔트레이크 시티에서 또 레이스에 임해야 한다. 20일 동안 대륙을 이동해 가며 9차례 레이스를 펼쳐 59,200m를 전력으로 달려야 하는 살인적인 일정이다. 사실 올라운드 세계선수권은 최근까지도 출전을 망설였다. 이승훈이 굳이 이 모든 대회들에 다 나가려는 이유는, 아직도 본인이 완성된 선수가 아니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제가 어느 정도 수준인지를 알고 싶어요. 특히 서양 선수들에게 많이 뒤떨어지는 단거리 500m와 1500m를 준비하는 방법을 알고 싶어요. 올라운드 세계선수권은 제가 선수 생활 하는 동안 꼭 잡아보고 싶은 대회거든요. 진짜 챔피언을 가리는 대회니까. 나가는 대회 하나하나가 저한테는 모두 공부인 거죠."

장거리만 잘 하는 선수가 아닌, 팔방미인이 되고픈 이승훈의 약점은 '절대 스피드'다. 절대 스피드란 전력을 다했을 때 최대한으로 끌어올릴 수 있는 속도를 말한다. 당연히 덩치가 크고 파워가 좋은 서구 선수들이 절대 스피드도 높다.

이승훈은 지난 시즌 절대 스피드의 약점을 쇼트트랙으로 다진 엄청난 지구력과 스케이팅 기술로 극복하며 올림픽을 제패했다. 스피드 스케이팅의 패러다임을 바꿨다는 찬사가 쏟아졌지만, 이승훈 본인은 만족하지 않았다. 약점인 절대 스피드를 끌어올리기 위해, 여름 내내 웨이트 트레이닝에 구슬땀을 쏟았다.

"쇼트트랙 선수 시절에는 무거운 무게를 들어 올리는 웨이트 트레이닝을 하지 않아요. 몸이 가벼워야 하고 기술이 중요하니까. 웨이트를 본격적으로 한 게 올 여름이 처음이었어요. 아직도 스피드 스케이팅 대표팀에서는 제가 근육이 제일 없는 선수에요. 아직 (이)상화가 드는 무게도 못 들어 올려요 (하하하)"

이승훈의 길고 긴 2010-2011 시즌은 3월초 독일에서 열리는 ‘종목별 세계선수권(싱글 디스턴스 챔피언십)’으로 막을 내린다. 각 거리별로 세계 챔피언을 가리는 대회다. 독일에서 돌아오면, 평생 식당을 꾸리며 자신을 뒷바라지 하느라 여행갈 꿈도 못 꿔 보신 부모님께 비행기 티켓을 쥐어드릴 계획이다.

"해외여행을 보내드리겠다고 했더니, '아직 제주도도 못 가 봤다'고 하시더라구요."

운동할 때가 제일 행복하다는 23살 '바른 생활 청년'은, 2010년처럼 행복한 2011년을 위해 지금도 구슬땀을 흘린다.

[이 글은 네이버 스포츠의 '메거진S' 110호에도 실려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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