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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진짜 길라임"…진짜 스턴트우먼

하지원 대역 스턴트우먼 유미진 씨

"내가 진짜 길라임"…진짜 스턴트우먼

올해 22살의 스턴트우먼 유미진 씨. 경력 1년이 채 안 된 새내기 미진 씨는 요즘 드라마 '시크릿 가든'에서 하지원 씨의 대역을 맡고 있습니다. 주말뉴스를 위해 미진 씨를 만나고, 저는 세 번 크게 놀랐습니다.

'스턴트우먼 유미진' 씨의 모습이 마치 드라마 속 '스턴트우먼 길라임'이 그대로 현실로 걸어나온 듯 비슷했기 때문입니다. 씩씩한 걸음걸이며, 짧게 자른 머리, 귀여운 얼굴, '~~습니다'로 끝나는 군기가 바짝 든 말투까지.

작가가 미진 씨를 만난 뒤 드라마를 쓴 게 아닐까 싶을 정도였습니다. 

두 번째는 무술 실력. 미진씨는 태권도, 합기도, 검도, 킥복싱을 합쳐 12단입니다. 다섯 살 때부터 태권도를 했고, 지금도 하루도 쉬지 않고 매일 여덟시간 이상씩 연습을 합니다.

안 해 봤던 새로운 액션 과제를 만나면, 저 같으면 두려울 법도 한데 미진 씨는 오히려 "심장이 두근두근 뛰고, 뭔가 새로운, 모르는 것을 알게 된다는 기쁨에 내가 살아있구나, 오늘 하루를 정말 살고 있구나"라고 느낀다고 합니다.

               



그러나 무엇보다 저를 가장 놀라게 한 건, 그녀의 '생각', 그녀가 술술 풀어낸 '말' , 그녀의 '존재' 자체였습니다.

"스턴트를 왜 선택했냐"는 질문에 미진 씨는 이렇게 답했습니다.

"저는 배우를 하고 싶어서 스턴트를 시작한 게 아니라 운동이 너무 좋아서 이 일까지 하게 된 거에요. 그러니까 평생 몸 쓰고 살 수 있고, 땀 흘리면서 누군가에게 감동을 줄 수 있다면, 그걸로 이 직업에 충분히 만족해요."

"드라마 속 스턴트우먼과 현실의 삶은 다를 것 같은데, 어떠냐"고 묻자 또 이런 답이 나왔습니다.

"보편적인 사람들이 꿈꾸는 현실과는 많이 다르죠. 그런데 저는 이게 현실일 거라고 이미 알고 있었어요. 왜냐하면 저는 꾸준히 운동을 해왔고, 그런 룰과 패턴 속에서 살아왔기 때문에... 항상 막내 때 궂은 일 도맡아서 하고 원래 그렇잖아요. 누구나 어느 위계질서 속에서 막내 때는.

실제로 정말 너무 많이 위험하고 많이 다치고 또 드라마에 나오는 길라임 대사처럼 누가 알아주지도 않고 주인공 얼굴만 기억하고 몸에 불붙이고, 부러진 사람 이름은 기억도 못하는 게 저희 직업이거든요. 그런데 그런 일 속에서도 보람을 느끼니까 하는 거에요."

그 '보람'이 구체적으로 어떤 거냐고 물었습니다.

"시크릿 가든 1회 같은 경우도 거의 4일 동안 30시간씩 4번 찍었을 거에요. 잠을 하루종일 안 자고 그런 식으로 나흘을 찰영해서 방송에는 1분 30초, 2분 나간 거였어요. 액션 배우가 그렇게 많이 고생을 하면서 방송에 나가는 분량은 되게 작은데도, 배우의 모습과 어우러진 좋은 화면이 나왔을 때, 보람을 느껴요.

제가 하지원 씨 대역을 했지만, 누가 누군지 티가 안나는 화면이 보기가 좋거든요. 내 개인적인 모습이 나타나기 보다는 전체적인 구조상 조각이 딱딱 맞아떨어지는 장면이 나왔을 때의 보람!"

그녀는 스물 두 살의 나이에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이 뭔지를 알고 있었고, 그 일을 위해 치러야 하는 희생과 대가를 기꺼이 받아들이고 있었고, 자신의 일을 마음껏 '즐기고' 있었습니다.

자신에 대한 확신이 있기에 꿈도 목표도 확실했습니다. 한 마디로 진짜 '프로' 였습니다.

진짜 '프로', 유미진 씨가 들려준 속 깊은 이야기는, 다음 취재파일에서 자세히 전해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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