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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이상해졌어요" 타미플루 부작용 논란 확산

<앵커>

신종플루 치료약으로 지금까지는 타미플루가 유일합니다. 그러나 최근 심각한 부작용 사례가 잇따라 나타나면서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습니다. 특히 10대를 중심으로 환각이나 환청 등 이상행동의 가능성이 크다는 겁니다. 부모들의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한승구 기자가 집중취재했습니다.



<기자>

서울 마천동에 사는 초등학교 3학년 이모 어린이.

이달 초 고등학생인 형이 신종플루 확진 판정을 받았습니다.

이 군도 감기 기운이 있어 병원에서 타미플루를 처방받고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그런데 타미플루를 먹고 나서 문제가 생겼습니다.

[이군 어머니 : 목에서 뭐가 빠져 나온다고, 그래서 뭐가 나오느냐고 그랬더니 TV에서 선전할 때 입에서 뭐 나 오듯이 자기 입에서도 뭐가 나온다고 하더라고요. 엄마 말이 이상해, 이상해 해서 왜, 뭐가 이상해 그랬더니 엄마 목소리가 자꾸 빨라진다고 엄마가 빠르게 말을 한다는 거예요.]

타미플루를 한 번 더 먹자 증상은 더 심해졌습니다.

[이군 어머니 : 애가 갑자기 뒤척뒤척하면서 어이가 없어 그런 식으로 혼잣말을 하더라고요. 계속 그 말만 반복해서 참 어이가 없어, 어이가 없어 하더니 참. 계속 그런 말만 하는 거예요. 애가 평상시에 쓰지 않던 말이라서.]

이 군은 다음 날 감기가 나았고 이상한 증상도 사라졌습니다.

그러나 자신이 무슨 말을 했는지는 기억하지 못했습니다.

[이 군 : 머리도 아프고요. 엄마 말이 좀 빠르게 들렸어요. (엄마 말이 빠르게 들렸고, 그 이후에 본인이 무슨 말을 했는지 기억 안 나요?) 네.]

지난 달 30일 경기도 부천.

14살 이모 군이 아파트 6층 자신의 방에서 뛰어 내려 팔이 부러지는 등 크게 다쳤습니다.

타미플루를 먹고 두 시간이 지난 뒤였습니다.

[김종식/목격자 : 방충망이 바깥으로 확 뜯겨져 나와 있더라고 밖에서 봤을 때. 보호창은 없었고.]

일반 독감 치료제로도 쓰이는 타미플루는 앞서 일본에서 문제가 됐습니다.

2001년부터 7년까지 타미플루를 먹은 128명이 이상행동 증세를 보였는데 이 가운데 8명이 건물에서 뛰어내리거나 갑자기 도로에 뛰어들어 목숨을 잃었습니다.

이상증세를 보인 128명 가운데 80%가 스무살 미만이었고 사망자 8명 가운데 5명도 10대였습니다.

이 때문에 타미플루가 10대를 중심으로 환각이나 환청 등의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고 이 때부터 타미플루 복용 안내문에 경고 문구가 들어가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타미플루와 정신과 질환은 의학적으로 관련이 없다는 것이 전 세계 보건당국의 공식적인 견해입니다.

[권준욱/질병관리본부 전염병관리과장 : 이번 일로 인해서 아직까지 인과관계가 규명되지 않은 상황에서 타미플루의 부작용을 언급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타미플루와 함께 신종플루 치료제로 쓰이는 리렌자는 어떨까.

국내에서는 아직 부작용 사례가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지난 2007년 미국 식품의약국 자문위원회는 리렌자를 복용한 사람들 가운데 115명이 정신장애 등 부작용을 겪었다고 발표했습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부작용 위험이 있더라도 치료제 복용을 주저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합니다.

[이재갑/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 치료를 해야 되니까 조심스럽게 먹어야 되는 건 맞는데요. 걸린 게 확실할 때는 먹어서 빨리 치료되는 게 낫기 때문에.]

감기 증상이 낫고 약을 끊으면 부작용도 바로 사라집니다.

회복된 이후에도 이상 증상을 보인 사례는 없었습니다.

따라서 타미플루를 처방할 때 일어날 수 있는 부작용을 충분히 설명하고 10대가 복용할 경우 집안의 문단속을 철저히 한 뒤 보호자가 옆에서 주의깊게 지켜보는 게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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