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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디도 전술'...잔디에 숨은 축구 과학

길이·습도 따라 공의 마찰력·저항 변화

<8뉴스>

<앵커>

2002년 월드컵에서 히딩크 감독이 잔디에 물을 뿌려서 경기에 유리하게 만든 얘기는 유명하죠. 그만큼 축구장의 잔디는 경기에 큰 영향을 미칩니다.

잔디에 숨은 과학, 김흥수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2002년 한·일 월드컵.

우리 대표팀의 경기를 앞두고 구장 측은 잔디를 22mm로 바싹 깎았습니다.

FIFA 권고치인 25~30mm보다도 훨씬 짧은 길이였습니다.

경기 한 시간 전에는 잔디에 물까지 뿌렸습니다.

히딩크 감독의 요구였습니다.

[이진평/수원월드컵경기장 시설팀 : 잔디 길이는 22mm로 짧게 깎고 경기 한 시간 전에 물을 충분히 뿌려서 볼 스피드를 최대한 살렸습니다.]

잔디를 짧게 하고 습도를 높이면 마찰과 저항이 크게 줄어 볼스피드가 빨라지게 됩니다.

우리처럼 스피드를 앞세운 팀에 유리할 수밖에 없습니다.

반대로 잔디가 길어지면 마찰력이 높아져 공의 스피드와 탄성이 떨어집니다.

하지만 공을 다루기는 쉬워져 남미처럼 개인기 위주의 팀에 유리합니다.

[박대섭/삼성에버랜드 잔디과학연구소 박사 : 잔디의 길이에 따라서 볼 스피드, 운동성, 탄력성에 영향을 줘서 큰 변수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또 선수들이 느끼는 피로도에도 큰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기온에 따른 변수도 큽니다.

잔디의 최적 온도는 섭씨 15~25도.

이보다 올라가면 잔디가 옆으로 눕는 이른바 '하고현상'이 생겨 볼을 다루기 어렵고 체력도 많이 소모됩니다.

잔디의 밀도나 잔디 속 찌꺼기도 영향을 미칩니다.

[박지성/축구대표팀 미드필더 : 유럽 잔디는 한국 잔디보다 물기가 있기 때문에 상당히 미끄럽고 푹신푹신한 면이 있어서 거기 적응해야 합니다.]

이번 독일 월드컵의 잔디는 지난 2002년과 종류는 같지만 길이는 28mm로 6mm나 깁니다.

현지 잔디의 특성을 파악하고 적응하는 전략도 마련돼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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