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학교를 떠난 청소년들이 37만 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유학이나 질병 때문에 학교를 그만두는 경우도 있지만 학교 밖 청소년 10명 가운데 5명은 어디서 뭘 하는지 파악조차 안 되고 있습니다. 이런 청소년들을 찾아서 자립할 수 있게 도울 방법은 없을까요.
뉴스인 뉴스, 권란 기자입니다.
<기자>
밤늦은 시각 서울의 한 유흥가입니다.
청소년 쉼터 직원들이 2주 전 가출했다는 10대 3명을 만났습니다.
이들은 학교까지 그만두고 그동안 길거리에서 지냈다고 말합니다.
[(어디서 지냈어요?) 노상에서… 그냥 밖에 돌아다니고…. (무섭지 않아요?) 무섭진 않아요. 그냥 이상한 사람들이 안 건드리면….]
쉼터 직원들의 도움으로 청소년들은 식사와 잠자리를 얻게 됐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거리에서 떠돌고 있는 학교 밖 청소년들을 일일이 찾아내 도움을 주는 건 쉽지 않은 일입니다.
서울의 한 청소년 쉼터 직원들과 경찰은 올해부터 온라인 활동을 벌이기 시작했습니다.
10대들이 주로 스마트폰 채팅 앱을 통해서 함께 다닐 '가출 팸'이나 잠잘 거처를 찾는 점에 착안했습니다.
새벽 시간대 10대 청소년들이 채팅 앱에 올린 글입니다.
이런 글에 댓글을 다는 방식으로 한 쉼터와 경찰이 지난 한 달 새 학교 밖 청소년 40명을 찾아냈습니다.
10대들에게 친숙한 채팅으로 대화를 시도하면서 경계심을 줄이고 상담이나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도왔습니다.
[김기남/서울시립청소년이동쉼터 소장 : 적은 시간으로도 많은 아이들을 만날 수 있는 것이 사이버 아웃 리치라고 보시면 되고, 또 훨씬 더 위기의 정도가 심한 친구들을 많이 발굴할 수 있기 때문에 시급성에 있어서 거리보다는 보다 더 시급한 접근방법이 아닐까….]
학교 밖 청소년을 찾는데 온라인 활동이 성과를 거두기 시작했지만, 정부 지원은 아직 미미합니다.
한 청소년 쉼터가 자치단체에 처음으로 신청한 온라인 활동 예산 1억 5천만 원은 아직 한 푼도 배정받지 못했습니다.
거리를 떠도는 학교 밖 청소년들을 찾아내고 보호하기 위해선, 이들과 연결하는 온라인 활동 등 청소년 눈높이에 맞춘 대책을 적극적으로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전문가들은 말하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전경배 조장현, 편집 : 박춘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