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야당이 4조 1천억 원을 감액한 내년도 예산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습니다. 정부가 제출한 예산안을 야당이 단독으로 감액해 본회의에서 통과시킨 건, 헌정 사상 처음 있는 일인데 여당은 국가 마비 예산이라고 반발했습니다.
김상민 기자입니다.
<기자>
673조 3천억 원 규모의 내년도 예산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습니다.
[우원식/국회의장 : 2025년도 예산안에 대한 수정안은 가결되었음을 선포합니다.]
정부가 제출한 원안에서 야당이 단독으로 4조 1천억 원을 감액한 것으로, 대통령실과 검찰, 경찰, 감사원의 특수활동비, 특경비가 전액 삭감됐고, 정부 예비비도 2조 4천억 원 감액됐습니다.
최상목 경제부총리가 국회를 찾아 예비비 등 2조 1천억 원을 복원해주면, '이재명표 예산'으로 불리는 지역 화폐 예산 등 9천억 원을 반영하겠다고 제안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야당이 단독으로 감액한 예산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것은 헌정 사상 처음인데, 야당은 정부·여당에 책임을 돌렸습니다.
[허영/민주당 의원 (예결위 간사) : 바로 전날 아무런 대안 없이 그냥 '협상만 하자'라고 요구한 다음에 바로 당일, 오늘에야 구체적 수치로 이렇게 제안한 행태에 대해서 참으로 유감스럽고….]
감액 규모가 정부 예산안의 0.6%에 불과하고 그 내용도 구체적 용처가 지정되지 않은 예비비 등이라며, 국민에게 피해가 돌아간다는 주장은 근거가 없다고도 했습니다.
여당은 이재명 대표 방탄용이자 국가 마비용 예산이라고 반발했습니다.
민생 침해 관련 수사비가 검·경 특활비라는 명목으로 삭감됐고, 체코원전 수출 등을 이어가기 위한 신규사업 예산 대부분과 기초연구 예산 상당 부분도 깎였다는 겁니다.
[박수민/국민의힘 의원 : 순조롭게 진행되던 예산안이 마지막 순간에 갑자기 민주당 일방 삭감한, 아니 누가 만들었는지도 모호한 일방 삭감 예산안으로 이 자리에 도착했습니다.]
표결 과정에선 고성이 오가기도 했습니다.
우원식 국회의장은 감액 예산안 처리가 매우 아쉽다면서, 즉시 추경 편성을 준비해 달라고 정부에 당부했습니다.
(영상취재 : 박현철, 영상편집 : 김호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