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비상계엄 소식에 오늘(4일) 우리 금융시장도 요동쳤습니다. 원달러 환율은 뛰었고 주가는 떨어졌습니다. 뭐 최악은 변했다고 하지만 어젯밤 상황을 지켜본 외국인 투자자들에게 불안감을 줬다는 점이 가장 뼈 아픈 부분입니다.
김덕현 기자가 전하겠습니다.
<기자>
간밤 계엄 선포 후 공포가 시장을 지배하면서 야간 거래에서 원달러환율은 1442원까지 폭등하고 주가 선물은 5% 넘게 급락하자, 당국은 장 개장 여부를 아침까지 고민했습니다.
계엄 사태가 일단락된 후 시장이 진정세로 돌아섰다 판단해, 오늘 금융시장은 정상 개장했습니다.
긴장된 분위기 속에 장을 시작한 외환딜링 룸, 하루종일 등락을 거듭하다 1,410.1원으로 마감했습니다.
[서정훈/하나은행 수석연구위원 : 향후 방향성에 대해서 관망하는 상황에서 사태의 추이를 보고 있는 것으로 판단되고 있습니다. 상단은 1,450원까지 열어둘 필요성이 있다고….]
2% 넘게 떨어졌던 코스피와 코스닥도 낙폭을 줄이며 각각 1.44%, 1.98% 하락한 채 장을 마쳤습니다.
코스피는 외국인들이 4,000억 원 넘게 순매도하면서 전체 종목 77%가 하락했습니다.
조기에 계엄령이 해제돼 일단 위기급 '폭락' 사태는 피했지만, 추후 외국인 자금 이탈이 지속될 경우 낙폭은 커질 수 있습니다.
금융 당국과 한국은행은 시장 유동성 부족이 가져올 불안 확산을 막기 위해, 10조 원 규모의 증시안정펀드를 가동하고, 비정례 환매조건부채권을 사들여 단기 유동성 공급을 확대하겠다는 대책을 내놨습니다.
[박종우/한국은행 부총재보 : 코로나19나 2022년 채권시장 불안 그때보다는 금융 시장 상황은 상대적으로 안정적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신용평가사 S&P도 현재로선 한국 신용등급을 바꿀 실질적 사유는 없다고 밝혔습니다.
[황세운/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 : (계엄 사태가) 신속하게 마무리가 됐단 말이에요. 근본적으로 위기 대응 능력을 충분히 갖추고 있다, 기업의 펀더멘탈과 수익성에 근본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안은 아니라고 봐야….]
다만, 수출과 내수의 동반 부진 속에 정치적인 불확실성이라는 추가 악재가 가세하면서, 한국에 대한 상대적인 투자 매력이 떨어져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더 심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옵니다.
(영상취재 : 유동혁·강시우, 영상편집 : 김윤성, 디자인 : 김규연·이소정·장예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