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꿀벌이 집단으로 사라지는 현상이 최근 몇 년간 계속되고 있는데요. 올해도 도내에서는 빈 벌통이 속출하고 있는데, 정확한 원인을 알 수 없어 피해가 커지고 있습니다.
보도에 모재성 기자입니다.
<기자>
개화기를 맞아 분주히 움직여야 할 꿀벌들이 도통 보이지 않습니다.
지난겨울만 해도 벌통에는 벌들이 가득했지만, 지금은 모두 실종되거나 폐사했습니다.
빈 벌통이 80%가 넘습니다.
이런 현상이 3년째 반복되고 있습니다.
[박명환/양봉 농가 : 벌들이 너무 월동을 못 나고 죽으니까 마음이 굉장히 아프고요. 또 양봉 사업을 계속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20년 경력의 베테랑 양봉 농가도 사정은 마찬가지.
양봉장 바닥에 죽은 꿀벌만 나뒹굽니다.
150개 벌통 중에 단 10통만 남았습니다.
벌통 안을 자세히 보시면요.
벌들이 겨울철 마련했던 꿀들은 남아 있는데, 죽어 있는 벌들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여기 보이는 모든 벌통이 텅텅 비었습니다.
한국 양봉협회가 도내 18개 시군 양봉 농가의 피해를 조사하고 있는데, 꿀벌 60% 이상이 폐사하거나 실종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농가에서는 '벌 붕괴 현상'이라고 말합니다.
[김덕만/양봉 농가 : 왕(여왕벌) 자체에서 문제가 있는 게 아니라 왕은 정상적으로 있어요. 일벌들이 자꾸 나가 없어지니까 왕이 산란을 못하고 육아 형성을 못 하는 거지.]
꿀벌 실종은 이상기온과 대기오염, 소나무재선충 약제 방제 등이 원인으로 꼽히고 있는데, 정확한 원인을 알 수 없는 게 더 큰 문제입니다.
[박종호/한국양봉협회 강원지회장 : 병명을 알아야 처방전을 내리죠. 양봉은 지금까지 거기에 관한 연구를 특별히 한 사람이 없어요. 문제가 생기니까 이러쿵저러쿵 말만 많은 중이고요.]
전문가들은 꿀벌 실종으로 사과와 배, 딸기 등 꿀벌 의존도가 높은 과일 가격이 올해 폭등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습니다.
(영상취재 : 서진형 G1)
G1 모재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