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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로 두면 갈 데가 없다"…정부, 은둔 청년 지원 나선다

<앵커>

'은둔형 외톨이'라는 말, 한 번쯤 들어보셨을 겁니다. 밖에 나가지 않고 집에서만 지내며 6개월 이상 사람들과 만나지 않는 사람을 말하는데요. 정부가 처음으로 실태조사를 했는데, 이런 은둔형 외톨이가 최대 54만 명에 달하는 걸로 드러났습니다. 문제는 이들이 일반 청년들에 비해 32배나 높게 극단적 선택을 생각해봤다고 답했다는 겁니다.

정부가 대책마련에 나섰는데, 박재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우울증으로 20대를 집에서만 보낸 A 씨.

잠자고 밥 먹고 게임하는 일상을 반복했습니다.

[A 씨 (30대) : 재떨이가 없어서 세면대에 털어서 막힌 거고. 냄비는 음식을 먹고 설거지 하기 귀찮아서 선반에 쌓아둔 모습이고요.]

친구와의 갈등과 집안일로 7년 넘는 은둔 생활을 벗어나고 있는 B 씨.

주변의 따가운 시선이 자신을 더 깊은 곳으로 숨게 했다고 말합니다.

[B 씨 (20대) : 무기력하고 뭘 하려는 의지가 없어서 집에만 누워만 있었던 것 같아요. 누구랑 얘기도 안 하고. 밥도 안 먹었어요.]

정부가 은둔형 외톨이 실태 파악 조사를 해보니, 응답자 둘 중 한 명이 몸과 정신 건강에 문제를 호소했습니다.

특히 4명 중 3명이 극단적 선택을 생각했고, 이들 중 26.7%는 실제 시도를 했다고 답했습니다.

전체 청년 평균 시도 비율보다 32배가 넘는 심각한 수준입니다.

[B 씨 (30대) : 무너졌었기 때문에 내려놓고 싶었어요. 그때 제가 극단적 선택도 하고.]

80% 이상이 이런 상황에서 벗어나기를 원했지만, 다시 숨을 수 밖에 없었던 이유로 취업의 어려움을 첫 손에 꼽았습니다.

경제적 지원이 가장 절실하다고도 답했습니다.

[김옥란/푸른고래 리커버리 센터장 : (이들을) 지금 방치한다면 나중에 중장년 40~50대에 들어갔을 때 그때는 정말 갈 데가 없는데… '지금 청년의 회복은 정말 골든타임에 있는 그 시기다'.]

청년들의 은둔으로 인한 사회적 손실 비용은 연간 7조 원에 추산되는 상황에서 정부가 대책 마련에 나섰습니다.

주로 온라인에서 정보를 얻는다는 점을 감안해 비대면 도움 요청 창구를 마련하고 고립 은둔 청년을 상시 발굴하기로 했습니다.

[이기일/보건복지부 1차관 : 단계적 외부 외출 확대와 소통기술 습득을 지원토록 하겠습니다. 일정 수준 일상생활이 회복되면 간단한 일 경험을 시작으로….]

전국 4개 시도에 전담 센터를 설치해 은둔 청년들의 상담과 구직 등을 밀착 지원하기로 했습니다.

(영상취재 : 박진호, 영상편집 : 윤태호, 디자인 : 강윤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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