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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피령은 사형선고"…유엔 구호품 '바닥'

<앵커>

연일 이어지는 이스라엘의 공습과 봉쇄로 가자지구는 말 그대로, 생지옥으로 변해가고 있습니다. 구호품 마저 동이 나면서 유엔도 인도적인 지원을 중단한다고 밝혔습니다.

김영아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가자지구 북부에 하나뿐인 어린이 병원입니다.

신생아 수십 명을 포함해 특수 장비가 필요한 중증 어린이 환자들이 모인 병실입니다.

[후삼 아부 사피야/카말 에드완 병원 의사 : 이 아이들은 인공호흡기를 달고 있어서 이동이 사실상 불가능합니다. 이 아이들에게 이곳을 떠나라는 건 사형선고를 내리는 것입니다.]

의료진들도 아이들의 생명을 지탱하고 있는 침상에 목숨을 맡겼습니다.

[후삼 아부 사피야/카말 에드완 병원 의사 : 우리를 죽일 테면 죽이세요. 우리는 이곳을 떠나지 않고 계속 여기서 아이들을 치료할 것입니다.]

이스라엘의 대피령 이후 주민 60만 명이 피란길에 올랐지만, 노약자와 임신부, 장애인 등 대피할 수 없는 이들도 상당수입니다.

공습으로 지금까지 가자지구에서 사망자는 2천670명, 부상자는 9천600명에 달합니다.

사망자의 60%는 여성과 어린이입니다.

넘쳐나는 시신들을 둘 곳이 없어 아이스크림 운반 트럭까지 임시 시신 보관소로 쓰고 있습니다.

[야서 알리/수하다 알-아크사 병원 의사 : 병원 시신 보관실은 다 찼고, 이 트럭들로도 모자라서 시신 20~30구는 천막 안에 보관하고 있습니다.]

가자지구 남쪽 유엔이 운영하는 임시 대피소에 모여든 사람만 40여만 명.

하지만 유엔은 이들에 대한 인도적 지원을 중단한다고 밝혔습니다.

전면 봉쇄로 물품이 바닥난 겁니다.

[필리페 라자리니/UN 팔레스타인 난민구호기구 집행위원장 : 지난 8일 동안 가자지구 안으로는 물 한 방울, 밀 한 톨, 연료 한 방울도 들어오지 못했습니다.]

유엔은 가자지구 전역의 병원에 발전기 연료가 하루치 밖에 남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이스라엘이 심각한 식수난을 겪고 있는 가자 남부에 물 공급을 재개했다고 밝혔지만 물을 끌어올릴 전력 공급은 끊긴 상태입니다.

이스라엘이 전면 봉쇄를 풀지 않으면, 지상전이 시작되기도 전에 대재앙을 맞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옵니다.

(영상편집 : 김종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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