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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인의 지혜 담긴 돌담…'메쌓기 기술' 유네스코 등재 추진

<앵커>

다른 지역에서 보기 어려운 제주의 돌담은 독특한 경관을 자아냅니다. 이 돌담을 쌓는 기술인 '메쌓기 기술'에는 제주 사람들의 지혜가 담겨 있는데요. 이를 유네스코 인류 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하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습니다.

권민지 기자입니다.

<기자>

밭 가장자리에 검은 돌이 오밀조밀하게 쌓여 만들어진 밭담.

돌 사이사이 훤히 드러난 틈새가 눈에 띕니다.

거친 바닷바람에도 쓰러지지 않고 거뜬히 버틸 수 있도록 한 옛 제주 사람들의 지혜입니다.

이 밭담을 비롯해 중산간 목초지의 잣성과 바닷가의 불턱 등 제주 곳곳에서 '돌담'을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제주의 돌담 쌓기 방식인 '메쌓기 기술'을 유네스코 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하기 위한 움직임이 시작됐습니다.

메쌓기란 접착제를 사용하지 않고 자연재료인 돌을 쌓아 구조물을 만드는 방식입니다.

쓸모없는 '돌'이라는 자원을 건축에 활용해 인류가 환경에 적응하는 대표적인 사례로 꼽힙니다.

5년 전 프랑스와 이탈리아를 비롯한 8개 국가는 이미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했습니다.

제주의 경우 이들 국가보다 더욱 다양한 형태로 삶 곳곳에 스며들어 있어 등재 가치가 더 높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입니다.

[조경근/제주돌담학교 교장 : (해외의 경우) 목축이라든가 농업에만 맞춰져 있습니다. 그런데 제주 돌담 쌓기는 농업 뿐만 아니고 어업까지 존재합니다. (유네스코 등재) 8개 나라보다 제주도가 더 다양성이 있습니다.]

하지만 현재 제주에서 메쌓기 기술을 보유한 사람은 약 270명에 불과하고 그마저도 고령화되고 있습니다.

특히 젊은 세대의 관심이 적어 기술 전승에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제주 돌담 쌓기에 대한 학술적 연구가 전무하다시피 하고 기술 보전을 위한 재정 지원과 교육 기관 또한 부족하다고 지적합니다.

[이규남/쌓기석공 기능 보유자 : (기능자들이) 점점 나이가 들어서 일을 할 수 있는 노동 능력도 점점 떨어져 가고 있고요. 기술을 갖고 있다 하더라도 그 기술을 가르쳐줄 터전이 마련돼 있지 않고.]

제주 돌담 보전회 측은 올해 하반기부터 벨기에와 아일랜드를 비롯한 5개 국가와 공동 등재 추진을 본격화할 계획입니다.

(영상취재 : 오일령 JIBS)

JIBS 권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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