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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일 앞두고 떠난 예서…"통학로 위험" 어른들은 알았다

<앵커>

지난주 부산에서 아이들이 한참 등교하는 시간에 1.5톤 화물이 굴러떨어져 초등학생이 숨졌습니다. 그런데 교육청과 관할 구청이 이미 이 학교의 통학로가 위험하다는 걸 알고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KNN 이민재 기자입니다.

<기자>

1.5톤의 거대한 원통형 화물이 100여 미터를 굴러 내려옵니다.

안전 펜스를 부수며 등굣길 초등학생 3명과 학부모를 덮쳤습니다.

10살 황예서 양은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끝내 숨졌습니다.

사고 현장은 어린이날을 불과 일주일 앞두고 떠난 아이를 기리는 추모의 공간이 됐습니다.

벽면에 붙은 종이에는 또래 친구들이 적은 것으로 보이는 마지막 인사가 남겨져 있습니다.

오는 19일, 11번째 생일을 한 달도 채 남겨두지 않고 떠난 딸 생각에 아버지는 목이 멥니다.

[고 황예서 양 아버지 : (딸이) '선물 어떤 거 줘?' 하길래, '네가 좋아하는 뭐 사줄 거야' 하니까 '너무 좋아 아빠. 고마워'…죄송합니다. 진행해야 하는데.]

부산시교육청은 지난해 8월 용역을 통해 황 양의 초등학교 통학로가 위험하다는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지난달에는 하윤수 교육감과 김기재 영도구청장이 함께 이 통학로를 둘러보고, 안전 확보를 위한 선포식까지 열었지만, 무용지물이었습니다.

이제와서는 책임 떠넘기기 양상입니다.

[부산시교육청 관계자 : (스쿨존 내) 불법 주정차가 이뤄지고 있는 상황이라 이 부분에 대한 개선이 필요하다고 학교에서 구청에 공문을 발송한 바 있습니다.]

[부산 영도구청 관계자 : 주정차 단속과 관련해서는 요청이 없었습니다. 과속단속카메라 설치(요청)는 있었는데요. 주정차 위반 관련해서 CCTV 설치해달라 그런 건(요청은) 없는데요.]

경찰은 하역작업을 한 지게차 기사 1명을 입건하고, 화물 이탈 방지 조치가 충분했는지 등을 조사하는 한편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 적용도 검토하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최진혁 K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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