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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락두절된 '바지 집주인'…세입자들이 직접 찾아나섰다

<앵커>

경기 구리 전세 사기 일당이 명의까지 빌려서 오피스텔과 빌라를 900채 넘게 늘려온 사실 어제(27일) 보도해드렸습니다. 자신이 피해자라는 것을 뒤늦게 알게된 세입자들은 집주인과 연락이 닿지 않아 막막하기만 합니다.

피해자들의 목소리를 박세원 기자가 들어봤습니다.

<기자>

구리 전세 사기 일당에게 서울 강서구 등에 350채 명의를 빌려준 이른바 '바지 집주인' 손 모 씨, 등본상 주소지를 찾아가봤습니다.

[손 씨 등본상 주소지 거주자 : 이분(손 씨)을 찾는 사람들이 막 찾아오는 거예요. 얼마 전에 알았어요. 이 분이 그 전세 사기를 했다.]

연락두절된 집주인을 찾아오는 발길이 이어지면서 우편함에는 아예 손 씨가 살지 않는다는 안내문까지 붙었습니다.

취재 도중에도 최근 집이 압류됐다며 손 씨를 찾아 나선 세입자를 만날 수 있었습니다.

[손 씨 명의 금천구 오피스텔 세입자 : 아 맞아요. 저도 손XX. (피해자세요?) 네, 내용증명을 보내면 반송이 되더라고요, 이사불명으로.]

지난해 2월 3억 원이 넘는 보증금을 주고 손 씨와 전세 계약을 맺은 30대 신혼부부도 두 달 전부터 연락이 안 돼 등기부등본을 떼어봤더니 이미 집이 압류된 상태였습니다.

집주인이 이름뿐이었다는 사실에 눈앞이 캄캄하기만 합니다.

[손 씨 명의 금천구 오피스텔 세입자 부부 : 진짜 시한부 인생인 거죠. 이때까지만 기다렸다가 (전세금을) 받을 수 있으면 감사한 거고 못 받으면 내가 다 떠안아야 되는 거고.]

손 씨보다 150여 채를 더 가진 총책 고 모 씨 명의 오피스텔에 전세로 들어갔던 피해자들도 그동안 고 씨가 보증금 반환을 미룬 진짜 이유를 이제야 알게 됐습니다.

[고 씨 명의 구리 오피스텔 세입자 : 가족사를 얘기하면서 아내가 돌아가서(숨져서) 그동안 방황 했다. 이런 식으로 사연을 늘어놔서. 투자금을 받는데 그게 좀 기간 이 걸렸다.]

지역 부동산 중개업자들도 고 씨 일당 때문에 전세 거래 자체가 뚝 끊겼다며 한숨을 내쉬고 있습니다.

(영상취재 : 윤형, 영상편집 : 이상민, VJ : 노재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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